여행/옥스퍼드 여행

옥스포드 인근 아빙던 (Abingdon) 둘러보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6. 12. 27. 19:00

크리스마스를 아주 길게 즐기고 나면 12월 26일은 Boxing Day라고 불리는 공휴일로, 크리스마스날 문을 닫았던 모든 상점들이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열고 본격적 크리스마스 세일을 시작하게 된다.  영국의 경우, 박싱데이의 기원은 1663년 Samuel Pepys의 일기에 적혀있는 것이 오래된 기록인데, 과거 소매상들이 크리스마스 이후 첫 평일에 돈이나 선물이 들어있는 크리스마스 박스를 가지러 가던 풍습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이런 관습은 과거 부유한 사람들의 하인들의 경우 크리스마스 다음날 자신의 가족들을 방문할 수 있게 휴가가 주어졌는데, 이 때 그들의 고용인들이 가족들에게 가져갈 수 있게 선물이나, 보너스 혹은 크리스마스에 남은 음식을 싸주곤 한데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Boxing_Day 참고). 


이런 기원이 있는 박싱데이는 최근에 들어서는 각 상점들이 50-70% 정도의 파격세일을 시작하는 날로 더 잘 알려져있고, 유명한 상점들에는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줄지어 상점오픈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늘 뉴스에 나오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겨울을 여러번 난 적 있는 나는 박싱데이에 쇼핑을 나가본 적이 한번도 없다는.. ^^;; 대부분 크리스마스 이후에 늘어져서 집에서 게으르게 늘어져있기 일쑤였던 데다가, 굳이 세일을 한다고 해서 딱히 살 것도 없고..하다 보니 조용히 늘 집에만 있곤 했다.


그런 나였으나, 오늘은 영국에서 지낸 몇년 중 처음으로 박싱데이에 외출을 한 날!! 두둥~ 그러나 옥스포드 시내가 아닌 Abingdon이라는 작은 도시를 가보기로 했다. 옥스포드에서 남서쪽으로 약 1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아빙던은 작은 market town이다.  마켓타운은 과거 장이 서고 여러 물건들이 사고 팔리는 교역지 역할을 하던 역사를 갖고 성장한 도시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곳은 옥스포드에서 멀지 않으면서, 마켓타운 중에서도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진 도시이면서, 좋은 공립학교는 물론 사립학교도 있어서 나름대로 괜찮은 동네로 알려져있다. 이곳은 11세기에 헨리1세인 정복자 윌리엄의 아들이 교육받은 도시이기도 하다. 


1980년대 이후에는 여러 IT 회사들이 아빙던의 사이언스 파크 (science part)나 비지니스 파크 (business park)로 들어오면서 도시가 더욱 활기를 띄게 되는데, 이는 옥스포드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대학과의 학문적, 과학적 교류가 용이한 덕분이라고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Abingdon-on-Thames 참고).



사진: 아빙던 시내. 오후 두시반인데 이렇게나 조용하다. 다들 어디 간 것일까..



인구 약 3만에서 3만5천명 사이라고 하는 이 작은 도시는.. 이럴 수가.. 박싱데이에도 시내가 너무나 조용하다!!! 이렇게 작은 동네들은.. 박싱데이에도 조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루.  유일하게 사람이 많은 곳이 시내에서 문을 연 유일한 커피숍인 코스타 커피 (영국의 대형 커피체인점으로, 영국의 스타벅스라고나 할까). 동네를 둘러보니 펍도, 레스토랑도 딱 한군데씩만 문을 열었다.  아래는 Costa Coffee at Abingdon. 


사진: 아빙던 시내. 광장이 횡 하다. 코스타 커피로 고고씽. 커피가 필요해~



사진: 여러 달코미들.  나는 코스타의 머핀을 좋아한다.  머핀은 영국이 맛있는 듯. 단, 아주 아주 달다!! 



사진: 크리스마스라고 특별히 크리스마스 기둥 케잌 미니어쳐 모양이 얹어져있는 머핀을 팔고 있다. 그리고 위에도 작게나마 크리스마스 장식. 아기자기하다. 



우리는..오늘도..어김없이 White americano 두 잔. 단 오늘은 휴일인 관계로 디카프가 아닌, 카페인이 있는 커피를 마구 마시는 용감함을 발휘! 잠 좀 못자면 어때요~ 연휴잖아요~ ^^




시내가 텅텅 비었는데, 카페 안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오래된 도시는 시내에 있는 건물들은 도시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경우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건물 refurbish를 거치며 건물의 바닥이 편평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가운데 통로 쪽에 "MINE THE SLOPE"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바닥에 경사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아래 바닥이 경사가 져 있는 것이 보인다 (아래 사진). 






커피숍 입구쪽 야외자리에는 날이 추운데도 개를 데리고 야외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는 분들도 있다. 일행이 커피를 받아오기를 기다리는 아주머니와 강아지 파파라치 샷도 한장. 





이제 커피를 한잔 했으니, 시내를 본격적으로 둘러볼 시간! 시내 구경은 다음 포스팅에서~ See you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