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페인 알메리아

스페인 마트에서 먹거리 쇼핑: 저렴한 물가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 9. 08:03

여행의 묘미 중에 맛집과 먹거리 탐방을 빼먹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매번 외식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날은 느긋하게 숙소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내키는대로 먹고 싶은 날이 있다.  


도착 첫날부터 시작된 외식.  둘쨋날 오후에는 마트들이 문을 닫기 전에 저녁 간식거리들을 사놓기 위해 미리 장을 좀 보았다.  여행지 마트구경도 나에게는 큰 재미거리!  그 지역 사람들이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를 그래도 대충 훓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우리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는 시내 한가운데 있는 까르푸였다.  시내 마트치고 규모가 꽤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우측 창가에 크리스마스라고 예쁜 크리스마스 화분을 놓아두었다.  사실 알메리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 창 밖으로 보이는 가로수를 모두 동글동그란 모양으로, 도너츠는 아닌 것이.. 뭐라고 해야 하나..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귀여운 모양으로 머리를 잘라둔 가로수들이었다. 


@ 알메리아 시내 까르푸 창가 


안달루시아 해안지역 답게 다양한 해산물도 빠지지 않는다.  저 문어들 다 사오고 싶어서 혼났음..


빵 코너에는 달콤한 빵들도 팔고 있다.  윗 선반의 녀석들은 미니미 크기인데, 귀여워 죽는 줄 알았음.  사고 싶었으나 땡땡님에게 제지 당할까봐 미리 자기검열 ㅠㅠ 감히 구입하지 못함. 


알메리아에서도 마트에 저렇게 스시를 팔고 있을 줄이야!  저 많은 스시가 2.90유로라니!  영국보다 한참 싼 듯! 


이건 아마 바다장어인가.. 해산물인데, 예전에 스페인 친구가 이걸 넣고 슥슥 맛난 요리를 해줬던 기억이 남.. 기억에 남았었는데 그 녀석을 마트에서 발견하니 반가운 마음에 찰칼!


과일등등의 사진을 제대로 찍고 싶었으나, 내가 장보기에 집중하길 원하는 땡땡님 때문에 바삐 걸어가면서 슬쩍 한컷 찍음.  저 멀리 높은 곳에 달려 있는 여러 하몽들이 보인다.  사실 과일이 주가 아니라 저 하몽이 주인공이다! ㅋ


견과류들도 파는데, 견과류는.. 영국과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좀 더 비싼 것 같기도 하고.. 


지하에 내려가니 와인과 술, 음료, 과자 등등이 널렸다.  와인코너.. 캬악.. 다 마셔보고 싶다..


과자 코너.  내가 좋아하는 3D. 꼬깔콘.  5년 전쯤 스페인 친구네 집에서 낮에 맥주를 한잔 할 때 친구가 꼬깔콘 과자를 내어와서 내가 얼마나 놀랐었는지..  스페인에서 꼬깔콘을 먹으며 나는 크나큰 배신감을 느꼈었다.  꼬깔콘이 우리 나라에만 있는 과자가 아니었구나.. 더 짜서 그런가.. 뭔가.. 좀 더 과자가 단단하면서.. 더 맛있는 느낌이 나는 건 나만의 착각이려나.. 


아래, 이건 스페인의 감자칩인데, 까르푸 자체 브랜드 감자칩이다.  스페인에 여행올 때면 늘 저렇게 감자칩을 종이봉투에 넣어서 파는데, 그 안에 비닐봉투에 낱개 포장된 감자칩이 들어있대.  대개는 저런 큰 종이봉투 안에 감자칩 두 세봉지씩이 들어있다.  이상하게 종이봉투포장이 과자를 더 맛나게 보이게 하는 듯하여 늘 그 앞을 지날 때면..강한 유혹에 흔들리는 나.  저렇게 종이봉투에 든 감자칩은 한국의 포카치처럼 매우 얇은 감자칩인데, 한국 감자칩이 매우 비싸게 팔리는 것을 생각하면.. 훨씬 양이 많고.. 그리고 또 맛!있!다!


아래는 스페인 맥주.  마후 맥주는 Mahou-San Miguel Group에서 나오는 맥주로, 125년 전통의 스페인 맥주이다.  맥아가 두배로 들어있는 맥주들이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못 보던 것들이라 시음용으로 구입. 


그리고 마후 오리지널도 하나 구입.  빨간색 캔이 마음에 든다. 


거기에 아래와 같은 안달루시아 전통 케잌도 구입.  두껍고 부드러운 쿠키처럼 생긴 케잌인데, 입에 넣으면 와르륵 부스러진다.  2002년 안달루시아 작은 마을에 살던 친구네에 놀러갔을 때, 그 친구 부모님이 선물로 주셔서 먹어봤는데, 나에게는 뭔가 추억의 디저트이다.  낱개로 그램수를 달아서 판매한다.  서로 다른 맛으로 세 개 구입.  


대략 이렇게 장을 봐 왔던 것 같다.  500ml 생수 12개들이 물이 사진에서 빠진 거 빼고는. 

마셔보고픈 맥주 한캔씩을 사고, 과일도 좀 사고, 디저트도 사고, 안주거리도 샀다.  삼각통에 들어있는 방울토마토는 1유로 세일을 하길래 한통을 집고, 말린 과일과 견과류가 들어있는 스낵도 세일 하는 녀석으로 골라왔다.  사과는 왠걸, 후지사과를 팔길래 한국사과맛이랑 비슷하겠다 싶어 하나 고르고, 배고플 때에 대비하여 바나나도 사고, 맥주 안주로 내가 좋아라 하는 꼬깔콘, 3D 과자도 하나, 그리고 안달루시아 전통 디저트 케잌도 세개 골라넣었다.  앗, 그리고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500ml짜리 물 12개가 들어있는 묶음물도 하나 샀다.  


시내 마트라서 과일값이 다소 비쌌는데, 그렇게 해서 나온 값이 15.18유로.  


안달루시아 디저트는 내 몫.  입에서 사르르 녹는 달코미. 


이렇게 과자를 컵에 담아.. 작은 술상을 차렸다.  


더블몰타 맥주는.. 맥아 맛이 확 나면서 좀 더 독하고 강한 맛.  맥주맥주! 하는 맛이라고나 할까.  그걸 먹고 다른 맥주를 마시면 맛이 싱겁다.  한국 맥주들과 비교해서 더 진한 맛인데도 불구하고.  흠.. 생각하니 벌써 그 맥주맛이 그립다..


* * *


셋쨋날 오후, 잠시 쉬러 호텔에 들어오는 길에 우리는 또다시 마트행.  이번에는 좀 더 본격적으로 맥주구입에 나섰다.  어제 먹은 더블맥아 맥주가 너무 맛났던 나머지 땡땡님은 맥주삼매경에 빠졌고, 나는 며칠 계속된 음주로 힘들어서 이번엔 무알콜맥주 구경에 나섰다.  


스페인에서는 너무 좋은 것이, 각 맥주회사별로 무알콜 맥주를 만들어낸다는 것.  영국에서 파는 무알콜맥주에 비해 훨씬 맥주맛이 난다.  술을 먹어서는 안 될 오후시간이나 술을 피하고 싶은 날, 그래도 술 먹는 기분이라도 내고싶을 때, 바로 이 맥주들이 제격!!


이 다양한 무알콜 맥주들을 보라!!!!  영국에서는 Becks Blue가 유일한 무알콜 맥주요, 그렇지 않으면 달콤한 탄산음료 맛인 Ginger beer를 마셔야 하는데, 역시 스페인은 술을 먹지 않는자에게도 천국이다! 


이날은 고된 일정에 피곤하기도 하여, 오늘은 저녁도 그냥 마트에서 장을 봐서 숙소에서 먹기로 결정.  그래서 맥주에 이어 저녁먹거리까지 구입했다.  

바베큐 닭, 레몬소스 대구요리,  귤, 사고, 하몽, 치즈, 올리브, 바게뜨, 디저트용 달코미 빵, 그리고 맥주는 두사람이 총 일곱병!!!!  무알콜 맥주들은 모두 내 것!  


한 상을 차려서 냠냠.  닭고기와 생선도 먹고, 바게뜨에 하몽 넣어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고.. 목이 막히면 맥주 한모금~


이렇게 장을 보니, 닭고기/빵/생선요리 등이 11.85유로요, 


나머지 술과 안주들이 11.49유로.  총 23유로 남짓이 나왔다.  나쁘지 않은 가격.  외식에 비하면 훨씬 싸다.  


넷쨋날.  이날도 우리는 또 마트 쇼핑.  이날은 알메리아 중앙시장을 구경하고 났더니 지하에도 마트가 있어서 들어갔다.  어제 먹다 남은 하몽에 오늘도 그냥 샌드위치를 만들어먹자고 빵을 사고, 치즈도 사고, 나머지는 한국에 가져갈 선물용이다.  캔에 든 올리브들과 짧은 손가락 모양 과자는 나중에 영국에서 술잔치를 벌일 때 안주로 쓰려고.  그리고 안달루시아 전통 케잌이 들어있는 박스도 모두 선물용이다.  


돌아오는 길에 호텔인근 과일/스무디 가게에서 스무디도 한잔 사고, 신기한 색깔의 토마토도 사고, 내가 좋아하는 자두도 사고, Dates (서양 대추) 말린 것도 샀다.  


마트에서 장 본 것이 선물용 케잌이 11.85인 탓에, 16.76으로 꽤 많이 나왔지만, 저 케잌 한 박스에 4유로라 생각하면.. 3파운드 남짓한 돈으로 그럴싸한 선물을 구입했으니 아주 좋은 딜이다.  


이날 저녁은 외식을 했지만 돌아와서 자기 전에 또다시 우리들만의 술판이 벌어졌다.  오늘의 임무: 남은 음식을 모두 싹쓸이하라. 




이렇게 사진으로 다시 보니.. 스페인이 다시 그리워진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그 좋았던 날씨.  매일 매일 어떻게 이렇게 해가 환할 수 있나.. 매일 해가 있으니 이젠 해가 좀 지겨워지려 했던 그 날씨.  그 화창한 날씨 속에 늘 야외에서 커피며, 음식이며, 술을 먹으며 여유롭게 살고 있던 사람들. 그 분위기.  모두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