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영국의 흔한 주말 일상

옥포동 몽실언니 2017. 2. 6. 12:16

오늘은 생각난 김에, 그리고 시간이 난 김에 블로그 글을 연속하여 두개를 써 봅니다.  오늘 쓸 이야기는 영국의 흔한 주말 일상입니다.  사실, 저의 흔한 주말 일상입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스페인 알메리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느낀 것이 그 때 그 때의 느낌과 생각들을 기록하지 않으면 이후에 돌이켜서 글을 쓰려 해도 그 때의 느낌과 생각이 잘 살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이래서 매일매일 일기를 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일상적인 날들도 그 때 그 때 생생할 때 하나라도 적어두자는 생각으로 오늘 저의 너무나 평범했던 일요일 오후 한나절을 여러분과 공유할까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곳은 옥스포드의 북쪽 North Oxford에 있는 Summertown이라 불리는 동네입니다.  옥스포드 북쪽 지역은 옥스포드 부촌 중 하나로, 과거 옥스포드 대학의 교수들이 결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북쪽에 자리잡고 살면서 발전하게 된 동네라고 하는 설이 있는 지역이에요.  과거에는 신학을 가르치고 성직자를 길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옥스포드 대학이 시작된 만큼 가르치는 교수들 또한 성직자로 결혼이 금지되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나 그 교수들이 결혼하면서 정착해서 발전한 동네라는 것은 하나의 설이고, 그 전부터도 상인들이 자리잡고 살면서 번성하기 시작한 동네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관광을 하는 옥스포드 시내에서 북쪽으로 걸어서 30분을 오면 있는 이 동네가 바로 그 이름도 예쁜 Summertown입니다.  


영국은 동네마다 작은 상권이 있는데, 마치 한국에 시골에 마을회관이 있고 동네슈퍼가 있는 것처럼 여기도 어느 동네이든 슈퍼, 펍은 반드시 있고, 거기에 좀 더 크면 카페, 우체국, 부동산도 있고.. 거기에 동네가 더 크면 은행, 레스토랑, 옷가게 등 다른 여타 상점들도 있는 편인 것 같아요.  써머타운은 옥스포드에 있는 대표적 동네 중 하나로, 좋은 사립학교도 많고 공립학교도 아주 좋은 공립학교들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 교육을 위해 살고 싶어하는 곳 중 한 곳이지요.  단 그런 만큼 집값도 비싸다는 것이 함점..! 


저는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그 기숙사가 옥스포드의 북쪽에 위치한 덕에, 제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옥스포드 북쪽 부촌 지역에서 살면서 Summertown을 생활권으로 지내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이 곳이 저에게는 정말 동네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사실 오늘은 아주 흔한 주말 하루는 아니었습니다.  친한 동생이 몸이 좋지 않아 이곳 옥스포드 지인집에 요양을 와 있던 터라, 이 친구를 본인의 일터가 있는 동네로 데려다 주느라 편도에 1시간 20분 남짓, 왕복 총 3시간을 차로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런 일도 주말이니까 편히 할 수 있었던 일 중에 하나이니 주말 일상의 일부라 할 수 있죠.  평일에 하지 못할 대인관계에서의 도리를 다하는 일도 주말의 중요한 일상 중 하나니까요.  그리고 돌아와서 간단히 카페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땡땡님은 이발을, 저는 M&S에서 장을 보는 일을 하게 됩니다.  느긋하게 장을 보고 돌아왔는데도 주말이라 이발소에 사람이 많아서 땡땡님은 아직 이발 순서도 다 되지 않아서 함께 기다리며 이발을 하고 나왔어요.  


오늘은 친한 동생을 데려다주러 Luton을 다녀온 후, 써머타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일단 점심을 먹으려고 카페로 고고.  전에 영국에서 샌드위치 먹는 이야기를 했듯이 (http://oxchat.tistory.com/49) 카페에서 간단히 먹는 점심은 영국에서 너무 흔한 점심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옥스포드의 떠오르는 맛집, Gail's 라는 빵집/카페에서 먹음으로써 그 흔한 샌드위치 점심이 저희에게도 나름 특별한 주말 점심입니다.  이 Gail's 라는 곳은 나름 맛집으로 런던에서 시작하여 전국적으로 체인을 확대해가고 있어요.  옥스포드에도 1-2년 전에 처음 들어와서 이곳이 아주 문전성시를 이루면서 지금은 옥스포드 시내에 가까운 Little Clarendon Street에 옥스포드 2호점을 개점하려고 공사 중에 있는 정도예요.  이곳 Gail's 홈페이지를 보시려면 http://gailsbread.co.uk/bakeries/summertown/ 참고.


아래는 Gail's in Summertown, Oxford 의 외관입니다.  야외에 놓아둔 화분도 이쁘고, 야외에 좌석도 배치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아주 추운 날 중의 하나여서 기온이 3-5도밖에 되지 않는데도 영국인들은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야외 좌석에 앉아 식사를 하다니!!! 놀랍지 않나요?!  기온이 3-5도밖에 안 되는 날이 아주 추운 날이라는 것이 더 놀랍다구요?! ^^; 영국에서 저 기온은 아주 추운 날입니다! ㅋㅋ 이게 기온이 낮지는 앉아도 습도가 아주 높고 바람이 불면..체감 기온은.. 더 떨어지고 소위 말하는 뼛속을 스미는 희안한 추위를 경험하게 됩니다.  어쨌든 이런 날씨에도 저 야외 좌석에 기꺼이 앉는 놀라운 사람들!  사실 실내 좌석이 꽉 다 차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앉은 것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한국 같으면 그냥 take away를 하거나 다른 카페를 갈텐데.. 참.. 신기하죠?! 

오늘 제가 주문한 음식은 훈제연어 샌드위치.  사실 요즘 연어가 땡겼던 데다가 (그래서 집에도 훈제연어를 사 뒀습니다.  게다가 이걸 먹고 집에 가서도 또 연어 샌드위치를 해 먹었다는! ㅋ), 이따 점심을 제대로 집에 가서 다시 먹을터라 작고 간단한 미니샌드위치를 시켰어요.  검정색 작은 깨가 뿌려진 빵에 녹색 호모스 같은 소스에 훈제연어 듬뿍.  그리고 약간의 허브를 뿌려준, 아주 간단하면서 건강한 느낌이지만 아주 맛있는 샌드위치예요.  손으로 먹을 거라 생각하니 저렇게 나이프만 함께 나왔습니다. 

저의 동행인 땡땡님이 시킨 메뉴는 우리 둘 다 너무나 애정하는 메뉴, 치킨 샌드위치예요.  이게 햄버거 모양이지만 브리오쉬 (Brioche) 빵으로 만든 거라 샌드위치라 부릅니다.  마치 크로와상을 반으로 썰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듯이, 부드러운 브리오쉬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지요.  가운데 들어간 것은 치킨을 맛있게 양념을 해서 기름을 두르고 구워준 것인데, 무엇으로 양념을 한 것인지.. 그냥 소금후추가 아닌.. 뭔가가 더 얹어진 맛인데.. 정말 맛있어요!!  그리고, 별 것 없이 상추에, 토마토에, 절인 양파와 피클인데, 사실 저 치킨 밑에 뭔가 소스가 또 발라져 있습니다.  케챱/마요네즈에 이것 저것 넣은 듯한 소스인데.. 뭔지 몰라도 이 별 것 없는 음식의 조합이..아주! 아주! 아주!!! 기가 막힙니다!!  이건.. 정말.. 먹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그 맛!  먹고나면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는 그 맛이에요.  가끔씩 생각나서 정기적으로 먹어줘야 하는 음식 중 하나예요!  그러나 저는 이틀 전에 KFC의 징거버거를 먹은터라, 치킨은 잠시.. 다음으로 미루고 연어샌드위치를 먹는 걸로~

샌드위치와 함께 커피 커피~ 저는 오늘도 커피에 우유를 넣을거라서 땡땡님이 저에게 우유를 건네주고 있습니다.  캬... 우리의 샌드위치.. 다시 봐도 또 먹고 싶네요!!

이렇게 주문대 위에 여러 종류의 빵과 샌드위치 들이 놓여져 있는데, 저 치킨샌드위치는 인기메뉴라 오후 3시 정도만 되어도 다 팔리고 없는 경우가 많다는!  오늘은 1시 전에 간 터라 샌드위치 사수에 성공했지요.  사진에 찍힌 직원의 오른팔 집게 바로 아래에 있는 샌드위치는 같은 브리오쉬 샌드위치인데 vegetarian 용이라서, 시금치와 여러 야채로 만든 패티가 들어간 샌드위치예요.  전에 갔을 때 치킨이 다 떨어지고 채식주의자 용만 하나 남이있어서 그걸로 먹었는데, 그것도 사실 아주 맛있었어요.  마치.. 채소로 만든 크로켓을 넣어 만든 브리오쉬 샌드위치라 봐도 될 것 같은 맛.  흠~~ 그 외 다양한 빵들이 있는데, 이 외에도 많은데 늘 손님이 이 앞에 많이 줄을 지어 있어서 사진을 찍는 게 불가능하답니다. ㅠ

아래는 가게의 내부전망.. 이것도 정말 겨우 찍은 사진이에요.  지금 보이는 빈자리 두개는 줄 지어 있는 손님들을 위하여 샌드위치 뚝딱 먹고 자리를 비운 저희 두 명의 자리이고, 나머지는 완전 만석.  그런데도 여전히 주문대에 줄지어 있는 사람들이 보이죠?  가게 직원이 뭐라 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 재빨리 먹고 일어나게 됩니다.  기다리는 이의 마음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죠.  저 주문대 너머에 안쪽으로 가면 작은 2인용 테이블이 3개가 있는데, 그것도 이미 다 차 있는 상태예요.  이쪽 안쪽에는 눈에 보이시듯 10명까지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 하나, 그리고 창가쪽에 Bar형식으로 있는 테이블에 4-5좌석이 실내 좌석 전부예요.  그러다 보니 이 인기좋은 빵집은 왠만하면 만석.  그리고 날씨 좋은 날은 야외 좌석까지 모두 만석이랍니다. 

저희가 나와서 외관 사진을 찍는 동안, 또 한 커플이 Gail's로 향하고 있었어요.  영국에서 보기 드문 나름 커플룩을 입으신 중년 부부. ^^  


자, 이제 배를 채우고 커피로 몸을 깨웠으니 땡땡님의 이발시간이 왔어요.  영국은 워낙 사람 손으로 하는 서비스들은 비싸다 보니 이발을 한국에서처럼 자주는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에서보다는 다들 외모에 신경을 덜 쓰고 사는 편이기 때문에 머리가 덥수룩한 것이 그냥 자연스러운.. 그런 분위기예요.  ^^ 이곳은 이 비싼 동네 Summertown에 있는 이발소 중에 가장 저렴한 이발소이자, 옥스포드 내에서도 가장 저렴한 곳 중에 하나예요.  놀랍죠?  가장 좋은 동네에 있는 가장 저렴한 이발소라.. 사실 찾아보면 다른 동네에서 더 싸게 하는 곳이 더 있을 수도 있는데, 여기는 M&S 뒷편 마트 주차장도 있어서 차를 갖고 와서도 머리를 자를 수 있고 해서 접근성이 좋은 곳이기도 하죠.  

아래는 이발소 내부.  우측 좌석에 앉아있던 손님 머리가 막 끝나서, 계산대로 이동한 틈을 타서 한컷!

지금 계산하고 있는 아저씨가 저 자리에서 커트하신 장본인.  아저씨 전에 아들 헤어도 모두 하고, 이제 계산을 하십니다.  손님이 얼마나 많은지 보이시죠?  지금 머리 자르고 있는 어린 초등학생 하나, 그리고 자리에 앉아있는 남자어른과 그의 아들, 또 사진에 크게 보이는 왼쪽 아저씨와 그 옆에 코만 보이는 그의 아들.  갈색 점퍼만 우측에 보이는 땡땡님.  땡땡님이 커트 하고 있는 중에는 한 아시안 아주머니도 아들을 동반하고 아들 머리 자르러 들어오셨어요.  문전성시를 이루는 써머타운 바버샵.  재미있게도 마지막에 등장한 아시안 아주머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빠들이 아들을 동반하고 이발소를 왔어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전경인 것 같아요. 

윗 사진 왼쪽 코너에 남색 체크 칼라 셔츠에 챠콜색 쟈켓을 입고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의 아저씨는... 누가봐도.. 교수인 분이셨어요.  옷차림, 생김, 말투 모든 면에서 '교수교수' 하고 있던 분이셨어요.  함께 온 아들의 어린 나이 또한 그가 교수임을 말해 주는 힌트가 되기도 하죠.  영국에서는 한국에 비해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더 빨랐던 만큼 한국보다 만혼 현상이 더 일찍 나타났고, 교수들 중에서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가 어린 경우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제가 사는 기숙사 주변에 사립학교들이 많은데, 학교에 딸이나 아들 손을 잡고 등하교 시키는 교수들을 자주 보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흔하게 눈에 띄거든요. 


이 가게가 이번 겨울 휴가기간을 이용해서 벽면에 그림장식으로 인테리어를 바꿨더라구요.  그래서 거울 속에 런던 타워브릿지 그림이 보이게 해 뒀더라구요.  나름 신경을 쓴 듯 하지만 좀 너무 노골적인 인테리어인 것 같더라는..ㅋㅋ 아무리 이곳이 영국이어도, 본인 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거울에 보면 본인 배경으로 타워브릿지가 보인다고 생각해보세요.  좀 오글거리지 않나요?!  ㅋ 줄무늬 옷을 입을 이발사 아저씨 (사실 아저씨라 부르기엔 젊어 보였지만 ^^;), 패션 센스가 눈에 띄네요!  아래에 뒹구는 하얀색 쓰레기는 목에 감는 하얀 밴드로, 머리카락이 목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장치예요.  사진에 보면 칼라에 감겨있는 하얀색이 옷이 아니라 저 일회용 밴드입니다.  손님이 많아서 청소할 틈이 없다 보니 바닥에 여러 색의 머리카락이 나뒹굴고 있네요. 

사실 땡땡님은 그 전에 살던 동네 인근의 이발소를 이용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제가 써머타운에서 길을 다니며 볼 때마다 늘 이 이발소에는 손님이 없을 때가 없어서, '이 집에는 뭔가가 있구나!' 싶어 이곳을 강하게 추천하여 처음으로 이용해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돈도 싸지만 머리도 뚝딱뚝딱 잘 잘라줘서 그 이후부터 땡땡님도 단골이 되었지요.  이발사들이 모두 외국인들인데, 손재주가 (다른 이발소 영국 이발사들에 비해) 좋고, 커트도 나름 균일하게 하는 편이다 보니 늘 오게 되는 것 같아요.  놀랍게도 영국에서는 같은 머리를 주문해도 할 때마다 다른 모양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어 주는 일이 참 흔하거든요.  ^^ 동일한 사진을 들고 와서 이 머리로 해달라고 주문을 해도 그렇고, 영국식 헤어 주문 방식 (바리깡 번호로 주문을 합니다 - "옆과 뒤는 4번으로, 윗쪽은 가위로 컷 해주세요" 등 ㅋ)으로 같은 주문을 해도 늘 다른 머리가 나오는, 바로 그런 곳이 영국 이발소랍니다! ㅋ 사람들의 손기술이 한국사람들처럼 능숙하지가 않은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일반적 이발소들과 비교해서 이곳 외국인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이발소는 실력이 좋은 편이다 보니 늘 손님이 붐비는 것 같아요.  오늘도 땡땡님은 "Side and back number four, and top scissors cut please"라고 아주 간단히 단 몇마디만으로 주문을 완료.  그러자 헤어컷에 들어가는 이발사.


아래 아저씨는 또 다른 이발사.  지금 머리를 하고 있는 어린 학생은 뒤에 앉아있는 남자 아저씨의 아들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혼자 온 어린 학생이었어요.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을 이야기하며 이쪽은 더 길게, 저쪽은 이렇게 해달라 주문하는 당찬 소년이었습니다.  

자, 지금도 사실은 스타일 의논 중입니다. ^^ 저 소년이 옆쪽과 뒷쪽은 짧게 자르되, 윗 머리는 젤을 발라서 스타일링을 할 수 있게 길게 해달라고 주문을 해서 머리 길이를 의논하고 있어요.  그래서 앞쪽 머리를 넘겨 주며, 이 정도면 되겠냐.. 하고 의논 중 ^^  그리고 최종 스타일링을 마치고, 아이가 자기가 왁스가 없는데 지금 아저씨가 발라준 거 자기도 살 수 있냐고 물어보니, 아저씨가 왁스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지금 이걸로 내가 해줬으니 오늘은 그냥 가보고 이게 괜찮다 싶으면 다음에 가게에 들러서 여기와서 사라고 권했어요.  무조건 사가라고 하지 않고, 일단 오늘 쓴 거 느껴보고 다음에 와서 사라고 하는 아저씨의 모습에 나름 양심적이고 손님을 가족/친구 대하듯이 진솔하게 한다 싶어 마음에 들었지요.  이것이 이 수많은 단골을 유지하는 비법 중 또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자, 이곳 헤어 비용이 궁금하시죠?  가격표를 한장 찍어보았습니다.  학생은 할인해서 11파운드.  이건 일반 full time student를 말하는 것이고, 12세 미만 학생은 Kids 가격입니다.  일반 남자 헤어컷이 13.50파운드.  한국으로 치면 2만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인데,  이 가격이 옥스포드에서는 나름 가장 저렴한 곳 중 하나예요.  놀랍도록 비싼 가격이지요?  별 것 아닌 동네 이발소에 남자 머리 커트가 2만원이라.  게다가 머리 감겨주고.. 뭐 그런 거 없습니다. ㅋㅋ  시내에는 14파운드에서 15파운드까지 하는 편이라 그에 비하면 이곳이 싸요.  shaving 등등도 한다고 되어 있는데 근처 지나면서 남자 커트 말고 다른 것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캠브릿지에 있는 친구네에 놀러갔을 땐, 그 친구네 동네에는 남자 헤어커트가 11파운드 하는 집이 있더라구요.  너무 저렴하길래 친구 남편과 땡땡님을 함께 보내어서 머리를 자르고 오게 했는데, 그런 다른 지역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집이지만 옥스포드에서는 나름 저렴한 이발소 Summertown Barber 입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는 인간관계에서의 도리도 하고, 카페에서 점심도 간단히 먹고, 음식 장도 보고, 머리도 자르는.. 흔한 주말 일상을 보내었습니다.  일상은 늘상 있으면서도 소중한 것이, 하루 하루 먹고 자고 장을 보고 빨래를 하고.. 이런 일들을 하지 않고는 삶이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대단할 것 없이 밥 먹고 머리를 자르고 장을 보는 하루였지만 한 주를 준비하는 소중한 주말 하루를 즐겁고 편안하게 보내고 나면.. 한주를 시작하는 마음이 가볍고 즐겁습니다.  모두 2월의 둘째주를 힘차게 잘 보내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