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빙던 15

남편의 런던 이직, 이사를 고민했다 내려놓은 이유

남편이 런던에 있는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은 후, 저는 열심히 이사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런던으로 구직반경을 넓힌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어요. 첫째는 남편이 런던에서도 한번 일해보고 싶었던 열망, 두번째는 런던 인근으로 이사를 가서 아이들이 좀 자랐을 때 저희도 런던을 가까이 두고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이사를 알아본 이유는 첫째 잭이 올해 9월이면 초등학교를 입학하게 되는데, 왠만하면 아이 입학할 시기에 이사를 가서 처음 시작한 학교에서 초등학교를 죽 다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살면서 전학이라는 것을 다녀본 적 없었기에 “전학”이라는 일이 큰 일로 여겨졌고, 어차피 몇 년안에 이사를 갈 생각이 있다면 빨리 이사해서 아이가 학교 생활에 큰 변화를 겪지 ..

[영국생활] 영국을 떠날 수 없게 하는 동네 산책로

해외생활은 고충이 많습니다. 국내에서 생활할 때 잘 생각해보지 못했던 종류와 내용의 고충이 많다는 것으로, 국내에서 생활하는 것도 고충이 많기는 마찬가지이겠죠. 영국에 산 시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영국에 있을 땐 한국이 정말 그립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국에 머물러 보니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영국이 그렇게나 그립더군요. 4개월간의 한국 체류 후, 남편의 생업 즉, 저희 가족의 밥줄이 있는 영국으로 돌아왔고, 저희는 다시 영국생활에 정착 중이에요. 부모님들과 북적거리며 지내다가 다시 저희 네 식구만 있는 생활에 적응하려니 쉽지 않더군요. 한국으로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그나마 저희를 이 곳에 정 붙이게 해 주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동네 산책로입니다. 저희를 영국에 머물게 하는 동네 산책..

[영국 락다운4주] 도시봉쇄 상태에서 아이와 살아가기

안녕하세요. 영국 사는 몽실언니입니다. 영국은 도시봉쇄 (Lockdown, 락다운) 를 실시한 지 한달이 되었습니다. 저희 잭이 어린이집을 가지 않은지도 딱 한달이 되었네요. 저희 남편 틴틴의 회사는 락다운 되기 일주일 전부터 전사원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틴틴이 재택근무한 지 딱 일주일 되던 때부터 아이 어린이집도 봉쇄령으로 닫게 되면서 지난 4주 내내 온 가족이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었습니다.그 4주의 시간 중 2주는 틴틴이 근무를 했고, 그 후 2주는 육아휴직을 사용하여 집에서 쉬었어요. 남편의 2주 육아휴가 기간 중에 저에게 작은 소망이 있었다면 1. 매일 샤워하기 (애가 둘이다 보니 매일 샤워하는 게 아주 럭셔리한 일입니다 ㅠㅠ)2. 매일, 아니 2-3일에 한번이라도 블로그 글 하나 ..

매일 저녁 Albert Park로 산책 가는 세 식구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예요. 요즘 저희는 매일 저녁 아빙던에 있는 알버트 파크 (Albert Park) 로 산책을 갑니다. 이 파크는 1860년에 지어진 공원으로, 아빙던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비영리 자선단체에서 세운 공원입니다. 저희는 결혼 전에 이 파크는 와 보고 결혼 후에는 아이와 함께 얼마전 이 공원을 방문한 게 처음이었어요. 이 공원은 아빙던의 대표적 사립학교 Abingdon School 바로 옆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인근이 private road로 된 주택가라 그런가.. 뭔가 저희집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졌어요. 걸어서 20분이면 더 넓은 에비가든(Abbey Garden) 과 에비메도우 (Abbey Meadow) 가 있다 보니 굳이 알버트 파크까지는 오게 되지 않더라구요. 여기는 차로는 집에서 4-..

영국 어린이집 St Mary's 방문 후기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희는 2019년 3월26일 오후, 1시 55분에 예정된 아이 예방접종을 인근 병원에서 맞힌 후 2시 30분에 어린이집 방문을 하기로 했어요. 이 어린이집은 Bright Horizons 이라는 어린이집 체인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저희가 사는 아빙던 지점의 이름은 St Mary’s 입니다. 이날 간만에 날이 따뜻하여 매일 오리털 파카를 입고 다니던 잭이 가벼운 쟈켓 차림으로 변신했어요! 병원으로 가기 위해 기다리면서 아빠 손 잡고 골목을 누비며 돌을 갖고 놀던 잭. 오른손에 주먹 꼭 쥔 거 보이시죠? 병원에 가서도 애가 손을 꼭 쥐고 있어서 왜 그러나 하고 주먹을 펴봤더니 저 손에 돌맹이를 하나 들고 있었어요. 그 돌맹이를 병원까지 내내 들고 갔다는 거 아닙니까~ 병원에 가면 ..

영국의 Oxfam 채러티샵 쇼핑

안녕하세요! 영국 사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아이를 재우러 시내로 나갔다가 채러티샵 (charity shop)에 가서 쇼핑을 하고 왔어요. 채러티샵은 한국으로 치자면 ‘아름다운 가게’ 같은 곳이에요. 특정 가치를 추구하는 비영리 기구들을 ‘charity (자선단체)’라고 부르는데요, 이 채러티들이 기금모금을 목적으로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들 등을 판매하는 곳을 채러티샵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아주 유명하면서 영국내에서도 가장 많은 채러티샵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Oxfam인데, 저는 오늘 잭과 함께 아빙던 시내에 있는 Oxfam 의 샵에서 쇼핑을 하고 왔습니다. 옥스퍼드를 여행하시는 경우 옥스퍼드 시내의 관광안내소 바로 인근에 있는 Oxfam이 세계 옥스팜 제 1호점이랍니다. 옥스퍼드에서 시작된 ..

영국에 닥친 이상한파로 느끼는 지역사회의 온정

올 2월 말부터 3월 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도록 춥고 눈이 왔다. 눈이 귀한 영국에 이렇게 눈이 오다니. 우리 잭이 태어난 12월 9일도 그렇게 눈이 와서 교통대란이 일어났었는데.. 이번에는 며칠을 연속해서 눈이 내렸다. 틴틴의 회사에는 눈으로 인해 출근을 못 한 사람들이 여럿이었다.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그 정도 눈이 왔다고 출퇴근을 못하냐 하겠지만 눈이 잘 오지 않는 이 나라에서는 그 정도 눈만 와도 난리가 난다. 좁은 국도길을 오랫동안 달려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가, 그런 길들은 밤에 다니는 차들이 별로 없다 보니 밤새 눈이 내리면 길이 얼어버린다. 눈이 이렇게 오자 난리가 영국은 난리가 났다. 학교 도서관도 일찍 문을 닫고, 우리 잭이 태어난 날도 병원에는 출근 못한 직원으로 인해 밤새..

영국생활 2018.03.06

출산 10주 달리기: 3.2km Easy Run

출산 9주를 넘어서며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짧지만 빠른 속도로 산책을 하다가 드디어 지난 토요일, 출산 딱 10주, 우리 아기 10주 생일이 되던 날 처음으로 달리기를 시도해보았다. 출산 10주 첫 달리기: Easy Run 3.2km그간 빠른 속도로 걷는데 큰 무리가 없는 것을 확인했고, 그 이틀전에는 3분을 연속해서 가볍게 뛰는 것에 성공하면서 어느정도 느린 속도로 달리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되었다. 게다가 그간 계속된 추위에 야외 운동이 힘들었는데, 그 날은 기온은 1도여도 바람이 적어서 (한국의 평균적 바람 정도. 영국은 늘 한국보다 2-3배 강한 바람이 부는 편이다) 춥지만 달리기를 하기에는 무리가 없어보였다. 갑자기 뛰기로 한 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던 것도 한 몫을 했다. 간만에 주말..

드넓은 공원 속 자연과 조화로운 영국의 최신형 놀이터

안녕하세요! 영국사는 몽실언니입니다. 블로그를 개설할 때만 해도 옥스포드에 살고 있어서 옥포동 몽실언니라는 이름을 지었는데, 근 10년을 적을 두고 지낸 옥스포드를 떠나 아빙던이라는 옥스포드 근교 동네에 자리잡은지 어느새 6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옥스포드를 떠나서 살아본 적 없는 제가 아빙던이라는 낯선 곳에 살아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첫째, 옥스포드보다 월세가 싸기 때문이었고, 둘째, 남편의 회사가 바로 앞이기도 했고, 셋째는 바로 오늘 포스팅의 주제가 되는 신장개업하기로 되어 있던 시내의 커다란 놀이터 때문입니다! 오늘은 바로 이 영국 작은 동네 아빙던에 신장개업한 멋진 놀이터를 소개할까 합니다. 지난 2월, 방을 구하러 이곳 아빙던을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이곳 시내 인근 공원 안의 놀이터에는 아래..

영국생활 2017.08.17

영국 늦봄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템즈강 둘레길 탐방

"영국 여행"이라 하면 대부분 런던, 에딘버러 같은 대도시 방문을 생각하지만 영국의 또 하나의 굉장한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이야 어느 나라에든 어느 산천에든 있는 것 아닌가 하겠지만 영국의 자연은 사람들과 훨씬 더 가까운 곳에, 바로 생활 속에, 일상 속에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이 템즈강 (River Thames)은 런던을 통과하여 남잉글랜드 지역을 관통하여 흐르는 강입니다. 이 Thames 강은 옥스포드, 레딩, 윈저를통과하여 런던으로 가는 강으로, 저희가 사는 아빙던 지역에도 이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이 템즈강을 따라서 나 있는 둘레길 중 아빙던 지역입니다. 이런 공공 둘레길은 National Trail이라 하여 도토리 모양으로 길마다 잘 안내가 ..

한국의 70배나 되는 영국의 높은 주민세

유럽의 세금이 높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영국의 경우 유럽 대륙 국가에 비해서는 세금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대륙 유럽 국가들의 경우 국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적연금, 즉 한국의 '국민연금'과 같은 국가가 운영하는 연금제도에 들어가는 기여금이 한국보다, 그리고 영국보다도 훨씬 높기 때문에 아무래도 세후소득이 더 줄어들게 되는 경향이 있을 것입니다. 다른 세금들을 차치하고서라도 한국인들이 영국에 오면 가장 놀라게 되는 부분이 바로 한국의 '주민세'라고 볼 수 있는 "Council Tax"입니다. 이 카운슬 택스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의 주민이면 누구든 납부해야 하는 주민세로, 한국인 기준에서 생각할 때는 그 수준이 말도 못할 만큼 높습니다. 주민세는 지방세 ..

영국생활 2017.04.26

영국의 한인들이 사랑하는 반찬, 훈제고등어!

지난주 시름시름 감기를 앓은 탓에 장보기도 귀찮고 요리하기도 귀찮고.. 신혼 재미 내느라 매일 같이 이것 저것 요리를 해먹던 몽실과 Tintin은 당분간은 그냥 좀 간단히 식사하자고 뜻을 모았다. 일요일, 오후 4시면 죄다 닫아버리는 마트들이 문을 닫기 바로 20분 전에 황급히 마트에 들러 우리가 사 온 것은 훈제고등어와 달걀, 파, 우유, 견과류, 페퍼민트 티. 새로운 한주를 앞두고 본 장인데도 불구하고 이 간단한 물품들은 요리에 별 뜻이 없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듯.우리가 오늘 사온 훈제고등어는 영국 슈퍼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영국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반찬거리다. 우리가 산 것처럼 아무런 특별한 양념도 되어 있지 않은 훈제고등어가 있는가 하면 후추가 ..

영국생활 2017.04.25

영국 공원의 다양한 동물들

먹고 살기 힘든 가운데 여행이 소수들만 즐길 수 있던 럭셔리였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많은 나라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것이 자랑거리였습니다. 우리나라가 1995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고 그 당시만 해도 일인당 국민소득이 일만불이 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먹고 살기 힘든 가운데 겨우 휴가를 내어서 해외를 나갔으면 최대한 많은 곳을 가보고 많은 것을 보고와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는 것이 어쩌면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요즘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목적을 갖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세계여행을 하는 커플이나 부부, 형제, 모녀, 모자 등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한 도시에서만 장기간 체류하며 현지에서 사는 듯한 방식의 여행..

영국생활 2017.02.15

옥스포드 인근 아빙던 (Abingdon) 시내 둘러보기

옥스포드 인근의 작은 타운인 아빙던은.. 오래된 작은 도시이지만 작지 않은 도시..라는 것이 아빙던을 둘러본 나의 소감이다. 이곳은 옥스포드에서 차로 10분 가량, 버스로는 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코스타 커피가 있던 market square에는 오래된 건축물들과 상점들로 둘러싸여 있다. 먼저 아래에는 St Nicolas Church. 사진: The Church of Saint Nicolas in Abingdon. 시내 광장에 있는 St Nicholas Church는 12세기에 지어진 교회. 기존에 존재하던 Benedictine Abbey of Saint Mary 로 가는 입구에 1170년 경에 추가된 교회라고 한다. 한눈에 봐도..참.. 12세기 경에 지어진 교회들처럼 생겼다. 옥스포드 인근의 Cot..

옥스포드 인근 아빙던 (Abingdon) 둘러보기

크리스마스를 아주 길게 즐기고 나면 12월 26일은 Boxing Day라고 불리는 공휴일로, 크리스마스날 문을 닫았던 모든 상점들이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열고 본격적 크리스마스 세일을 시작하게 된다. 영국의 경우, 박싱데이의 기원은 1663년 Samuel Pepys의 일기에 적혀있는 것이 오래된 기록인데, 과거 소매상들이 크리스마스 이후 첫 평일에 돈이나 선물이 들어있는 크리스마스 박스를 가지러 가던 풍습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이런 관습은 과거 부유한 사람들의 하인들의 경우 크리스마스 다음날 자신의 가족들을 방문할 수 있게 휴가가 주어졌는데, 이 때 그들의 고용인들이 가족들에게 가져갈 수 있게 선물이나, 보너스 혹은 크리스마스에 남은 음식을 싸주곤 한데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https://en.wiki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