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영국육아] '토들러 그룹' 탐방기 (2) 장난감이 많은 교회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1. 23. 06:06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 지난번 초등학교에서 하는 토들러 그룹 이야기에 이어 오늘은 또 다른 토들러 그룹에 다녀온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곳은 제가 유일하게 여러번 방문한 토들러그룹입니다.  

일단 위치가 시내근처라 집에서 유모차를 끌고 20분 정도 가면 되는 곳에 있는데, 어쩌다 시간이 맞아서 여길 가 보니 생각보다 분위기 괜찮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한번 더 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번주에 바로 세번째로 이곳을 방문하였습니다. 

여기는 바로 Abbey Church 라는 곳에서 하는 토들러 그룹으로, 매주 월요일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있는 모임이에요.  시간이 이렇게 정해져있기는 해도 누구든지 자기 시간이 맞을 때 왔다가 떠날 수 있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모든 베이비/토들러 그룹이 그렇습니다.  

참가비는 따로 없고 차나 커피를 제공하므로 자발적으로 도네이션 (기부)을 하면 됩니다 (참가비가 따로 있는 모임들도 있어요).  아기들 물과 간식도 제공해줘요.  아기 간식은 지난 번 소개한 동네 초등학교 토들러 그룹과 마찬가지로 브레드스틱이나 건포도, 좀 더 큰 아기들을 위해서는 비스킷 같은 것을 제공하지요. 

교회에서 운영하기는 하지만 종교적 성격이 있거나 다같이 기도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이 교회 시설을 빌려서,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지는 모임이에요.  물론 자원봉사자들 중 해당 교회의 교인들이 포함되어 있지만요.  

세번 정도 가보면서 알게 된 이곳의 장점은 다양한 장난감.  자유로운 분위기.  모임의 규모가 큰 편이지만 너무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나름 친절한 편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아시안 엄마가 저말고도 한둘 있어서 그것도 나름 편하기도 하구요.  

저희 잭은 혼자 잘 앉지 못하던 6개월에 두번 가보고 이번에 간 거라 아주 신기해하며 잘 놀더라구요.

이렇게 넓은 공간에 장난감이 다양하게 놓여져있습니다.  예전에는 여기도 찝찝하고 이게 뭔가.. 했는데, 다른 데를 가보니.. 이 정도면.. 아주 잘 되어있는 곳이구나... 싶더라구요.  ^^;;; 

저희 잭은 처음에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실로폰을 갖고 놀다가 (아주 신기해했어요!), 

그리고, 아래의 이 장난감을 잘 갖고 놀았어요.  갖고 논다고 해봤자 그냥 만지고 잡아당기고.. 하는 게 전부예요. ^^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도 주위에 사람들과 다른 장난감이 모두 신기한지 연신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구경하기 바빴어요. 

나중에는 자리를 옮겨서 자동차도 갖고 놀고,

유아용 레고도 있어서 레고도 갖고 놀았어요. 

이렇게 대형 레고는 태어나서 처음 보네요.  아이가 잘 갖고 놀아서 좋더라구요. 

얼마전 사려고 잠시 진지하게 고민했던 걸음마 보조기 (아래 사진) 도 있어서 한번 써보게 할까 싶었는데, 잡고 서지는 않고 손잡이만 자꾸 무는 통에 안 사길 잘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렇게 토들러 그룹에서 집에 없는 장난감을 다양하게 써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바퀴달린 말 같은 게 있길래 거기에 앉혀봤습니다.  그랬더니 어색한지 좌석에 앉기보다는 거의 서 있는 듯한 자세로 엉거주춤 하네요.  앉은 것도 아니고 안 앉은 것도 아닌~ ㅋ

작은 방에는 이렇게 어린이 싱크대가 마련되어 있는데, 언제나 인기폭발!  싱크대 두대에 매달려 노는 애들이 예닐곱은 족히 넘은 것 같아요. ㅋㅋ 저희 잭도 거기 합류하여 잠시 함께 놀았어요! 

재밌는건 영국이다 보니 실물 토스트기랑 거의 똑같이 생긴 미니 토스트기도 있고, 

잉글리쉬 브렉퍼스트를 만들 수 있도록 소세지에 계란후라이도 있고 영국인들이 즐겨먹는 콩도 있었어요.  서양식 식사에 맞는 소꼽놀이 도구가 있는 것을 보니 재미있었어요.  이런 장난감도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으니까요. 

놀다가 아이가 배고파할 때, 예전에 왔을 때는 수유를 했는데 이젠 잭도 많이 컸으니 며칠전 블로그에 올린 Ella’s Kitchen의 과일 퓨레를 쪽쪽 쫘서 먹였습니다 (영국 시판이유식 이야기 보러가기 클릭).  

그리고 마지막은 노래시간!  Rhyme Time!  반짝반짝 작은별~ 부터 다양하게 여러 노래를 율동과 함께 다같이 부르는 시간.  혼자 설 줄 아는 아이들은 이렇게 가운데에서 춤을 추기도 하고 방방 뛰기도 하며 좋아합니다.  저희 잭은 노래 시간 중간부터 잠이 와서 몸을 뒤로 젖히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해서 저희는 중간에 빠져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모임에서 나와서 집으로 오는 길에 한 10분쯤 걸으니 아이는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어요.  자기도 어지간히 피곤했나봐요. 

이날 저희 터키 이웃 비르굴은 오전에 친구를 만나러 나가고, 그날 오후에 출근하는 남편이 오전에 아이를 데리고 왔어요.  대부분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오고, 오페어 (영국 가정에서 숙박을 제공받고 주당 80파운드 가량의 수당을 받으며 낮에는 아이를 봐주고 나머지 시간은 영어공부 하며 지내는 사람들)나 내니 (nanny 아기를 돌봐주는 사람; 가장 고가의 서비스)들이 아이를 데리고 오기도 해요.  그러나 아빠들이 데리고 오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이날은 아빠가 저희 이웃 포함 딱 2명 이었습니다. 

이렇게 저희는 이날 Abbey Church에서 하는 토들러 모임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이런 곳을 다녀오면 걱정스러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깨끗하게 닦이지 않은 장난감을 함께 만지며 놀기 때문에.. 혹시라도 세균에 감염되거나 감기가 옮거나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는 거예요. 

그러나 좋은 점은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가서 즐거워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보며 끊임없이 자극받고 신기해한다는 것.  엄청 졸리기 전까지 징징대지 않고 잘 논다는 점.  저 또한 다른 엄마들과 한두마디 대화라도 나눌 기회가 있다는 점.  다른 엄마들도 다 나랑 별반 다르지 않은 신세구나.. 위로가 된다는 점 (다들 핸드폰을 어찌나 들여다보는지.. ㅋ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더라구요).  무엇보다도, 그날 하루의 시간이 아주 빠르게 잘 간다는 점!!!  

아직 제가 영국에서 운전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가 걸어서 아이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아기 모임은 제한적인 편인데, 나중에 운정을 하게 되면 좀 더 다양하게 다녀볼 수도 있겠죠?  다음주에는 저희 집 근처 gym에서 하는 아기 모임에 가볼까 해요.  거기는 2.50파운드의 입장료가 있다고 하는데, 다양한 놀잇감에 프로그램이 아주 좋다고 하더라구요.  거기는 집에서 걸어서 7-8분이라, 거기도 제가 가기 딱 좋은 곳이에요.  다음에 거기에 다녀와서도 후기를 전하겠습니다.  

이제 곧 주말입니다.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