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 10

이끼들도 잘 자라는 영국의 봄

오늘은 이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국에 살면서 나무, 새, 다람쥐 등 여러 자연과 친숙해졌지만 그 못지않게 아주 친숙해졌지만 아직도 조금은 낯선 자연, 이끼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끼를 너무 좋아해서 일부러 집안이나 야외 가든에 키우려고도 하던데, 저는 왜 그런지 이끼를 아주 최근까지도 많이 무서워했습니다. 한국에 살던 당시에는 물에 끼는 물이끼 외에는 별로 이끼를 볼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끼라는 것 자체가 참 생소했지요. 영국에서 지낸 지 몇년이 되었던 어느날 땡땡님과의 데이트를 이어가던 중 어느날 땡땡이 저에게 질문을 합니다. "몽실, 넌 나중에 어떤 곳에 살고 싶어?" 라고. "저요? 음.. 전.. 좀 조용하고..자연도 가깝고 그런 곳에 살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영국생활 2017.02.28

새 돌보기를 좋아하는 영국 사람들

봄에 움트는 새 생명들은 비단 풀과 꽃들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동물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영국사람들은 가든 가꾸는 것을 좋아하고 하다 보니 가든에 날아드는 새들은 영국 가든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영국사람들은 겨울이면 새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새밥을 주는 통을 가든에 두기도 하고, 봄이면 새들이 알을 품기 좋게 도와주기도 한답니다. 특히 초봄이면 새들이 활기를 띄는데 아직 나무에 잎이 무성히 자라기 전이라 나무에 앉아있는 새들을 포착하기에도 너무 좋은 시기이죠. 오늘은 영국인들의 새사랑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아래 사진에 녹색통 보이시죠? 저것이 바로 새들에게 밥을 주는 새모이통입니다. 저 통 안에 땅콩 같은 것을 넣어두면 새들이 와서 집어먹어요. ..

영국생활 2017.02.28

공원에 가득한 활기가 전하는 영국의 봄소식 (2)

지난번 포스팅에서 칼리지 가든에 찾아오기 시작한 봄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오늘은 옥스포드 시내에 있는 옥스포드 대학 공원, University Park에 찾아온 봄 소식을 전할까 합니다. 옥스포드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분만 걸어오면 키블칼리지 건너편에 옥스포드 대학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습니다. 공원의 입구는 여러개인데 그 중 키블 칼리지 (Keble College) 쪽 입구가 시내에서 아마 가장 가까운 입구일 것 같습니다. 이 대학공원은 대학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공원이지만 지역주민은 물론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는 public park입니다. 이 곳은 시내와 인접하면서도 북쪽 주택가와도 인접해있어서 학생들과 지역주민이 일상적으로 찾고, 달리기를 하고, 통과하여 지나기도 할 뿐만 아니라 다소 멀리..

영국생활 2017.02.24

'눈방울' 꽃이 알리는 영국의 봄 소식 (1)

안녕하세요! 영국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다시 소식을 전하네요. 겨울이 가고 이제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환절기에 접어들다 보니 몸이 약한 (?!) 이 몽실언니는 감기몸살에 시름시름 앓다 이제야 좀 기운을 차렸습니다. 오늘은 봄 소식을 알리는 예쁜 들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국에서는 봄이 찾아오는 것을 한결 길어진 해의 길이와 한층 따뜻해진 기후에서도 알 수 있지만 그 보다 더 시각적으로 봄을 알리는 것은 수수하면서도 화려하기 그지 없는 알록달록한 봄의 야생화들입니다. 그 중 단연 손꼽히는 것이 바로 'snowdrop' 즉,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눈방울'이라 부를 만한 하얀 수선화과의 야생화와 오색찬란한 spring crocus로, 붓꽃과의 야생화입니다..

영국생활 2017.02.24

어느 과일광의 영국 만오천원 장보기

저는 정말 과일을 좋아합니다. 부드러운 과일은 부드러워서, 아삭거리는 과일은 아삭거려서, 시큼한 과일은 시큼해서.. 제가 좋아하는 달콤한 과일은 감이 유일한 것 같은데, 감은 달콤하면서도 그 식감이 너무 좋아요. 이런 과일광에게 영국의 과일값은 참 친절합니다. 오늘은 칼리지 버스를 타고 기숙사로 돌아오려고 마음을 먹으니, 무거운 과일들을 좀 사서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일이 무겁다 보니 왠만하면 차 편이 편리할 때 쇼핑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아무리 과일을 좋아하기로서니 그 녀석들 때문에 제 어깨가 너무 아프면 제가 사랑하는 과일들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그럴 수는 없죠. 사랑하는 나의 과일들을 원망하게 되는 일을 만들 수는 없으니, 왠만하면 마트에서 집까지 도어 투 도어로 도보 ..

영국생활 2017.02.17

스윈던 가는 길에 생긴 일

어제는 친한 동생 S를 만나러 스윈던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남편 직장이 스윈던이라 몇 해전 이곳으로 이사를 왔지요. 스윈던은 옥스포드에서 사쪽방향으로 기차로 약 30분, 차로는 약 한시간 떨어진 인구 약 20만의 꽤 큰 도시입니다. 단 기차로 갈 경우 디드콧 ( Didcot Parkway) 에서 기차를 환승해야 해서 운이 좋으면 36분에 갈 여행이 때로는 환승대기 시간에 따라 한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하는데 오늘 제 여행 예상 소요 시간은 52분. 아주 운 좋은 경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쁘지도 않습니다. 아래는 오늘의 여정. National Rail Enquiries 라는 앱을 설치하면, 실시간 열차 현황도 알 수 있고 내 여정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아주 유용한 앱이지요! 영국 여행하며..

영국생활 2017.02.16

영국 공원의 다양한 동물들

먹고 살기 힘든 가운데 여행이 소수들만 즐길 수 있던 럭셔리였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많은 나라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것이 자랑거리였습니다. 우리나라가 1995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고 그 당시만 해도 일인당 국민소득이 일만불이 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먹고 살기 힘든 가운데 겨우 휴가를 내어서 해외를 나갔으면 최대한 많은 곳을 가보고 많은 것을 보고와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는 것이 어쩌면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요즘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목적을 갖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세계여행을 하는 커플이나 부부, 형제, 모녀, 모자 등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한 도시에서만 장기간 체류하며 현지에서 사는 듯한 방식의 여행..

영국생활 2017.02.15

공원을 좋아하는 영국사람들

영국에 와서 유학이나 생활을 할 경우 런던처럼 큰 도시에 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참 생활이 단조롭고 따분하기 쉽습니다. 저녁 5-6시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몇몇 마트를 제외하고는 마트와 슈퍼도 모두 문을 닫고, 심지어 커피숍도 오후 대여섯시면 모두 문을 닫습니다. 저녁에 문을 연 곳이라고는 음식점, 펍, 그리고 더 늦은 밤에는 클럽 정도가 전부입니다. 외국에서는 가족들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하는데, 특별히 할 게 없으니 가족들끼리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인지, 가족들끼리 시간을 보내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저녁 놀이 문화가 발달하지 않는 것인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가 없지만, 일단 인건비가 비싼 이 나라에서는 사람이 하는 서비스는 당연히 모두 비싸고, 자연스레 가족들은 집에서..

영국생활 2017.02.15

영국의 흔한 주말 일상

오늘은 생각난 김에, 그리고 시간이 난 김에 블로그 글을 연속하여 두개를 써 봅니다. 오늘 쓸 이야기는 영국의 흔한 주말 일상입니다. 사실, 저의 흔한 주말 일상입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스페인 알메리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느낀 것이 그 때 그 때의 느낌과 생각들을 기록하지 않으면 이후에 돌이켜서 글을 쓰려 해도 그 때의 느낌과 생각이 잘 살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이래서 매일매일 일기를 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일상적인 날들도 그 때 그 때 생생할 때 하나라도 적어두자는 생각으로 오늘 저의 너무나 평범했던 일요일 오후 한나절을 여러분과 공유할까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곳은 옥스포드의 북쪽 North Oxford에 있는 Su..

영국생활 2017.02.06

영국에서 만원으로 장보기 (2)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글을 업데이트합니다. 개인적으로 커다란 프로젝트를 끝내느라 정신없는 한주를 보내고, 드디어 자유인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일 때문에 데드라인에 쫓길 때는 그렇게 블로그만 하고 싶더니, 막상 급한 일이 사라지고 여유가 생기고 나니 블로그가 아닌 다른 일상에 다시 쫓기게 되는 모습에 사람의 삶이 참 희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에 올린 만원으로 장보기 글이 생각보다 인기를 끌면서, 그 때 글을 올리면서도 말씀 드렸듯이 좀 더 일상적인 장보기를 한번 해서 올리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입니다. 장기 프로젝트 마무리 여파로 정신없는 한주를 보내고 나니 이제 다시 일상을 서서히 회복해야 하는데, 그 시작은 아무래도 제대로 된 식사하기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 집에서 밥도 좀 제대로 ..

영국생활 2017.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