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직장생활

남편의 영국인 직장 동료가 물려준 육아용품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0. 10. 05:20

안녕하세요! 영국사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남편의 영국인 직장 동료가 물려준 육아용품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 동료는 베어풋 (Barefoot) 한국어로 '맨발'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인데, 남편이 현재 회사에 취업할 때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이었어요.  꽤 실력이 있는 높은 사람이겠죠?  막상 뽑히고 나서는 다른 팀에 가서 일을 하게 되어서 남편과 함께 일을 할 기회는 한번도 없었는데, 어느날 문득 남편에게 다가와서 여러가지 안 쓰게 된 육아용품이 있는데 필요하면 주겠다고 했다지 뭐예요.  남편은 부인에게 물어보겠다고 답을 한 뒤, 저에게 물어보더라구요 (이런 사소한 것도 항상 저와 상의를 하는 친절한 틴틴님).  저는 당연히 너무 좋고 감사하다고, 기꺼이 받아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얻어온 여러 물품들.  아이가 현재 4살 (만나이)이라 이 물건들은 더 이상 쓰지 않는다고 해요.  자, 그럼 어떤 물건들을 얻어왔나 살펴볼게요. 

먼저, 남편과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퍼즐입니다!  10개의 퍼즐로 이루어져 있는데, 안타깝게도 7번 퍼즐이 없어서 퍼즐이 완성되지 못하고 8번 호랑이가 중간에 붕 떠있습니다.

남편에게 맨발 아저씨에게 가서 빨리 7번 찾아달라고 하라고 농담을 했더랬습니다. 

아직 저희 아이는 어려서 (10개월) 퍼즐을 맞추지는 못하지만 저희가 맞추는 퍼즐을 망가뜨리는 놀이는 할 수 있고, 올록볼록하게 생긴 퍼즐을 손에 집고 집어던지는 놀이 정도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 동물퍼즐은 아래 Wood Like to Play라는 회사에서 나온 것인데, '놀고 싶어요' 라는 'would like to play'의 would 를 나무 wood 로 바꾸어서 회사 이름을 지었네요.  센스 넘치는 이름인 것 같아요.  여러가지 나무 장난감이 있는데, 그 중 위의 퍼즐처럼 동물, 지도 등등의 퍼즐 장난감이 가장 인기인 것 같아요. 

동물 퍼즐은 Wood Like To Play 물건이고, 그 외 다른 회사 제품 (어디서 산 건지 저희도 몰라요)도 몇개나 더 받았습니다.  

아래의 퍼즐은 손잡이가 있어서 아직 어린 저희 아이도 퍼즐조각을 꺼내며 노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직 스스로 넣어서 맞추지는 못해요. 

요건 덩치가 좀 더 큰 퍼즐.  모양이 올록볼록, 색깔도 알록달록해서 손에 잡고 던지며 놀고 있어요.  나무 판에 부딪혔을 때 '탁!' 하고 나는 소리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계속 던지거든요 ㅋ)

다음 퍼즐은 좀 밋밋하죠?  저희 아이는 이 중에서 달팽이 퍼즐을 가장 좋아해요.  손에 딱 잡히고 갈색 달팽이 껍질이 달랑달랑 하는 게 마음에 드나봐요. 

그리고, 이건 장난감 리모컨.  맨발 아저씨께서 이건 아주 중요한 장난감이라고 강조하셨대요.  이 리모컨이 없으면 집에 있는 진짜 리모컨들이 다 고장나게 될 거라고. ㅋ 

다음 장난감도 제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  자동차와 드라이버인데요.  자동차에 빨간 나사들을 저희 아이가 손에 쥐고 있는 드라이버로 돌리면 나사가 풀리기도 하고 조여지기도 해요.  나사가 풀리면 완전히 저 자동차 조각들이 다 풀어져요.  아직 전체 해체는 해보지 않았는데, 아이가 좀 더 자라면 함께 해보려구요.  드라이버는 아이 손에 쏙 쥐어져서 아이가 엄청 좋아하는데, 끝의 뾰족한 부분이 뭉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에게는 위험해보인다고 남편이 드라이버는 아이에게 잘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의 최애 용품이 된 녀석.  아래의 숟가락 모양 치발기입니다.  저희 아이는 오늘로 10개월인데 이미 치아가 8개가 났어요  지금도 어딘가 치아가 또 올라오고 있는지 아이가 항상 제 손가락을 입에 물고 있곤 하는데, 이번에 얻어온 물건 중에 숟가락 모양으로 생긴 치발기가 있길래 아이에게 줘 봤더니 아주 잘 가지고 노네요.  어금니쪽으로 쏙쏙 집어넣으며 이리 물고 저리 물며 잘 가지고 놉니다. 

이렇게 장난감들을 잔뜩 받았고, 나머지는 모두 책인데요. 

이 동료에게서 얻은 책들을 보면서 '아, 영국의 일반 가정에서는 이런 책들로 아이를 키우는구나..' 싶더라구요. 

베어풋 아저씨 덕분에 텅 비어있던 책장 한 칸이 영어책으로 가득 찼습니다.  

위 사진 맨 우측에 있는 두꺼운 책은 몇달 전 제가 구입한 아이 이유식 책이고, 

아래 사진, 맨 왼쪽에 두어권 정도는 다른 친구들에게 선물 받은 책이에요.  그 외에는 모두 이 베어풋 맨발 아저씨 아들에게 물려받은 책! 작은 소책자가 참 많죠?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아이가 책을 집어던지며 노는 용도로밖에 쓰질 못하는데, 작은 소책자는 크기가 작아서 아이가 책을 집어던져도 아이 발을 다치게 할 일이 없어서 안심이에요. 

소책자들은 박스로 묶음판매를 하는 것 같은데, 대다수가 박스는 분실되고 책만 있는데, 아래와 같이 제가 좋아하는 피터래빗은 여전히 박스째 보관되어 있었고, 오른 쪽, 페파피그도 한 세트는 박스가 있었어요.  핑크 공주돼지 캐릭터인 페파피크는 영국판 뽀로로라고 할 수 있어요.  영국 아이들의 초통령과 같은 존재이죠.  실제로 책 내용을 보면 아주 짧은데도 불구하고 내용도 매우 좋고, 영어 표현도 아주 좋더라구요.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 책으로 아이와 함께 저도 영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 소책자들은 집어던지며 노는 용도로도 쓰이지만.. 잠시 방심했다가는 아래 사진처럼 치발기 대요으로 쓰이기도 한다는 ㅠㅠ 이가 간지러운 아이가 책을 다 물어뜯어 (먹어) 버렸어요.  ㅠ 

바로 어제 일어난 일인데, 아이가 어제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났는데, 저는 혹시라도 아이가 이 책 껍질을 먹어서 그런가 싶어서 남편에게 이야기 했더니 남편이 '그거 때문이라면 열이 나는 게 아니라 배탈이 났겠지.'라고 하더군요. 

이번에 받아온 책 중에 제 마음에 드는 책들도 몇권 소개할게요. 

Rod Campbell 이라는 작가의 책이에요.  S의 추천으로 Rod Campbell 작가의 책 Dear Zoo 라는 책을 한 권 이미 갖고 있었는데요.  친구 아이들에게 선물해줄 책으로 추천받아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면서 저희도 한권 사본 책이었어요.  그 책을 아주 좋아하고 있었는데, 맨발 아저씨께서 물려준 책 중에도 같은 저자의 책이 몇권 있더라구요.  역시나, 책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그 중 하나, 알파벳을 배우는 책!

안을 열어보면 각 알파벳 마다 그림과 짧은 글이 적혀있어요.  짧은 문장의 글이 라임이 딱딱 맞는 게 읽기도 좋고 기억하기도 좋고, 단어들도 좋아요!

숫자를 익히는 책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동물이 한마리씩 구석에 숨어있어서 역동적이고 재미있어요!

사실 회사 내에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이 저희 집만이 아닐텐데, 선뜻 먼저 다가와서 우리 아이에게 이 모든 것을 물려주겠다고 제의한 게 참 고마웠어요. 

그래서 감사의 의미로 저희는 맛있는 쵸콜렛 가게에서 가족용 쵸콜렛을 한판 사서 Thank You 카드와 함께 전달했어요.  쵸콜렛을 가져다 주니 맨발의 아저씨는 '그럴 필요 없었는데, 어쨌든 고맙다'고 했다고 하네요. 

그럼 잠깐, 여기서 영어 한마디, 영국에서는 이렇게 선물을 해주면 '그럴 필요 없었는데, 뭘 이런 걸 준비했어?!' 라고 할 때 어떻게 표현할까요?

"You didn't need to! Thanks a lot" 

라고 한답니다.  말 그대로 "그럴 필요 없었는데!  너무 고마워!" 라고.  매우 흔하게 쓰는 표현이지요!

영국에서 살면서 가끔 이렇게 이유없는 친절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저희도 남들에게 별 이유없이 친절을 베풀고 싶을 때도 자주 생기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사는 게 세상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