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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산모관리: (1) 영국의 대형 산모수첩

옥포동 몽실언니 2017. 6. 23. 20:47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영국에서는 임산부에 대해서 어떻게 관리를 해줄까요?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NHS (National Health System) 제도로, 사람들이 낸 사회보험료에 따라 전국민에 대한 무상의료가 이루어집니다.  외래환자의 경우 약값은 개인이 부담하여야 하지만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약값에 대한 정부 보전이 이루어집니다.  입원환자의 경우 퇴원시에 외래복용약은 병원에서 무료로 지급하지요.  입원비로 무료, 수술비도 무료, 그러니 당연히 출산에 드는 비용도 없습니다.  


아주 환상적인 의료제도 같아 보이지만.. 세상 어디에나 사람이 만든 무언가에는 장단점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 제도도 좋은 점, 나쁜 점이 공존하지요. 


어쨌든 이런 영국의 의료제도를.. 몽실언니는.. 영국에 머무는 동안 건강이 안 좋았던 시간이 대부분이라..참 많은 이용을 하며 지냈습니다.  입원도 두번이나 해보고, 응급실도 두어번 가보고.. 외래진료는 참 많이 받아보고.. 이제는 임신까지 해서 임신, 출산에 대한 과정도 NHS를 이용하게 되었네요.


임신을 알게 되자마자 저는 아빙던 지역의 GP에 서둘러 등록했습니다.  영국은 지역가정의 제도라서 각 지역마다 병원이 있는데, 집 가까운 병원에 등록을 해서 담당의에게 꾸준히 진료를 받게 됩니다.  물론 병원 갈 일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은 병원에 등록을 안 한 채 몇년을 지내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기 지역에 병원에 미리 등록해두면 언제든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병원에 연락해서 담당의를 만나는 게 순서입니다.  만약 본인 담당의가 부재한 경우에는 얼마든지 다른 의사선생님을 만날 수 있지요.  문제라면..언제나.. 대기기간이 길다는 점.. 응급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열이 아주아주 심하게 난다거나, 피가 철철 나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등) 대부분 미리 예약을 하면 2-3일 뒤에야 의사 선생님을 볼 수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국에서는 몸이 아프면 언제든 바로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생활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참으로 당황스러운 제도이지요.  아파서 병원 가려고 하는데 2-3일 뒤에 오라니... 그래서 한국 유학생들끼리는 이런 영국의 의료제도에 대해 "자연주의 치료법"을 중시하는 제도라고 우스개소리를 하곤 합니다.  의사를 보려고 며칠 쉬면서 기다리다 보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니고서야 좀 나아지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의사를 보러 일부러 시간 내서 다시 병원을 찾는다는 게 귀찮아지고.. 그러면서 며칠 더 버티다 보면 가벼운 감기들은 저절로 낫기 마련이거든요.  


이런 시스템의 영국에서..출산이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불안감도 있지만.. 영국 사람들 다 여기서 애 낳고 사는데 내가 못할 게 뭐 있나.. 생각하며.. 일단은 영국에 머물러 살고 있으니.. 서둘러 지역병원에 등록하고 (그 전에는 옥스포드 저희 칼리지 담당의에게 등록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등록병원 및 담당의를 꼭 바꿔야 합니다), 의사 선생님을 보기 위해 약속도 잡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을 만나니.. 별 게 없습니다.  


마지막 생리일자가 언제냐, 그럴 경우 네 출산예정일은 12월 2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10-12주 사이에 첫번째 초음파 검사를 할 건데, 그 때되면 더 정확한 출산예정일을 알게 될 것이다.  리셉션에 나가서 "Blue Note"라 부르는 임산부 차트를 달라고 하면 하나 줄 것이다.  그걸 갖고 가고 Midwife (조산사) 사무실에 전화를 해라.  임신 10주 정도에 조산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엽산 잘 챙겨 먹어라.  


이정도의 이야기를 해주고 더 이상 특별한 것 없이 끝났습니다.  


자기 할 말을 대충 하고는 저를 내보내려는 의사선생님을 붙잡고 

"저기, 질문이 있는데요.  운동은 어떻게 하나요? 계속 해도 되나요? 초기에는 조심하라고들 하던데.."  

하자, 의사 선생님 왈,

"초기 12주 전까지는 오히려 열심히 하고, 그 이후에는 몸이 좀 무거워지니 좀 약하게 하세요." 

하고 저를 내보내셨습니다. 


거참.. 영국은.. 초기에는 운동을 더 열심히 하라니.. 묘하구나..하면서도.. 저는 적당히 Tintin과 운동을 약한 강도로 평소대로 이어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을 만난 것이 4월 5일.  그러니까 5주 1일이 되는 날이네요.  


그날 받아온 대형 영국 산모수첩.  그리고 온갖 산전검사에 대한 정보들은 리플렛으로 포함되어 있네요.  왼쪽에 있는 A4사이즈의 차트가 바로 Blue notes라 불리는 영국의 산모수첩입니다.  



이날은 조산사 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조산사에게 제 임신 사실을 알렸습니다.  임신 10주쯤이 되면 연락을 줄테니 그 때 저 수첩을 꼭 갖고 조산사를 만나러 오피스로 오라고 하네요.  그렇게 저의 첫 병원 방문은 끝.  다음에는 조산사와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할게요!  그럼 모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