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페인 알메리아

스페인 알메리아 공항 이용하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 15. 07:57

영국에서 스페인 알메리아로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비수기에 표 시기를 잘만 구하면 왕복 45파운드도 끊을 수가 있습니다.  


알메리아로 비행기로 가시는 것은 추천할 만 합니다.  알메리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비행기 스케줄, 버스 스케줄을 계획하는데 공항이 얼마나 큰 지, 비행기 시간에서 공항 버스 시간 사이 간격이 어느 정도가 적당할 지, 공항 버스는 어떨지 등등 정보를 찾아보고자 했으나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알메리아 공항에 대해 제가 직접 포스팅을 해보며 어떨까 하고 글을 씁니다. 


본론부터 말씀드리면 알메리아 공항은 아주 편리하고, 규모는 작지만 잘 갖춰진 공항입니다.  공항 내 카페, 작은 면세점, 시내까지의 편리한 교통편, 공항 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등 이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 편성되어 있기라도 한 듯이 대기시간이 그리 멀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버스가 싫다면 택시를 이용하면 되는데, 대개 시내까지 30유로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1인당 1.05유로면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까지 가는 데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으니, 버스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 공항을 한번 둘러볼까요?


자, 저기 보이는 저층 건물이 공항역사입니다.  저기서 딱 딱 지금 사진을 찍은 이 보도블럭까지만 걸어오면 공항버스 정류장입니다.  비행기 내려서 10분 정도도 안 걸리는 거리인 것 같습니다. 


헷갈릴 것도 없습니다.  버스 정류장은 여기 뿐인 것을!  버스는 스페인에서 "부스"라고 발음을 합니다.  버스가 오면 돈을 낼 수 있게 현금을 준비합니다.  1.05유로씩.  잔돈이 없을 경우 관광객의 지폐인 50유로를 내면 안 될 것 같지만, 5유로나 10유로 지폐정도는 운전수가 기꺼이 잔돈을 거슬러 줍니다. 

버스가 도착하면 버스에 올라타서 운전수에게 돈을 내면 이렇게 표를 즉석에서 발급해줍니다.  

스페인에서 놀란 것은 버스 내에 정차장 안내 전광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영국 옥스포드 버스들은 그런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내로 오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Estación Intermodal de Almería에 하차하면 됩니다.  이것은 종합터미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차, 버스 터미널이 통합된 시내터미널입니다.  오래된 기차역사의 저녁 야경이 멋있습니다.  이 바로 앞이 버스정류장입니다. 

기차역사 바로 왼쪽에 있는 버스터미널.  신식 건물의 외관이 상당히 현대적이고 독특합니다.  벽 외관에 설치된 시계마저.  

그리고 각자의 숙소 위치로 이동하면 됩니다.  이곳에는 시내 다른 곳으로 가는 버스들도 서는데, 저희는 숙소가 멀지 않아서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저희는 마지막날 공항으로 다시 이동할 때는 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종합터미널로 이동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걸어가는 것이었으나 공항버스가 15분 뒤에 종합터미널에 오는데, 저희가 걸어가기에는 시간이 아주 약간 빠듯해보였거든요.  그래서 호텔 리셉션에 물어보니 큰길로 나가서 2번 버스를 타라고 알려주네요.  동그란 가로수가 있는 이 시내 대로변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요.  버스비는 마찬가지로 1.05유로.  유럽의 버스비 치고 상당히 저렴합니다.  버스가 2분 뒤면 도착할 거라고 미리 알려주는 친절한 전광판도 설치되어 있어요. 

기차역 역사가 낮에 보니 또 분위기가 다르네요.  바로 여기서 버스를 기다려서 탑니다.  

공항버스는 교통체증도 없이 20분 만에 공항에 도착합니다.  처음 알메리아에 온 날은 해가 저물어서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버스정류장 옆에 선인장으로 화단이 꾸며져 있네요.  알메리아가 얼마나 따뜻한 기후를 가진 지역인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선인장 화단은 또 난생 처음이라 예쁘고 신기합니다.  


2016년 12월 31일.  바로 New Year's Eve.  신년 이브라고도 부르는 한 해의 마지막날.  그래서 그런가 알메리아 공항이 정.말.로. 한산합니다.  카운터가 텅텅 비어있어요. 


그리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아도.. 여전히 한산..


알메리아 땅굴 관람 시간 때문에 점심을 먹지 못한터라 체크인을 마친 후 바로 저기 보이는 카페로 달려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음료도 팔고, 자세히 보면 맥주도 팔고 있습니다.  역시, 스페인, 마음에 듭니다.  한국에서도 공항 카페에서 맥주를 팔던가..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남아있던 유로를 최소한만 남겨놓고 호텔비를 지불해버린터라 현금이 얼마 남아 있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돈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가 먹고 싶은 음식을 잘 먹을 수 있나..머리를 한참 굴렸는데, 아니 이럴수가!  오늘이 이 회사에서 여기 카페를 운영하는 마지막 날이라서 남은 메뉴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돼지고기 등심 샌드위치.  그리고 냉장고 코너에 이미 만들어진 하몽 샌드위치가 딱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일하는 직원이 너무 미안하다고 말 하면서, 돼지고기 샌드위치 맛있으니 그걸로 먹어보라고 권하네요.  


"니가 미안할 것 까지야~ 그럼, 우리 저기 남은 하몽 샌드위치 하나 하고, 등심샌드위치 먹어볼게.  그리고 오렌지 쥬스는 그란데 사이즈로!"  스페인어로 그란데는 large입니다.  남은 메뉴들이 저희가 주문하고자 했던 메뉴들보다 싼 덕분에 원래 regular 사이즈로 먹으려 했던 오렌지 쥬스를 그란데 사이즈로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에 와서 아직 생 오렌지 주스 한잔을 안 먹은터라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은 그 자리에서 냉장고에서 꺼낸 얇게 썬 돼지고기를 잘 달궈진 철판위에 굽습니다.  동시에 차가운 하몽 샌드위치를 그릴에 넣고 데우기 시작하네요.  기대기대~


두둥~ 이제 쥬스 타임!  오렌지를 가득.. 아마 열개는 족히 되어 보이는 오렌지를 한품 가득 안고 들어와서 저 기계 위에 후후룩 넣습니다.  기계로 들어가고 있는 저 많은 오렌지가 모두 저희 그란데 사이즈 오렌지 쥬스 하나를 만들기 위해 쓰이고 있는 쥬스입니다.  신선한 쥬스를 만들기 위해, 기계에 남아있던 오렌지 쥬스를 싹 빼어냅니다.  그게 바로 왼쪽 컵에 있는 오렌지 쥬스.  그리고 새 쥬스를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따란~ 이 한잔 가득한 쥬스를 보라!  아, 다시 사진만 봐도 입에 침이 고이네요.  사실 이렇게 컵을 가득채워주더니, 위에 좀 마셔보라고, 오렌지 양이 많아서 쥬스가 더 나오니 제가 마셔서 컵에 빈 공간을 만들면 쥬스를 더 채워주겠다고 합니다.  물론 스페인어로 말 하였는데, 깨알같이 그의 바디랭기지와 상황적 언어를 활용하여 눈치껏 알아들었습니다.  그리고 쥬스를 1/5쯤을 후루룩 마시고 컵을 돌려주니 이렇게 다시 쥬스를 한가득 채워줍니다.  이야호! 


남은 오렌지들은 어떻게 되었으려나 통을 살펴보니.. 헉.. 이렇게 쥬스들이 껍질만 남았네요.  제가 오렌지 만들어지는 모습에 너무 신기해하고 좋아하자 (사실 처음 보는 광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렌지를 한가득 넣어주니 너무 좋다 보니 저도 모르게 오바를 하게 되더라구요) 이게 쥬스를 만들기는 너무 쉽지만 이 기계를 씻는 작업이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합니다.  부품을 하나 하나 다 분해해서 씻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매일매일.  그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미안하면서도 고마움이 듭니다.  내가 마시는 이 쥬스를 위해 이렇게 직원들이 힘들게 일해야 한다니.. 몰랐던 사실입니다. 


자, 드디어 샌드위치도 완성되었습니다.  저희는 샌드위치만 두 개를 시켰는데, 저희 앞 사람들이 주문한 감자튀김과 치킨너갯을 포장해주고 남은 것들을 마저 튀겨 저희에게 서비스로 내어줬습니다.  이 스페인의 넉넉한 인심.  보기에는 그냥 그렇지만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모든 메뉴가!


이건 직원이 강추한 돼지등심샌드위치. 


속에 고기가 이렇게 실하게~들어있고 치즈가 얹어져 있어요.  별게 아닌데 맛이 너무 좋아서, 아마 이건 재료 본연의 맛이 너무 좋아서 이런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맛이었어요.  직원이 강추할 만한 맛이었다는.


그릴에서 따뜻하게 데워진 하몽샌드위치.  데워지다 보니 하몽의 돼지고기 기름이 살짝 묻어나서 더 맛깔 났던 샌드위치!


이렇게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탑승구쪽으로 들어갑니다.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똑같은 카페가 내부에도 또 하나 있네요.  비행기가 1시간 반 연착하는 바람에 이번에는 커피와 맥주만 시켜서 간단히 음료를 먹으며 비행기를 기다리며 다른 여행객 구경도 해봅니다.  부산하면서도 여유로우면서도 여행객의 설레임이 느껴지는 듯한 분위기. 

전 사실 이 공항 내부 카페의 전등 장식이 너무 예쁘고, 저 벽면에 그려진 핑크색 벌룬도 너무 예뻐서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의 그림까지요. 


공항 내부에 들어가도 이렇게 유리 벽면에 공항 와이파이가 된다는 표시도 있고,


알메리아 시 전체를 보여주는 그림도 걸려있고, 크고 예쁜 화분도 놓여져 있습니다.  알메리아를 직접 와서 그림 속 알카자바 성에서 알메리아를 내려다보면, 이 그림 속에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예쁩니다.  (마치 제가 알메리아 홍보대사라도 된 것 같네요 ㅋ)


저 카페 자리에서 20미터만 가면 이렇게 탑승구가 있어요.  정말 가깝죠? ^^ 이 곳에서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여권과 항공권 검사를 하고 바로 비행기로 이동.  저 횡단보도만 건너서 옆으로 10여미터만 가면 바로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공항이지만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는 공항! 카페 옆에 있던 작은 면세점에는 하몽도 팔고, 와인도 팔고, 쵸코렛도 팔고, 향수도 팔고, 다 팔고 있어서 저희는 스페인에서 유명하다는 Sherry 와인 (디저트 와인) 과 스페인 고유의 샴페인 Cava (까바)를 한병씩 사서 왔어요.  이런 술들도 이제는 왠만한 나라의 마트에서는 다 팔고 영국도 테스코에 가도 까바를 쉽게 살 수 있는데, 그래도 기념이라는 생각에 스페인 공항에서 파는 스페인 술을 두병 사서 왔지요. 


한국에서느 굳이 알메리아로 여행을 올 일이 잘 없겠지만 유럽 여행 중에 영국에서 알메리아로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비행기편을 이용해서 알메리아로 바로 오는 것도 충분히 좋은 옵션인 것 같습니다.  알메리아에서 가까운 그라나다로 비행기를 타고 들어가는 것보다 알메리아 행들이 비행기표는 더 싼 것 같거든요.  도시가 작다보니 공항 이용도 편리하구요.  영국에서 저렴하게는 1인당 45파운드에 왕복 비행기표를 구입할 수 있으니, 아주 좋은 옵션인 것 같아요.  저도 다음에 날씨가 더 좋아서 해수욕이 가능한 시기에 알메리아로 다시 와야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