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댁의 조촐한 아침식사
안녕하세요! 영국 사는 몽실언니입니다.
저는 오늘로서 임신 21주에 접어들었어요. 아랫배에서 아기집이 쑥쑥 자라 이제 배꼽 위도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렇게 배가 자라올수록 소화가 점점 되지 않지만.. 18주 이후부터 폭발하는 식욕을 감당하지 못하고 몽실언니는 늘 자기 식성껏 혹은 그 이상으로 먹다 보니 늘 속이 더부룩하여 꺼억꺼억 하며 힘들어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큰 결심을 하고!! 오늘 하루라도 속을 좀 편하게 하자..는 다짐으로 아주 간촐하게 아침을 먹었습니다 (절대 끼니를 건너뛰지는 않는다는 ㅋ).
오늘의 식사는 다름아닌 mashed potato 에 homemade soya milk! 매쉬드 포테이토와 직접 만든 수제 두유입니다.
매쉬드포테이토는.. 닭한마리 삶고 나서 칼국수를 투여하기 전, 바로 그 국물에 집에 있던 감자를 잔뜩넣고 삶아냈었어요. 칼국수 먹으면서 감자도 좀 먹었었는데, 이후에 감자만 따로 먹질 않게 되어서 며칠전 그 감자들을 데워준 후 버터 한스푼 넣고 포크로 마구마구 으깨어 주니 풍미 좋은 매쉬드포테이토 완성~ 너무 간단하죠?
두유는 조영두유제조기로 만든 두유에, 집에서 직접 볶아낸 고소한 호두, 아몬드, 깨, 땅콩 조금씩에 설탕도 조금 넣고 다시 믹서로 갈아낸 고소한 맛 두유. 시중에 파는 두유와 비슷한 느낌에 단 맛만 좀 덜하게 하여 저희 입맛에 맞게 만든 두유랍니다.
장을 주말에 봐서 왔는데, 이제 냉장고에 뭐가 남아있나 살펴보다가 그저께 만들어둔 메쉬드 포테이토 한덩어리가 덩그라니 남아있고, 또 다른 컨테이너에는 얇게 썰어둔 체다치즈가 두 덩이 남아있길래, 감자에 치즈 하나를 올려 전자렌지에 돌려돌려 감자와 치즈의 콜라보 완성! 괜히 있어보이려고 후추도 좀 뿌리고 파슬리 가루도 좀 뿌리고.. 두유도 따뜻하게 데워주니.. 나름대로 간촐하지만 건강한 아침 완성!
냠냠.... 사실은 책상에 앉아서 그냥 먹었는데, 이제 학생 신분도 벗어났는데 책상에 차려진 밥상 사진이 좀 그래 보여서 위의 사진은 급하게 음식을 식탁으로 옮겨서 사진만 잠시 찍은 거랍니다. ㅋ
오늘은 또 언제나처럼.. 참 영국스럽게 아침부터 비가 오고 있습니다. 영국은 1년 중 거의 2/3의 날들이 비가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요즘은 그래도 여름이라 비가 적고 해가 많다가 오늘은 오랫만에 참 영국스럽게 아침부터 비가 내리니.. 짜증이 나기보다는 창 밖에 보이는 이 비가 반갑습니다.
학교 기숙사 살던 시절에도 가끔 비오는 날 창밖 사진을 찍곤 했는데, 이 집도 창 밖 전망이 나쁘지 않아서 사진을 찍어보니 실제보다 더 좋아보이네요. 놀라운 폰카의 위력!!
오랫만에 비가 오는 모습이 정겨워.. 그리고 저희의 신혼초 보금자리가 되어 준 이 집의 모습을 기억에 남기고 싶은 마음에.. 한장의 사진과 함께.. 오늘 글을 마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