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일기

한국에 방학이 끝났으면 좋겠다

옥포동 몽실언니 2017. 8. 24. 18:52

한국에 방학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언니들과 통화를 하고 싶지만 하루종일 집에 있는 아이들 때문에 어느때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을 언니들을 생각하면 평소처럼 아무때나 내킨다고 선뜻 전화할 수가 없다.  

...

번역일 받은 것을 절반 이상 끝냈다.  일이 끝나가는데 이상하게도 일에 더 집중이 안 되고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가 않는다.  이 일까지 끝나면 다시 백수구나..  일이 없는 상태를 불안해하는 친구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막상 상황이 닥쳐보니 왜들 그리 불안해하고 뭐라도 못 해서 안달이었는지 이제야 그 마음을 알겠다.  일이 끝나고 나더라도 이것저것 할일들은 많겠지만 경력에 잠깐의 공백이 생기는 것이.. 잠깐이 아닌 장기간이 될까봐 불안한 것이다.  나도 불안하다.  일이 끝나고, 출산 준비를 하고, 출산을 하고 나서.. 과연.. 나에게는 어떤 삶이 주어질까.. 나에게 어떤 기회들이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불안하고.. 궁금하다.  그 삶이 어떤 삶이든.. 그럭저럭 살만한 삶일 거라는 걸 알기에.. 겁나지는 않는다.

다시 일하자.  일의 속성, 일의 내용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하지 말고.. 그냥 나에게 주어진 일을 주어진 만큼만 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임하자.  딱 그만큼만 요청받은 거니까..  그 이상은 오지랖일뿐. 

그래도 이렇게 잠시나마 일이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