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블랙커피는 콩글리쉬, 진실 혹은 거짓?

옥포동 몽실언니 2016. 12. 22. 06:27

오늘은 영국의 커피 이야기. 


영국에 와서 놀란 것 중에 하나가 블랙커피가 콩글리쉬라 아니라 실제로 사용되는 영어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영어의 본고장 영국에서!!


땡땡님과 몽실언니의 인기메뉴는 사실..밝히기 부끄럽게도.. Decaf white Americano..이다. 카페인이 없는 블랙커피를 우유와 함께 달라는 주문..  우리에게는 휴가 기간이거나 너무 졸리울 때, 그래서 커피를 마시든 말든 밤에 무조건 잘 잘 수밖에 없을 날에나 마실 수 있는 것이 레귤러 커피이다. 우리에게 카페인 있는 커피는 맘껏 망가지고 싶을 때, 삐뚤어지고 싶을 때, 내 멋대로 흥청망청 놀고 싶을 때 마시는 것. 그 외에는 늘 기본이 디카프 (Decaffeinated)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식약청에서 Decaf커피를 허가하지 않아서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전에 한 커피숍 직원에게 들은 이야기), 영국에서는 왠만한 커피숍에서는 모두 디카프를 제공한다.


다시, 블랙커피 이야기로 돌아가서.. 블랙커피는.. 그냥.. 커피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그럼 가게에 따라서 filter coffee or americano를 묻는다. 필터커피와 아메리카노를 별로도 갖고 있는 커피숍의 경우이다. 대개의 경우 필터커피가 있으면 그게 가장 싸고, 아메리카노는 더블에스프레소와 비슷한 가격이지 않을까.. 어쨌든 가장 기본.


Americano with milk from Missing Beans at Oxford 


이것이 전형적인 White Americano 또는 Americano with milk 이다. 그럼 이렇게 우유를 넣어서 마실 수 있도록 찻잔에 공간 여유를 좀 두고 커피를 만들어준다. 즉, 아메리카노에 물을 조금 적게 넣어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취향에 맞게 넣어마실 수 있도록 우유를 조금 담아서 준다. 왼쪽의 작은 우유 단지 (milk jar) 가 앙증맞다. 


유럽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커피를 마시려나.. 일단 영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연한 커피를 마시는 편이고, 그런 연한 커피에 우유를 또 살짝 넣어 먹는 것은.. 영국 특유의 방법이지 않을까..싶은데.. 유럽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간 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도 가물가물.. 다음주에 스페인에 가면..눈여겨봐야겠다.  어쨌든 영국의 이런 커피 마시는 방법은 아마 차에 우유를 타서 먹는 것이 그대로 커피에 옮겨진 게 아닐까 싶다. 차에 우유를 살짝 넣어 먹듯이, 차처럼 탄 커피에도 우유를 살짝 넣어 먹는.. 


위 사진 속 Missing Beans는 옥스퍼드 사내에서 손꼽히는 커피전문점 중 하나이다.  5년 전쯤 처음 생겼을 때는 발디딜틈이 없이 손님이 붐비는 커피숍이었는데, 요즘은 그 외에도 몇군데 더 새로운 커피숍이 생기면서 초기와 같은 유명세는 다소 사그라들었다. 카페 전경을 보여주고 싶지만.. 나의 쑥쓰러움은 카페공간 안에서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감히 찍을 수 없는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 ㅠㅠ 사진이 없다. 


같은 Missing Beans에서 새롭게 한장 by JY (우유는 내 꺼, 그리고 내 커피는 decaf, JY은 아메리카노) 너무 마음에 드는 사진. 사진찍는 센스를 배워야 해 (배울 수 있는 것이라면)! 



이건 Woodstock의 Woodstock Arms라는 펍에서 화이트 아메리카노 두잔. 


영국에서는 펍에서도 모두들 커피를 한다. 음식을 팔기 때문에, 음식 뒤에 마시는 커피도 늘 준비되어 있음.  원래는 Woodstock에 있는 Blenheim Palace (처칠 생가로도 유명하다)를 가려고 하다가, 차량 진입로가 막혀있어서 근처를 빙빙 돌다가 우연히 들어간 커피숍. Gourmet Pub이었다.  음식도 맛난 그런 맛집 펍.



미니우유병에 담아준 우유를 이렇게 넣어 마신다. 땡땡님은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라떼보다는 아메리카노에 약간의 우유를 넣어서 마시는 것을 더 좋아한다. 라떼에는 우유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커피의 쌉싸름한 맛이 너무 많이 약해져서 그런 이유로 나도 화이트아메리카노를 선호.




우유를 넣으면..이렇게.. 때에 따라서는..커피가..한대접이 된다.  색감이.. 좀.. 너무 떨어지나? ^^;;




Americano with milk for 땡땡님, 그리고 double espresso machiato for myself 

@ BREW at Oxford


 

가끔 배가 너무 부르거나 진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그러나 커피의 쌉싸름한 맛을 살짝 눌러주고 싶을 때 내가 곧잘 시키는 더블에스프레소 마키아토. 더블에스프레소에 약간의 우유를 넣어주는 것인데, 이집은 우유거품을 잔뜩 얹어줬다. 


Missing Beans가 옥스퍼드 시내에서 모든 커피애호가를 사로잡고 있을 때, North Parade 골목에 생긴 새로운 커피숍. 자리가 협소하고 테이블도 불편해서..내가 즐겨찾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로운 카페가 생기면 한두번은 가봐야 할 것만 같은..느낌에..몇번 가게된.. 너무 무료한 일상에서 새로운 커피숍이 생겼다는 것은 중요한 화젯거리가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나만의 유별스러움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