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페인 알메리아

모나키 항공으로 영국에서 스페인으로!

옥포동 몽실언니 2016. 12. 31. 09:30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 몽실언니와 땡땡님은 영국 게트윅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나키 항공 (Monarch)으로 스페인 알메리아 (Almeria)로 고고씽.  게트윅 공항에 장기주차 (Long Stay Parking)을 한 이야기는 지난번에 하였으니, 오늘은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모나키 항공 이용기를 적어볼까 한다.  사실 우리 둘 모두에게도 이 항공은 처음이다.



전체적인 느낌을 먼저 얘기하자면, 라이언에어 (Ryanair) 나 이지젯 (EasyJet) 에 비해서 비행기가 좀 더 신식인지 개인적으로는 그 둘에 비해 훨씬 편했다.  예전 라이언에어를 타고 게트윅 공항에서 마드리드로 갈 때는, 돌아오는 길에 연착이 훨씬 심했고 (두시간 넘게 연착) 기내에서 뭔가가 심하게 흔들리는 진동 느낌도 심했고, 뭔가.. 많이 불편했음..  라이언에어로 알리칸테를 갔을 때는 마드리드행때보다는 나았던 것 같은데..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어쨌든 이지젯을 탄 지는 너무 오래되어서 비교하기가 좀 그런데, 모나키 항공의 게트윅-알메리아 노선의 경우는 그럭저럭 비행할 만했다.  승무원들도 비교적으로 친절하기도 했고.  다음에도 이용하겠냐고?  물론이다!


아래 사진: 모나키항공의 주요 행선지


어쨌든, 그렇게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공항에 올라와서 체크인, 그리고 보안검색대를 지나 비행기 탑승구까지 무사히 도착.  


짐을 부치기 전에 핸드폰 충전선을 집에 두고 온 것 같아서 당황하며 땅을 치고 후회를 했는데, 이런, 우리 탑승구 바로 앞에 각종 전선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는 게 아닌가!  믿을 만한 Belkin 에서 나온 것으로 구입. 12파운드 정도 했던 듯..아마존에서는 3-4파운드에 구입했었는데 (우편료도 없이), 역시 공항이라서, 그리고 벨킨이라서 비싸다.  그래도 같은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애플 정품은 16인가 18파운드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다행..


사진: 우리 탑승구 바로 옆 각종 전자제품 및 악세서리 자판기



비행기에 탑승했으나.. 45분이나 출발지연 ㅠㅠ 지연되는 시간 내내 쿨쿨 꿀잠에 빠졌다. 눈을 떴는데도 비행기가 제자리여서 또 당황..


출발이 지연된 탓에 배가 이내 출출해졌고, 우리는 뭔가 스낵을 시켜먹기로 하고 메뉴를 살펴봤다.  너무 오랫만에 타는 저가항공인데, 사실 한번도 저가항공 안에서 스낵을 시켜먹은 적이 없었다.  가성비가 그다지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그리고 굳이 저가항공을 탔는데 시중에서보다 비싸가 스낵을 사먹으면 돈을 아끼려고 애 쓴 보람이 줄어든다는 생각에.. 늘 주저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많이 배가 고프고, 도착해서 호텔까지 이동할 생각을 하면.. 뭔가 먹어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침부터 교통체증과 초행길 스트레스로 카페인이 너무 고픈 상태였다.  


그래서 우리는 사이좋게 메뉴를 구경..


아래 사진: 모나키 항공 카페 메뉴판


사진: 메뉴판 뒷면- 우리는 치즈앤토마토 샌드위치를 시킴. 따뜻하게 데워준다. 가운데 면의 아랫부분에 있는 Penne 펜네 파스타는 비주얼이 꼭 떡볶이 같아서 몽실언니와 땡땡님 모두를 향수에 빠뜨렸다는.. 


사진: 메뉴파늘 열면 이렇게.. 우측 아랫부분이 각종 스낵들. 스낵박스를 시키면 여러 간식거리들이 들어있다. 마치 간식종합박스 같은..



스낵박스를 주문할까, Meal Deal을 시킬까 고민하다가 결국 Meal Deal 로 결정.  샌드위치 종류 하나, 음료나 차 한잔, 그리고 작은 감자칩 하나 이렇게 조합된 것이 Meal Deal이다.  이런 Meal Deal 은 영국의 왠만한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 세인즈버리, M&S, Co-op 등)이나 샌드위치 가게들에서 모두 취급하는 프로모션 방식이다.  보통 그렇게 Meal Deal을 시중에서 사면 3.00-4.50파운드일텐데, 비행기에서는 £7.50이다.  음료나 차 대신 술을 선택하면 £8.50이라고 한다.  베이글로 할까 뭘로 할까 하다가 우리는 토마토와 치즈가 들어간 기본적인 토스트로 선택.  그리고 Salt and Vinegar 맛의 감자칩, 그리고 PG 티 (홍차)의 조합으로 Meal Deal을 하나 주문하고, 여기에 PG 차 한잔 추가. 


샌드위치가 데워져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먹어버린 탓에 사진이 없다. 

아래는 나머지 음식들의 사진. 



이 소금과 식초 맛의 감자칩이 뭔가..싶겠지만 맛있다.  짭조름하면서 시큼한 게 은근 중독된다.  사실 영국인들은 피쉬앤칩스의 칩스에도 꼭 식초를 뿌려서 먹는다.  감자칩이라고 왜 예외겠는가!  게다가 이건 hand-cooked 감자칩. 두껍고 맛있다. 


영국인들의 80% 이상이 티에 우유를 타서 마시는데, 설탕을 타서 먹는 인구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우유를 타서 마시는 사람들의 수는 상당하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었음).  역시나, 티를 주면서 우유를 주는데, 작은 팩에 든 UHT 우유를 두봉지 함께 준다.  나도 홍차에는 100에 99번은 우유를 타서 마시므로 우유를 넣어 넣어.. 차를 홀짝홀짝.. 맛있다.. 


사진: 뜨거운 물이 준비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ㅠ 한참을 걸려서 받은 차. 차가 나오자마자 우유를 넣어넣어~ 



사진: 따라~ 우리의 White Tea (or Tea with milk) 완성!



이렇게 에너지를 보충하고 나니.. 이제 정신이 좀 든다.  땡땡님과 이야기도 좀 나누고, 창가자리 앉은 창가쪽 자리에 앉으신 아주머니의 스낵 드시는 모습도 흘깃흘깃 구경하고, 아주머니 자리 너머로 창밖도 좀 보다가.. 사이좋게 화장실도 차례차례 다녀오고 (땡땡님, 그리고 나, 내 뒤로 바로 내옆자리 아주머니가 들어가셨다), 그리고 돌아와 앉으니 여유도 생기고.. 심심하기도 하던 차에 아주머니께서 먼저 말을 건네셨다.  '혹시 지금 몇시인지 아니?' 라고. 

- 네, 3시 40분이에요.

- 응, 고마워. 

- 혹시 우리 비행기 몇시에 도착하는지 아세요? 라고 대화를 이어가는 몽실언니. 

- 스페인 시간으로 5시 50분에 도착하는데, 오늘 20분쯤 늦게 도착할거야. 

- 아니, 45분이나 늦게 출발했는데, 20분정도만 늦게 도착한다구요? 아주머니는 스페인을 자주 가세요?

- 응, 나는 자주 다녀. 애들이 영국에 사는데, 나는 스페인에 살거든. 


이렇게 시작된 우리의 대화는.. 영국에 사시는 70세 아주머니께서 55세에 조기퇴직을 하시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접어들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