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아이 아빠에게 아이를 맡겼다 생긴 일

옥포동 몽실언니 2018. 8. 8. 10:15

우리 남편 틴틴은 육아를 꽤 많이 함께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아이를 맡겼다가 생기는 황당한 일들이 가끔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아이의 옷 입히기!

우리는 저녁 수유 중에 옷을 입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더위로 저녁시간에도 방 온도가 높은데다가 (29도 이상!), 목욕 후에는 아이 체온이 더 올라가므로 목욕 직후 옷을 입히지 않고 아이를 기저귀만 채운 채 좀 놀게 한 후에 옷을 입히는데, 가끔 아이가 놀다가 갑자기 젖을 찾게 되면 우유를 먹다 바로 잠에 들곤 하기 때문에 옷을 벗긴 채로 수유를 일단 시작하고, 내가 수유를 하는 동안 남편은 조심스레 아이 옷을 입히곤 한다. 

때는 바야흐로 며칠전 저녁, 우리는 여느때처럼 아이 목욕을 시키고, 나와 함께 옆으로 누워 수유 중이던 아이가 아무래도 수유 직후 잠에 들 기세라 내 수유와 동시에 남편은 아이의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수유를 하느라 옆으로 누워있는 아이의 한쪽 팔을 들어 그 팔부터 옷을 끼고, 다음으로는 다리에도 옷을 넣었다.  그러다 틴틴은 화장실이 급해져서 일단 화장실을 다녀와서 반대쪽을 입히겠노라 방을 떠났는데, 다른쪽 팔, 다리는 내가 입히려고 몸을 일으켜 아이 옷을 살폈더니, 아니 왠걸!! 아이 옷을 바로 아래 사진처럼 입혀놓은 게 아닌가!!!

오른쪽 다리에 끼워야 할 것을 왼쪽 다리에 엇갈려 낀 것!  

"틴틴, 이게 뭐야?!!! 애 옷을 왜 이렇게 입혀놨어?!!!"

화장실을 다녀온 남편에게 말을 하니,

"어..그러게?? 왜 이렇게 됐지?"

"왜 이렇게 되다니??!!! 틴틴이 이렇게 입혔으니까 이렇게 됐지!!!! 아, 정말!!!"

"우리 잭, 로마스타일로 입혀본 거야~ 로마스타일~ 우리 잭, 로마스타일 잘 어울리네~ 하하!"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실수가 어이가 없으면서도 저런 차림을 한 아이 모습이 너무 웃겨 사진을 찍겠노라 아이를 내려다보니, 얘는 뭐가 좋은지 한껏 신이나 웃어준다.  귀여운 녀석.

사실 남편의 이런 기행은 처음이 아니었다. 

전에는 아이의 옷을 입히느라 팔 소매를 아이에게 끼면서,

"몽실, 이 옷은 왜 이래?  이거 뭔가 옷이 좀 이상한데?" 

라고 해서 살폈더니, 

"틴틴!!! 이게 뭐야~~ 왜 다리 부분을 팔에 끼고 있어?!!!" 

틴틴은 옷을 거꾸로 하여 다리가 들어갈 부분에 팔을 끼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장면은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이런 실수가 일어나는 이유는, 영국의 아기잠옷들은 아래와 같이 한벌짜리인데, 아기들은 기저귀의 부피 때문에 다리 부분이 짧게 나온다.  그러니 팔과 다리 부분이 자칫하면 혼동될 만도 하다.

자, 아래와 같이..  다리 부분을 위로 올려도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특히 아래 사진처럼 옷의 단추가 열려 있을 때면 더 헷갈리기 쉽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급했던 틴틴은 아이에게 얼른 옷을입힌다는 것이 아래 사진과 같이 옷을 거꾸로 놓고 아이 팔을 다리 부분에 끼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 목욕을 시키고 나면 남편이 목욕 뒷정리를 하고 아이 옷을 입히고 하는 시간을 이용해서 나는 재빨리 샤워를 하는 편이라, 거의 대부분의 저녁에 남편이 목욕 후 아이 옷을 입혀왔는데도 이런 실수는 일어난다.  이건.. 육아를 어느정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닌 그저 정신없는 상황 때문에 일어나는 실수일게다.  이런 실수가 황당하면서도, 그 "의외성"에 항상 웃음이 나고, 그 덕에 또 즐겁다. 

틴틴, 우리 내일도 사이좋게 육아해보아요~  나의 힘듬을 알아줘서 고맙고, 힘든 상황에서도 늘 노력해줘서 고마워.  우리 앞으로도 으샤으샤 잘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