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영국에서는 치과, 안경 처방 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의료서비스가 무상으로 이루어집니다. 당연히 이 무상이라 함은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재정이 조달된다는 뜻이지요. 약을 처방받게 되는 경우에는 약값을 본인이 내야 하지만, 임신부에 대해서는 임신기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 얼마간의 기간 동안에는 약값은 물론 치과치료도 무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임신 기간 중에 초음파 촬영, 각종 검사, 출산, 이 모든 것이 별도 비용 없이 국가의 세금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장단점이 있습니다. 당연히 가장 효율적으로 최소한의 꼭 필요한 만큼만 이루어진다는 것. 이게 어찌 보면.. 답답하면서도 어찌 보면 합리적이기도 합니다. 가령, 한국에서 놀라는 것은 임신 기간 중에 초음파 촬영을 적게는 두번에서 많게는 세번밖에 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놀라운가요? 그 이상의 촬영을 원할 경우에는 가까운 사설병원에 가서 1회 촬영에 80-100파운드 정도를 주고 개인적으로 촬영을 하면 되지요. 저희는 영국에서 10-12주 사이에 하는 첫 초음파를 촬영하였고, 7월 중순에 20주 촬영을 예약해둔 상태예요. 보통 이렇게 딱 두번의 초음파 촬영이 전부였는데, 최근와서 저희가 사는 아빙던 지역에서는 36주 초음파 촬영도 추가되었다고 한번 더 촬영할 기회가 있다고 하네요. 오예~
영국의 임신부에 대한 관리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임신 4-9주 |
의사에게 임신 사실 알리고 산모수첩 수령 |
임신 9-10주 |
미드와이프 (조산사) 첫 만남 - 약 1시간 - 소변 검사, 피검사 |
임신 10-12주 |
첫 초음파 - 다운증후군 등 1차 기형아 검사 - 피검사 |
임신 16주 |
미드와이프 만남 - 15분 가량: 아기 심장소리 확인 - 소변검사 (단백뇨, 당뇨 검사만) |
임신 20주 |
두번째 초음파 - 2차 기형아 검사 |
임신 25주 |
첫 의사 (일반가정의) 만남 |
임신 28주 |
미드와이프 만남 - 배둘레 측정 (아기 성장 확인 ^^;;) - 소변검사, 피검사 |
임신 34주, 36주 |
미드와이프 만남 |
임신 36주 |
미드와이프 만남. 마지막 초음파 촬영. 출산 계획서 작성. |
임신을 하면, 먼저 병원에 가서 산모수첩을 받고, 그 다음에 이루어지는 일은 조산사, Midwife를 만나는 일입니다. Midwife는 지역마다 정해져있습니다. 저의 담당 미드와이프는 다이아나 우드 라는 중년 여성입니다. (가끔 아주 젊은 20대의 미드와이프도 있습니다.)
미드와이프와의 첫 만남은 보통 9-10주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미드와이프는 저와 남편의 모든 가족 병력 등을 조사하고, 임신 기간 중에 어떤 식으로 임신부 관리가 이루어지는지 설명을 해주는데, 그 첫 만남이 보통 1시간 정도 걸립니다. 가족력을 조사하면서 컴퓨터에 각종 정보를 입력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와 동시에 첫 피검사와 소변검사도 하게 됩니다.
위의 제 미드와이프 책상에 활짝 펴져 있는 것이 제 산모수첩입니다. 바코드가 있는 저 종이는 제 병원 번호, 이름, 주소, 생년월일이 적혀있는 스티커로, 매번 제 이름과 병원 번호를 쓰는 것이 번거로우니 아예 라벨지에 저렇게 출력하여 필요할 때마다 저 스티커를 사용해서 붙이더라구요. 가령, 제 소변검사 통에 저 스티커를 한장 떼서 붙인 다음 검사실로 보내게 됩니다. 저 산모 수첩에는 아래와 같이 저렇게 복잡한 항목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전 아직도 저게 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
저는 이날 한 피검사에서 빈혈인 것으로 나와서 병원에서 무료로 철분제를 처방해줬습니다. 철분제를 6주간 먹은 후 다시 피검사를 해보자고 하네요.
이렇게 미드와이프를 9-10주 사이에 만나고 나면, 그 다음은 바로 첫 초음파 검사입니다. 초음파 검사는 가까운 큰 병원에서 하게 됩니다 (일반 동네 가정의에는 초음파 기계도 없고, 초음파기사도 없으니까요 ^^;;).
아래 사진은 저희가 간 옥스포드 대학병원의 여성센터, 초음파실 앞 대기실 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찍은 것은 다름이 아니라, 저 가운데 네모난 기계가 보이시나요? 저 기계는 바로 초음파 사진에 대한 비용을 계산하는 기계입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의료제도인 만큼 꼭 필요하지 않은 것에는 비용이 부과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초음파 사진인데, 사진 1장당 5파운드!!! 배보다 배꼽입니다. ㅋ 저희는 아무 생각없이 사진 1장 원해, 2장 원해? 라고 묻길래 2장 주세요! 했더니, 2장에 대한 비용, 10파운드 (15,000원 가량) 를 저 기계에서 내야만 했지요. 그래도.. 뭐~ 우리 아기 첫 사진이니.. 그 돈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두둥~ 이 초음파 검사는 사실 다운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등의 검사이기도 합니다. 피검사와 함께 병행을 하거든요. 그래서 처음 병원에 가면 이런 병들에 대한 검사를 하고 싶은지, 하기 싫은지 스스로 체크하여 사인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결과를 알고 싶지 않은 경우.. 알고 싶지 않다고 체크하면 이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그냥.. 모든 검사를 하겠다고 체크를 하고.. 초음파실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찍게 된 우리 아기 사진~ 아악!!! 너무 귀여워~~ 초음파로 보여주는데 너무 귀여워서 꺄악꺄악.. 소리를 질러댔다는... "So cute!!!" 라는.. ㅋㅋㅋ 영어를 남발하며~
위 두장의 사진이 바로 10파운드어치의 사진입니다. 사진과 함께 아래와 같이 사진을 끼울 수 있는 커버를 하나씩 주네요.
저 안에 아래와 같이 사진을 쏙 끼웠습니다~
초음파를 찍고, 피검사를 하고 나가는데, 간호사가 팩키지 하나를 집어줍니다. 산모수첩이 딱 들어갈만한 크기의 파우치에 온갖 정보지와 광고물이 들어있더라구요. 아래와 같이 크기가 딱 맞죠? 아마 산모들에게 프로모션하는 각종 광고 및 전단지들인 것 같아요.
집에 와서 꺼내보니.. 무료 비타민부터, 공짜볼펜, 아기 가구 광고며, 임신부 정보까지.. 다양하게 들어있었어요.
다른 건 제대로 보지도 않았고, 아래의 딱 한장이 제게는 가장 유용했습니다. 임신 주수별로 아기가 어떤 크기 만한지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현재 저는 17주에 접어들었으니.. 아기가 양파만하다고 하네요~ 에고~ 귀여운 것!!
이렇게 12주 초음파 검사 결과를 받고, 저와 Tintin은 잠시 한국을 다녀온 후 다시 16주가 되는 때에 미드와이프를 만났습니다. 그게 바로 지난주죠. 당연히 초음파 검사는 없고, 배에 스피커가 연결된 청진기 비슷한 것을 대어서 아기 심장소리만 확인했어요. 쿵쿵쿵쿵쿵쿵.. 아기의 심장소리로 아기가 살아있다는 것만 확인.. ^^;; 그리고 또 한번의 소변검사로 단백뇨나 당뇨가 있는지 체크. 다행히 모두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철분제를 처방받은지 6주가 된 때라 피검사도 다시 했고, 아직 결과는 연락받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정상이기 때문에 별도 연락이 없는 것이 아닌가..추정하고는 있지만 며칠 뒤에 병원으로 전화해서 한번 확인해볼 생각이에요.
16주 미팅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도 알려줬어요. 20주에 기형아 검사를 위한 초음파 촬영을 대학병원에 가서 하게 되고, 25주에는 처음으로 의사를 만나게 됩니다. 당연히 산부인과 의사 아니고, 일반 가정의 입니다. 이것도 놀라운가요? ㅋ 영국에서는 큰 문제가 있는 임신부가 아니고서는 산부인과 의사를 만날 일이 잘 없습니다. 그러고 나면 28주에 다시 Midwife 조산사와 만남. 그러고 나면 36주 초음파 촬영.. 그러고 나면.. 언제든 아기가 나올 때 출산.....이겠죠?!! 후덜덜.. 떨리네요~
20주 이후에 병원에 연락해서 Whooping Cough 라 불리는..한국어로 백일해? 라고 하는 백신을 맞으라고 하네요. 직접 병원에 연락해서 간호사와 약속을 잡은 후 맞으면 된다고 합니다.
저는 다음 20주 초음파를 찍게 되면 성별도 알게 됩니다. 영국에서는 아기 성별을 굳이 알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알려줍니다. 그에 맞게 아기용품을 준비하는 데 용이하니까요. 한국에서 아들인 것 같다는 사실을 알고 왔지만... 저희는 아직도 딸일 수 있는 가능성을 버리지 않고 있으므로 ㅋㅋ 그래도 20주 초음파를 기대해봅니다. 사실.. 딸이면 어떻고 아들이면 어떻겠습니까.. 늦은 나이에 귀하게 얻은 아기인만큼 건강하기만 하다면 사실 저희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잭, 보고싶다!!! 곧 만나자!!!
그럼, 저는 다음에 또 영국의 산모관리 정보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안녕!!
'몽실언니 다이어리 > 임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이 약한 임산부의 건강관리를 위한 사투 (0) | 2017.08.11 |
---|---|
임신 중기의 고충, 소화불량에 대처하는 자세 (0) | 2017.08.01 |
임신 16주에서 20주.. 다이나믹한 시간들 (2) | 2017.07.24 |
영국의 산모관리: (1) 영국의 대형 산모수첩 (2) | 2017.06.23 |
몽실언니, 임신하다! (6) | 2017.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