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페인 알메리아

영국에서 스페인 알메리아로 떠나는 여행: Gatwick 공항가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6. 12. 30. 09:30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하여 영국에서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역으로 짧은 여행을 계획했다.  행선지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작은 해안 마을 Almeria.  포스팅에서는 편의상 알메리아라고 적겠지만, 사실 영어발음으로는 '얼머리아'에 가깝다.  빨갛게 포인트로 표시된 곳이 우리의 목적지 알메리아, Almeria in Spain. 일정은 2016년 12월 27일 화요일에서 12월 31일 토요일까지.





도대체 4년만에 떠나는 유럽여행이다.  유럽여행하기에 가장 편리한 나라인 영국에 살면서도 나에게는 그런 유럽 여행조차 녹록찮았던터라,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더 값지고 귀한 여행이다. 


연휴 기간 중에 어딘가로 떠나고는 싶은데, 어디로 갈까 의논을 하다가 우리가 정한 곳이 바로 이곳, 알메리아.  목적지 선정의 기준은 좋은 기후, 저렴한 비용, 편리한 비행스케줄.  우리는 춥고 어두운 영국을 피해 날씨가 좋은 곳, 그리고 연휴기간이고, 날짜에 임박해서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곳을 적당한 비용으로 다녀올 곳이 어디 없을까 고민하며 이곳 저곳을 찾다가 바로 이 곳 알메리아가 딱 그런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 


알메리아는 3년쯤 전인가 스페인 친구가 5월에 해수욕을 하러 Almeria를 간다고 하길래 도대체 날씨가 얼마나 좋으면 5월에 해수욕을 하나 싶어 찾아보고는 기억을 해뒀던 도시이다.  그 당시 이곳은 겨울에도 기후가 좋고, 유럽 전체에서 겨울에 비가 가장 오지 않는 도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언젠가 겨울에 가까운 곳에서 해를 쬐고 싶다면 꼭 이곳에 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딱 그런 기회가 왔다. 


날씨가 좋을 다른 후보지인 말라가, 뮤르시아, 세비야, 코르도바, 모두 비행기가 비싼 반면, 이곳 알메리아만 비행기표가 세금 포함 97파운드.  북아일랜드를 가고 싶어했던 땡땡님에게 비용과 날씨를 들어 알메리아로 가자고 땡땡님을 설득한 몽실언니는 그 댓가로 모든 티켓팅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비행기도 숙소도 몽실언니가 조사해서 낙점. 


아래 사진: 알메리아 일기예보.  



화창한 겨울이 대부분인 한국과는 달리, 영국에서는 매일 해가 있는 겨울날씨가 그저 꿈만 같은 일이기에, 스페인이나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값진 날씨이다.  실제로 우리가 머문 12월 28일 알메리아에서의 둘쨋날은 시내 낮기온이 21도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하며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몽실언니의 비행기 선택 조건은 딱 하나이다.  건강을 해치지 않을 것.  저질체력 탓에 비행스케줄이 무리하거나 공항이 너무 멀면 여행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몸살을 앓을 형편이라 옥스퍼드에서는 한시간 (히드로)이나 한시간 반 (게트윅)이 걸리는 두 공항만이 나에게는 옵션이 없다.  그 기간에 Almeria로 가는 가장 저렴한 비행기가 게트윅에서 출발하는 Monarch 항공 딱 하나. Lucky us! 그렇게 몽실언니는 땡땡님과 함께 알메리아로 가기 위해 게트윅 공항으로 출발~


가는 길에 야무지게 휴게소도 한번 들러주시고~  출발 직전에 마신 커피로 인해 화장실이 급해서 겸사겸사 들렀는데, 화장실을 쓰기 무섭게 다시 스타벅스 커피를 하나 또 take away하셨다.  이곳은 KFC치킨이 맛있기로 소문이 난 곳인데 여러번 들를 때마다 매번 그냥 커피만 마신다. (손님이 워낙 많은 곳이라 치킨이 늘 바삭하고 맛있다고 한다.)


사진: 휴게소에 차량이 제법 꽉 찼다.  아직 블로깅 초보인 탓에 휴게소 안에서는 사진찍을 생각조차 못했다가 휴게소에서 나와서야 아차! 했다는..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낮은 건물이 휴게소이고, 그 우측편에 있는 나무들에 동그란 새둥지처럼 보이는 게 있는데, 그건 사실 겨우살이, 영어로는 미슬토 (Mistletoe)이다.  


차를 빼서 휴게소 주차장을 나가다가 몇그루의 나무에 미슬토가 유독 많은 것이 신기해서 급하게 한장 찍음.  나무에 기생해서 사는 기생식물이라서 '겨우살이' 라 불리는 이것은 액기스인가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한국에서는 약재로 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미슬토 아래에서 키스를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갖고 있는 로맨틱한 식물이다. 


사진: 런던쪽 가는 길에 있는 휴게소 나무의 겨우살이들




휴게소를 벗어났는데, 아뿔사!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아래 사진은 차가 막힌 게 좀 뚫리고 나서 찍은 사진.  이렇게 교통체증이 생기면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고속도로에 임시 속도제한이 전광판에 나온다.  평소에 70마일 (시속 112킬로) 인 곳이,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40마일 (64킬로)로 낮춰졌다.




차를 갖고 공항을 가는 것은 땡땡님과 몽실언니 모두에게 처음이었던터라, 일찌감치 나선다고 나섰는데도 차가 막혀서 우리 모두 당황.  사실 여기 휴게소를 들를 때만 해도 교통이 원활해서 룰루랄라 했건만.. 크리스마스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고 12월 26일 박싱데이까지 머문 뒤 27일 오전부터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된다는 것을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 


그러나 길이 좀 더 풀리고 나서는 임시 제한속도가 60마일 (96킬로) 로 다시 올라갔다. 




이런 예기치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도로 중간중간에 교통상황 안내와 그에 맞게 변형된 임시 제한속도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나와서 나름대로 편리하다.  위 두 사진에서 가장 왼쪽 전광판에서 보듯이 교통체증이 앞에 있다 (Queue Ahead; Queue Caution), 어느 교차로부터 있다 (Congestion Caution; Congestion Jct Axx) 등의 안내도 해주고 Don't Drink and Drive, 음주운전 하지 말라는 안내도 자주 본다.  사실 이게 뭐 대수냐 하겠지만 이런 푯말 이후에 또 속도측정기가 있어서 임시제한속도를 어기는 차량들을 단속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니 왠만하면 규정을 준수하는 것으로.. (영국에서는 속도위반에 대한 벌칙금이 상당히 높다.)


우리쪽은 금방 교통체증이 풀렸는데, 반대방향 도로에는 심각한 다중추돌사고가 나서 도로정체가 아주 심각.  교통사고 때문에 이 정도 규모로 도로가 정체된 것은 또 처음 봄.  차가 너무 심하게 막혀서 아예 갓길에 차를 세우고 쉬는 차량들이 이미 수십대는 되었다. 


사진: 차량유리가 깨끗하지 않은데다가 햇볕 때문에 사진이 선명하지 않지만, 이 도로의 왼쪽 끝까지 반대편 차량이 막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드디어 게트윅 공항에 도착!  우리가 타는 비행기는 South Terminal이어서, 땡땡님께서 South Terminal 쪽 주차장 (Car Park)에 장기주차 (Long Stay) 주차권을 미리 끊어두셨다.  


!! 참고로, 영국에서는 주차장을 Car Park 라고 부른다.  미국식 영어를 교육받거나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한 한국인들 대부분에게는 Car Park은 조금 낯선 단어.  마치 '자동차 공원'으로 생각되어 질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학생이 영국에 와서 택시기사에게 어느 빌딩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 세워달라고 'a parking lot near XX Building'이라' 이라는 말을 하는데 기사가 못 알아들어서 그 말을 두세번 하는데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내가 옆에서 'car park near XX Building'이라고 기사에게 말하자 단번에 알아듣는 택시기사.  그 친구가 '언니, '카 팍'이 뭐예요? 하하하하하, 주차장이 카팍이에요??'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실 parking lot이라는 단어를 택시기사가 못 알아듣는 것을 보고 나도 의외이기는 했다는..


두사람 이상이 여행할 경우, 그리고 차가 있을 경우, 왠만한 도시에서 공항까지 이동을 차로 하는 게 좋다.  우리의 경우 옥스퍼드에서 게트윅공항까지 1인당 왕복버스표가 30파운드를 넘는 것을 생각하면 공항주차장의 4박5일 주차권 50여파운드는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니다.  게다가 door to door로 이동이 가능하니..이 또한 편리하다.  짐을 갖고 옥스퍼드 시내에서 택시를 타면 그것도 기본이 5파운드요, 짐 갯수와 탑승시각에 따라 또 할증도 붙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두명 이상일 때는 차가 있다면 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사실 더 일찍 예약하거나 주변의 좀 더 먼 사설 주차장으로 예약하면 가격은 한층 더 저렴해진다.  우리는 너무 급하게 계획한 여행임에 따라 이 모든 옵션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우리도 좀 더 부지런히 계획해서 절약을 하는 것으로..


혹시 돌아와서 차량 위치를 못 찾을 수도 있으니, 주차공간 번호를 사진으로 찍어뒀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 (우리의 경우 15번 Bus Stop)으로 가면 15분마다 한대씩 공항터미널로 가는 셔틀이 있다.  소요시간 5-10분에 무료이다. 사진의 2/3가량 위치에 있는 작은 주황색 간판이 버스정류장. 



게트윅 공항 주차장은 초행길에,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다가 뭔 실수가 있었는지 우리는 South Terminal인데 North Terminal로 안내하는 바람에 잠시 헤매었지만 그래도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도착.  


원래대로라면 옥스퍼드에서 한시간 반 가량을 달리면 게트윅이요, 게다가 분명 우리가 출발하기 15분 전까지만 해도 예상 소요시간이 1시간 21분이었건만, 모닝커피를 훌쩍이며 보낸 그 15분 사이에 교통량이 급증해서 거의 두시간 반이 걸려버렸다.  그래도 일찍 출발한 덕분에 겨우 제시간에 체크인 성공.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한 사건과 만남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여행에서도 마찬가지.  오랫만에 탑승하는 유럽행 저가항공이 주는 재미에 더하여, 비행기 옆자리에서 만난 영국아주머니와의 대화부터 솔솔한 재미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설레이는 여행길.  먼저, 비행기에서 만난 영국아주머니는 어떤 이야기를 가진 분이셨을까?  궁금하면 500원~~ (나 옛날사람?) ^^;; 궁금하면 다음 포스팅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