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생활정보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영국 빵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0. 12. 06:37

지난 화요일에 저는 갑작스럽게 옥스퍼드에서 지도교수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교수님께서 이번주 금요일에 중국으로 2년간 떠나신다고 갑자기 연락이 왔거든요.  교수님 가기 전에 꼭 한번 뵙고 싶다고 했더니 화요일 점심 약속에 초대해주셨는데, 마침 그날이 틴틴이 휴가를 내 놓은 날이라 틴틴에게 아이를 맡기고 잠시 다녀왔지요. 

그렇게 옥스퍼드를 간 날, 저는 집에서 아이를 보는 틴틴을 위해 옥스퍼드에서 저와 틴틴이 가장 좋아하는 빵들을 사서 돌아왔어요.  바로 아래의 빵들이지요!

사실 이 빵들은.. 영국 빵이라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이 중 두개는 프랑스 빵집인 폴 (Paul's) 에서 사 온 것들이거든요.  그리고 나머지 세개는 저희가 아주 좋아하는 Gail's 라는 빵집에서 사 온 것이지요. 

저희의 최애 메뉴는 바로 아래의 빵, 치킨 브리오쉬 샌드위치인데요.  바로 Gail's 라는 빵집의 빵이지요.  Gail's는 런던에서 시작한 수제빵집 겸 카페로 유명한 곳인데, 인기가 너무 많아서 런던에도 여러 분점이 생기고 옥스퍼드에도 2년 전인가 써머타운에 분점이 하나 생겼어요.  당시 연애중이던 저희 부부는 그 때에도 이 빵을 그리 좋아하였는데, 옥스퍼드에서 장사가 잘 되었는지 시내 인근이자 옥스퍼드 학생 밀집 지역인 옥스퍼드의 Little Clarendon Street 에도 분점이 하나 생겼어요.  거기는 저희 과 바로 근처라 교수님을 만나뵙고 돌아오는 길에 살짝 들러서 남편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 브리오쉬 치킨 샌드위치를 사서 왔지요. 

이 빵은 보기에는 아주 평범해 보여도 맛은 기가 막힙니다.  브리오쉬 빵은... 부드럽고 약간은 달콤한 빵인데요, 한국으로 치면 크림빵이나 단팥빵 처럼 그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빵이에요.  그 빵에 잘 양념된 닭고기 튀김이 들어가고, Gail's만의 소스와 피클, 양상추, 토마토가 어울어져 아주 환상의 맛을 만들어냅니다.  실망스럽게도 크기가 예전보다 줄어들어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여전히 너무 맛있다며 점심을 이미 먹고 온 저에게도 그래도 한 입 맛 보라고 건네줬을 정도예요.  저는 "괜찮아.. 그래도 한 입 먹어볼까?" 했다가.. 흐암.. 그 맛에 다시 한번 감탄!!!

그리고 이 Gail's에서 저희가 좋아하는 또 다른 빵은 바로 아래의 빵, 베리 베리 소보로.  진짜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블루베리 브리오쉬이던가.. 기억이 잘 안나네요.  늘 그냥 '이거 주세요!' 하고 사곤 해서.

이 빵도 아주 부드러운 빵에 약간의 커스터드 크림과 그 위의 블루베리가 부드럽고 촉촉하며, 달면서도 시큼한 맛의 조화가 일품이에요.  무엇보다 많이 달지 않아서 저희가 좋아하는 디저트인데, 달지 않으면서도 빵 겉에 붙어있는 소보로가 달콤하고 씹는 식감을 줘서 이것도 정말.. Gail's에 갔다 하면 항상 사오거나 사 먹는 빵이랍니다.

그리고 아래의 스콘은 처음 사 본 것이었는데요.  시나몬 피칸 스콘이었던가.. 그냥 모양이 먹음직해서 한번 사 봤는데, 나름 괜찮았어요.   피칸이 씹히는 맛도 좋으면서, 겉에 아이싱도 달콤하고, 빵은 촉촉하면서도 밀도감 있는..  냠냠.. 또 먹고 싶네요. 

그리고 나머지 두 빵은 프랑스 빵집 Paul's에서 사 온 빵이에요.  원래 하트모양 빵인 Palmier를 사러 갔는데, 새로 굽고 있는 중이라며 3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건 사지 못하고, 그것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애플 파이를 하나 샀지요!  프랑스에서는 chausson aux pommes 라고 부르는 파이인데요.  맥도날드에 파는 애플파이의 아주 건강&고급 버전이라 보시면 됩니다.  

속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시죠?  겉은 바삭거리면서, 속은 얇은 페스트리가 아주 촘촘히 쌓여있어요.  그 속에 상큼한 사과소스가 한층 깔려있지요.  씹을 때는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럽고 상큼달콤한 맛!  그게 바로 프랑스식 애플파이 맛이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 간만에 크로와상도 하나 사 봤어요.  예전에는 틴틴과 주말이면 가끔 카페에 가서 크로와상이나 건포도 빵, 혹은 팽오쇼콜라 라 부르는 쵸콜릿 빵을 사먹곤 했는데, 요즘은 주말에 제 알바로 인해 카페에 갈 여유가 없다 보니 맛있는 크로와상을 먹은지도 오래 된 것 같아 한번 사봤지요. 

시식결과는.. 역시 폴의 크로와상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맛!  보통 시판 크로와상에 비해 덜 느끼하고 덜 눅눅하고.. 아주 바삭하면서 부드러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었답니다. 

아.. 왜 아빙던에는 이런 맛난 빵집이 없는 걸까요.. ㅠㅠ 왜 옥스퍼드까지 가야만 이런 빵들을 먹을 수 있는 거냐구요..  너무 당연한 것이겠지요.  인구가 이렇게 작은 도시 아빙던까지 이런 빵집들이 진출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ㅠ 

다음에도 옥스퍼드에 가서 맛난 빵 사먹고 싶네요..  아..  소박한 나의 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