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페인 알메리아

나의 여행지 선정방법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 3. 01:21

역시 지난 포스팅에서 이미 한번 짧게 언급을 했던 이야기인데, 왜 하필 알메리아로 여행지를 선정했는지.. 그와 관련하여 오늘은 나의 일반적인 여행지 선정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알메리아도 그렇게 결정되었으므로.. 


나는 여행지를 선정할 때 먼저 지도를 펼쳐보고, 이후 후보 여행지들의 사진을 대충 둘러본 후 최종적 결정을 내린다.  대학시절 한국에서도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는 커다란 여행책을 보면서 심심할 때마다 사진을 둘러보고 그 지역에 대한 글을 읽다가 어딘가가 딱 끌린다 할 때 그리고 가곤 했었다.  그렇게 갔던 기억에 남는 곳이 변산반도와 영주 부석사였다.  변산반도의 일몰과 부안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 영주부석사에 올랐을 때 내려다 보이던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경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다.  그 시절에도 나는 즉흥적으로 일정을 잡았고, 일단 버스나 기차를 타고 떠나고 보았다.  숙소니, 뭐니 등은 가서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잡아나갔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사람 참 안 변한다. 


영국 등 유럽 여행지 선정


영국이나 유럽 여행에서도 나는 마찬가지이다.  어딘가 가고 싶을 때, 구글맵을 펼쳐놓고 여행시기의 내 한정된 조건 내에서 이곳 저곳 가능한 지역들에 대한 이미지 검색을 해보고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간다.  그렇게 간 여행들은 늘 만족스러웠다.  여행지의 새로움에 매료되고,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호기심이 자극되며, 또 예상치 못하게 더 발견과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웨일즈의 Tintern과 Chepstow의 여행이 그러했고, 그 보다 남쪽 데본 (Devon) 지역의 Lynton의 이미지도 그랬다.  옥스퍼드 인근의 Charlbury는 심지어 사진도 잘 보지 않고 단순 이동거리와 교통편의만을 고려해서 정했던 여행지인데, 이곳도 뜻하지 않게 깊고 큰 감흥을 준 여행이기도 했다.  스페인 알리칸테 (Alicante)도 그런 여행지였다. 이곳들 여행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아래 사진: 나를 한눈에 사로잡았던 Tintern Abbey의 Google 검색 결과 중 이미지 


아래 사진: Lynton의 Google 검색 결과 중 이미지 




알메리아로 결정할 때도 비슷했다.  스페인 친구가 휴가로 알메리아에 가서 5월임에도 해수욕을 즐기고, 심지어 숙소도 엄청 저렴하게 있다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했고 (사실 같이 가자고 나에게도 스페인으로 오라고 졸랐는데 도저히 그럴 시간과 머니가 없었다 ㅠ), 이후 겨울에 날씨가 좋으면서 가까운 여행지를 찾다보니 이 알메리아가 겨울에 유럽 전체에서 가장 강우량이 적은 곳이라 하는 그 사실 때문에 내 기억 속에 콕 박혀 있었다.  사실 유럽 중에서도 영국은 너무 잘 알려져있다시피 비가 자주 오는데, 겨울에는 더욱 심하다.  프랑스 북서부도 날씨가 그리 좋지 않고, 독일도 크게 다르지 않고,  네덜란드니 뭐니는 더 이야기 할 것도 없다.  


사실 겨울에 스페인 남부로 향하게 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훨씬 긴 스페인의 일조시간의 영향도 크다.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는 해가 10시는 되어야 떠서 오후 2시면 벌써 어둡다고 하니.. 거긴 영국보다 더 열악하다.  영국은 그래도 8시 반이면 해가 떠서 오후 3시반은 되어야 어둑어둑하기 때문이다.  왜 유럽인들이 스페인이며, 프랑스 남부며, 이탈리아, 그리스에 매료되는지 굳이 길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내가 어찌 이런 알메리아를 뇌리에서 잊으리오!


서두가 너무 길었다.  어쨌든 알메리아는 나에게 그런 도시이다.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분명한 것은 해가 좋고, 비가 적게 오며, 특히 겨울에도 해가 길다.  오후 6시는 넘어야 해가 진다니!  한국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영국에서는 너무나 귀한 것이 이런 겨울 '해 (sun)' 이다. 


여행지 선정에서 동행자인 땡땡님과 의견에 갈등이 있던 중 (땡땡님은 자꾸 북아일랜드를 가자고 했다 ㅠ), 일단 나는 땡땡님을 설득하기 위해 알메리아를 폭풍 검색했다.  역사가 아주 깊은 도시이고, 대단한 규모의 성/요새 (castle/fortress)가 있고, 전쟁 때 피난처로 지어진 땅굴이 있으며, 아주 좋은 백사장도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어필하였다.  게다가 비행기표도 같은 기간 북아일랜드보다 저렴한데, 거기에 현지 숙소비도 저렴하니, 일반 물가도 저렴하고 먹을 것은 풍성할 것이니, 나를 믿고 일단 알메리아로 가자고 설득했다.  이 모든 것들은 땡땡님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것들이었기에 우리는 이내 알메리아로 결정하고, 나는 비행기와 호텔을 재빨리 예약. (비행기와 호텔 예약은 이전 포스팅 참고.) 


그렇게 찾아간 알메리아의 첫인상은.. 작은 도시라는 것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10-20미터를 걸어서 공항으로 들어가니, 입국수속도 금방이고, 짐을 찾아 몇걸음 걸었더니 바로 출구, 문이 열리자 마자 배웅나온 이들로 가득차 있어서 한번 당황, 그런데 '버스정류장' 푯말을 보고 10미터쯤 걸으니, 바로 출구, 거기서 또 10-20미터 거리에 떡 하니 버스정류장.  게다가 시내 종합터미널 (ESTACIÓN INTERMODAL DE ALMERÍA)까지 가는 버스의 요금이 겨우 1.05유로, 두사람이 2.10유로라니! 


사진: Almeria 알메리아의 모나키 항공 착륙 후.. 


사진: Almeria 알메리아의 모나키 항공 착륙 당시 일몰


사진: Almeria 알메리아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보이는 공항역사-너무 가까움!ㅋ



첫 인상은 '작은도시'였는데, 알메리아에서 지내는 하루 하루, 우리는 이 알메리아가 얼마나 더 크고 대단한 도시인지 알게 되면서, 이곳의 여러 매력에 계속해서 빠지게 된다.  땡땡님을 북아일랜드가 아닌 알메리아로 설득하는 데에 이용되었던 이곳의 날씨, 역사, 역사유물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가 등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알메리아 여행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에 대해서 이후에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모두들 알메리아와 사랑에 빠질 준비를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