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드디어 나도 해내다, 이이 눕혀 재우기 성공!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1. 21. 07:38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 오늘은 기쁜 소식과 함께 인사드립니다. 
오늘, 제가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젖 물리기 않고 눕혀재우기에 성공했습니다!   두둥!!  축하해주세요!  바로 저희 아이 11개월 11일이 되어서야 눕혀재우기에 처음으로 성공했네요.  아이가 대자로 뻗었어요! 

그럼 여지껏 아이를 어떻게 재웠냐구요?  약 6-7개월까지는 항상 (1) 젖을 먹다 잠들거나 (2) 유모차로 밖에 나가거나, (3) 업어서 재웠습니다.  지난 몇달간은 (1) 젖을 먹이다가 젖 물린채로 (즉, 젖을 빼면 울면서 깨서 계속 젖을 물려야 했습니다 ㅠㅠ), (2) 포대기에 업어 재웠습니다.   

어떻게 늘 이렇게 재우냐구요?  그러니까요~! ㅠㅠ 그래서 그게 제 육아에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우량아이다 보니 업으면 업는대로 힘들고, 수면교육을 해보려 시도하면 늘 아이의 큰 몸통에서 나오는 우렁찬 울음소리가 견디기 힘들어서 또 힘들었지요. 
낮잠 수면 교육을 시도한 계기
저희 아이는 밤잠은 벌써 몇주전부터 젖 물리기 없이 아이 혼자 뒹굴뒹굴 하다가 스스로 잠드는 요령이 생겼는데, 낮잠은 절대 그러지 않았어요.  단 예외는 아빠와 있을 때!  아빠는 어차피 젖을 주지 못하는데다가 엄마처럼 자기를 업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아빠와 있을 때만큼은 낮잠도 스스로 누워서 (몇번 울기는 하지만) 잘 자곤 했어요.  
밤잠 수면교육이 어느정도 정착이 되자, 아빠와 있을 때는 낮잠도 스스로 곧잘 드는 것을 관찰하게 된 저는, 이제 저도 언제까지나 아이를 업어재울 수 없다고 판단, 오늘부터 당장 수면교육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실은 요며칠 아이를 계속 업어재우면서 몸이 너무 힘들어진 것도 있구요.  게다가 11개월 접어든 이후 아이가 말귀를 점점 더 잘 알아듣는 것 같아서, 저는 다른 것보다 “말로서” 아이를 달래고 설득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시도한 "낮잠 수면교육 방법", "아이 낮잠재우는 방법"을 공유할까 합니다.   
낮잠 수면교육 방법
충분히 졸릴 때까지 기다리기
일단 아이가 충분히 졸릴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놀아줬죠.  특히 아이가 좀 졸리기 시작할 때는 저에게 많이 매달리고 징징대는 편인데, 이때가 고비예요.  이때 업어서 왔다갔다 열심히 해주면 재울 수 있는데, 대신 그러면 제가 힘들죠.  업어재우지 않으면 이런 피곤한 상태로 저희 아이는 한시간 이상도 놀면서 버티거든요 (단, 계속 징징거리며). 
자기 전에 배를 든든히!
저희 아이는 자기 전에 자꾸만 젖을 물려고 하는 습관이 있어요.  젖을 먹으면서 자려고 하죠.  완전 아기때는 없던 습관인데 5-6개월 넘어가면서 생긴 습관이었어요.  약간은 심적 안정 때문에 젖을 물고 자려는 것 같으면서도, 또 약간은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말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주위에서 모두들 애가 배가 든든해야 잘 잔다고 해서 오늘은 낮잠 재우기 전에 간식이든 이유식이든 최대한 뭐든 먹인 후에 재우려고 신경썼어요.  그래야 자기 전에 젖을 안 주고도 아이를 달래기 수월할 것 같아서요.  
신체활동 최대화
오늘은 아이가 충분히 졸릴 때까지 징징거림 없이 놀 수 있도록 최대한 이것 저것 다른 데로 신경을 많이 돌려줬어요.  안에 넣어뒀던 장난감을 새로 꺼내서 (그럼 새 장난감처럼 느끼고 아주 흥분해서 좋아해요 ㅋ) 함께 놀아주고, 같이 기어다니며 술래잡기도 하고, 아이를 잡고 아장자장 걸음마로 부엌 거실을 몇바퀴 배회하고, 계단 오르기도 하면서 최대한 힘을 빼줍니다. 
졸릴 때 침실로 이동
아이가 졸려하자 침실로 올라갔어요.  또 새로운 공간으로 오니 아이는 다시 흥분.  저 혼자 왔다 갔다 잘도 돌아다닙니다.  이미 지친 저는 잠자리에 먼저 누워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눈으로만 지켜보며 아이가 완전히 졸릴 때까지 또 기다려줍니다. 
아이의 리듬에 따르기
아이가 잘 놀다가 갑자기 저에게 다가오며 칭얼거리면 그때가 진짜 졸리는 순간!  (남편이 알려준 팁이에요.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다 한다고)
그 때부터는 틴틴 말대로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줍니다.  저에게 매달리면 잠시 안아주고, 뒤로 몸을 제치며 저에게서 벗어나려 하면 놓아줍니다.  아이를 억지로 눕히려 하지 않고 그냥 두라는 게 틴틴의 조언이었어요.  그렇게 내버려두니 징징 거리며 머리를 바닥에 들이밀다가, 몸을 뒤집었다가, 다시 누웠다가, 다시 침대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가.. 다시 제 다리 위에 누웠다가 저에게 안아달라고 팔을 내밀었어요.  그때 다시 아이를 안고 흔들흔들 하며 자장가를 부르다가, 자자고 아이를 다독이다가, 또 자장가를 조금 불러주다 보니 아이가 제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고 “멍~” 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자.. 이제 거의 다 되었어요.  좀 더 흔들흔들~ 계속 해주니 짜잔!  아이가 잠들었네요!

틴틴의 경우 이렇게 안아서 많이 흔들어주지는 않아요.  잠시 안아줬다가 진정되면 다시 바닥에 내리고, 그러다 또 안기려 하면 잠시 안아주고, 또 풀어주고.  틴틴이 잠자리에 앉아있으면 잭 스스로 틴틴 다리 사이에서 혼자 뒹굴뒹굴 하다가 틴틴의 다리를 붙잡고 잠이 든대요.  저는.. 아직 그 경지까지는 못 가고 아이를 안아서 흔들흔들 해줬는데, 그래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고 금방 잠 들어서 깜짝 놀랐답니다. 
졸려서 습관적으로 엄마 젖을 찾을 때: 말로 잘 타이르기!
저희 아이는 워낙 엄마젖을 좋아하고 (엄마 가슴을 가리키며 “찌찌?” 라고 말만 해도 웃으며 달려옵니다) 젖을 먹다 자던 버릇이 있어서 자기가 졸릴 때 엄마가 있으면 자꾸만 엄마 젖을 파고 듭니다.  그때 아이를 잘 타이릅니다.  저는 "이제 잘 때는 찌찌 없어.  잭 많이 컸지?  이제는 찌찌 먹고 자는 거 아니야.  엄마 젖이 이제 안 나와.  엄마 찌찌 없어.  안 나와서 못 주는거야.  미안해.  찌찌 없어.” 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말하다 보면 아이가 젖을 주지 않아도 달래지는 놀라운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닥에 잘 눕히기
아이가 잠들면 그 자세 그대로 바닥에 아이를 잘 눕혀줍니다.  안고 있던 자세 그대로 바닥에 엉덩이부터 내려놓은 다음 등과 머리를 내려주고 조심스레 아이 목 뒤를 받치던 손을 싸악~ 빼줍니다.  
옆에 누워서 함께 자기
마지막으로, "아이가 잘 때 옆에서 함께 자야 아이가 잘 잔다”는 이야기, 많이들 들어보셨을텐데요,  저도 해보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일부러 잔다기 보다는 너무 졸리니 저도 함께 잠드는 건데, 아이가 자다가 중간에 깨서 눈을 가끔 뜰 때가 있는데, 그때 제가 옆에 누워서 함께 자고 있으면 자기도 곧 눈을 다시 감고 자더라구요.  눈을 떴는데 아무도 없다, 그러면 아이는 바로 “아아아앙!” 울며 잠자리에서 기어나오며 잠이 다 깨버리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잘 때 저도 혼자 조용히 밥을 먹든 차라도 마시고 싶고, 청소, 빨래, 아니 아이 이유식만이라도 아이가 잘 때 만들고 싶지만 꾹 참고 아이 옆에서 저도 함께 잠을 청합니다.  저희 아이는 특히 잠귀가 예민하고 잠 든 후 자주 깨는터라 옆에서 함께 누워자는 게 아이를 길게 (그래봤자 45분에서 길어야 1시간 남짓) 재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단 주의할 점:
아이가 물 수 있어요!  아이가 매우 졸린 상태에서는 긴장감이 올라가서 아이가 물 수 있어요.  저희 아이는 좀 더 어렸을 때는 (8-9개월까지?) 졸릴 때마다 머리카락을 마구 쥐어뜯으려 했는데, 요즘은 자기를 재우는 엄마나 아빠를 자꾸 물려고 합니다. 우리 손이든, 다리든, 무릎이든, 발가락이든.. 뭐든 자꾸 물려고 해요.  계속해서 사람 몸을 물지 못하게 가르치고 있는데, 그랬더니 이제는 침대 매트리스며, 이불, 베개를 자꾸만 물어요.  이때 아이에게 물리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가 졸릴 때 뭘 물거나 머리카락을 쥐어뜯거나, 귀를 잡아당귀는 현상이 아주 흔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느정도 졸린 상태에서 (그러나 절대 그냥 순순히 자지 않을 상태) 계속 놀아주려면 꽤 힘이 듭니다.  그러나 이때를 잘 넘기면 아이 스스로 누워 잘 수 있으니 조금만 참고 노력해야 합니다.
***
사실,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오늘 성공한 이 낮잠 수면교육이 일장춘몽에 그칠지, 앞으로 계속될지.. 저도 확신이 없어요.  ㅠㅠ 부디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저도 마음 약해지지 않고 내일부터도 계속해서 이렇게 노력해서 이 낮잠교육의 효과가 지속되도록 노력해볼게요.  추후 경과보고도 해드릴게요.  
저희 아이처럼 엄마에게서 떨어져서 자지 않으려는 아이 때문에 고생 중인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혹은 같은 처지에 있는 엄마의 존재로 위안이라도 되었기를) 바라며, 오늘 글을 여기서 마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