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우울했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출산 후 초반 3개월에 일어났던 희안한 감정의 소용돌이는 분명 호르몬의 영향이 컸던 것 같은데, 그 이후의 우울감은 산후 초기에 겪은 우울감과는 꽤 다른 형태다. 좀 더 만성적이고, 답답하고, 해결되지 않으며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듯한 느낌. 지나가는가 싶으면 다시 찾아오고, 잘 견뎠다 싶으면 또 다시 휘몰아쳐오는..달갑지 않지만 내쳐지지 않는 그런 손님 같은 느낌이다. '나도 산후우울증을 겪는 것일까?' 하고 생각에 생각을 해봤지만 나의 증상은 '우울증'이라 하기에는 좀 약한 정도이니 '우울감' 정도라 하는 게 맞을 것 같고, 그 우울감은 산후의 어떤 증상이라기 보다는 내 경우에는 '육아' 자체의 고충에서 오는 우울감인 듯 하니, 이건 산후우울증이 아닌 '육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