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 13

[육아일기] 자책하지 않으려 하는데도 자꾸만 자책하게 되는..

올 1월말부터 아이가 몇달째 감기를 달고 살고 있다. 이제 20개월을 앞두고 있는 우리 아이. 이 연령의 아이들은 대개들 이렇게 감기를 달고 산다고 주변에서들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정말 그런지, 이게 혹시 내가 뭘 잘못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 것인지 자꾸만 자책을 하게 된다. 이달 내내 우리 아이가 콧물을 흘리지 않고 있던 때는 딱 하루. 약 3일전이던가. 콧물 없이 깨끗한 아이 코를 보면서 이제야 감기에서 벗어나나 싶어서 한시름 놓기가 무섭게 다음 날부터 콧물이 다시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이틀 후인 어제는 아이가 아파서 하루종일 울고 불고 떼를 쓰며 작은 악동으로 변신했다. 아이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니고, 내가 아이가 아프도록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닌데, 아픈 아이로 ..

조부모님과 함께 한 2주간의 시간들..

할머니 할아버지의 방문으로 가장 신이 난 것은 우리집 귀염둥이 잭입니다. 희안하게도 잭은 지난 겨울 처음으로 한국을 갔을 때도 할아버지 (저희 아버지)를 그리 따르더니 이번에도 역시나 할아버지 손을 잡고 끌기도 하고, 할아버지 옆에 가서 애교 어린 눈빛을 쏘기도 하고, 할아버지 다리를 간지럽히기도 하는 등 할아버지를 매우 좋아하고 있어요. 그래서인가 저희 아버지께서도 손주들을 모두 이뻐하기는 하셨지만 아이들과 그렇게 잘 놀아주시는 편은 아니셨던 분께서 저희 잭을 데리고는 유모차를 직접 밀기도 하시고,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를 가기도 하시고, 집 뒷 가든에서 함께 가든 일을 하며 놀기도 하시는 등 전에 없던 육아스킬을 발휘하고 계십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저희 집으로 오신 후 잭이 더더욱 신이 나는 것은 ..

옥스퍼드 여행정보: 옥스퍼드 대학 역사 및 간략한 소개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옥스퍼드에서 공부하는 동안 여러 지인들이 옥스퍼드를 다녀갔고, 그때마다 저희는 학교에 대해 소개하고 안내할 일들이 있게 됩니다. 옥스퍼드에 살고, 또 학교에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여러 정보들이 있지만, 사실 옥스퍼드에 다닌다고 해서 학교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잘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보니 가끔은 의도적으로 학교의 역사나 정보에 대해 조사를 조금씩 하기도 해요. 저는 학교를 다니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 몸이 아파서 힘들었기 때문에 지인들이 방문할 때마다 아주 친절하게 잘 안내해주는 좋은 가이드가 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몇해 전 형부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옥스퍼드를 방문하는 일이 있으셨고, 바로 그 때 형부의 ‘체면’을 살려드리기 위해 학교에 대한 여러 자료를 조사..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5-6일차: 아버지의 집 수리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어느새 부모님이 오신지 열흘이 지났다. 초반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잭이 깨기 전까지의 시간을 이용하여 블로그를 썼는데 그것도 며칠 하다 보니 나도 피곤하고, 그렇다고 낮 시간에는 따로 개인 시간이 나지를 않다 보니 며칠간은 글 쓸 시간도 없이 지나갔다. 부모님과 함께 한 시간을 잘 기록해두고 싶었는데, 이렇게 흐지부지되는 게 싫어 지나간 시간에 대해 뒤늦게나마 적어보려 한다. 7월 20일 토요일, 친정 부모님과 함께 한 5일째 되던 날.. 오전에 회사에 일 하러 가야 하는 남편을 설득하여 집 근처 가든센터를 방문했다. 틴틴의 팀에 급한 일이 생겨서 전날도, 전전날도 야근 아닌 야근을 하였는데 (6시-6시 반 퇴근이니 야근이라 치기에는 퇴근시간이 빠르지만 그래도 야근은 야근이다) ..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4일차] 즐거움과 불편함 사이.. (2) '불편함'편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4일차.. 즐거움과 불편함이 공존하는 시간.. 그러나 즐거움과 편안함이 93% 이고 불편함은 7% 정도인 것 같다. 그리 많은 불편함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불편함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글에 적어볼까 한다. 불편함을 너무 자세히 적는 건 서로 너무 불편하니까..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는 짧고 간단하게 적어봐야지.. 나의 부모님이긴 하지만 우린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았다 보니 (자그마치 20년!!! - 나의 나이가 드러나는 순간!) 함께 지내는 시간이 참 소중하면서도 어색하다. 우리는 서로 익숙해지고 적응할 시간과 기회가 많이 부족했다. 사실 이 불편함들은 나의 부모님이라서 불편한 점들인 것은 아니다. 타인과의 동거가 주는 일반적 불편함인데, 부모님은 나의 부모님이다 보니 타인들이 넘지 않..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4일차] 즐거움과 불편함 사이.. (1)

오늘로 부모님과 함께 한지 4 일째. 제목을 뭐라고 해야 좋을까.. 이틀간의 일들을 돌이켜보니 “즐거움”과 “불편함”이 공존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이 계시니 잭은 신이 났다. 사람이 북적이니 더 즐겁고 활발하다.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대상이 늘어났고, 자신 또한 흥미로운 존재들이 주변에 더 늘어나자 내 손가락만 끌고 다니던 잭이 혼자서도 이리 저리 돌아다니도 한다. 나랑 잭만 있거나 틴틴과 나랑 잭만 있더라도 보기 힘든 광경이 부모님이 오시자 펼쳐지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3일째 되던 날인 어제, 7월 18일 목요일. 이 날은 우리 잭이 생후 12개월 예방접종에서 건너뛴 MMR (풍진, 홍역, 이하선염) 예방접종을 맞는 날이었다. 원래 한 주 전이었으나..

[부부일기] 틴틴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지난 일요일. 부모님이 오시기 하루 전날. 지난 2주간 수족구에 이어 감기까지 연달아 온 잭을 돌보느라 내 몸은 엉망이 되었다. 감기기운이 뒤늦게 오는 듯 하더니 주말부터는 목이 너무 아팠다. 7월 14일 일요일 아침.. 힘들게 일어나 부엌에 내려 오니 틴틴이 배를 달여보겠다며 배를 썰고 있었다. “잭 먹이려고?”“아니, 몽실 너 먹이려고. 잭 쟤는 감기 거의 다 나은 거 같아. 너 목 아프다고 해서 만들려고 하지.”“진짜??? 뭐야~~ 감동이야!!!” 아침부터 아들 먹이겠다고 부산떨며 배를 깎고 썰고 있는 줄 알았더니.. 이게 날 위한 것이라니.. ㅠㅠ 틴틴이 날 위해 배를 달여준 건 이번이 두번째. 그 전에 잭과 틴틴이 감기에 걸렸을 때 내가 배를 달여줬더니, 그 다음 내가 아팠을 때 배를 달여와서 ..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2일차] 식빵이 욕실로 간 사연

어제는 제가 처음으로 Kanex 무선 접이식키보드를 이용해 핸드폰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한 날입니다. 저는 눈이 좋지 않다 보니 작은 화면에 난 오타를 잘 확인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제는 특히나 처음으로 핸드폰을 이용해 블로그 포스팅을 쓰다 보니 처음 올린 글에 오타가 상당히 많았나봐요. 어제 오전 틴틴과 잠시 통화를 하는데 전화를 끊기 전 틴틴이 다급한 목소리로, “몽실, 블로그 포스팅에 오타 엄청 많아!!” 하며 제 오타 한두가지를 이야기해주는 거예요. 바쁜 와중에 제 블로그 오타까지 챙기다니.. 세심한 틴틴. ㅋㅋ 다른 때 같으면 시간이 있을 때까지 오타 수정을 미룰텐데, 어제는 부모님도 계시니 이럴 때 부모님 찬스를 쓰는거라 생각하며 “잭, 엄마 잠깐 올라가서 일 좀 보고 올게!”하고 저..

[육아일기]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신비한 존재

“엄마, 우리 잭 너무 이쁘지?”“니 눈에만 이쁘지. 니 자식이니까. 신명수 할머니께서 그러셨어. 니 자식은 니 눈에만 이쁘다. 그러니 절대 니 자식 데리고 다른 사람 집에 가서 폐 끼치거나 하지 말라고.” 신명수 할머니는 우리 엄마의 시어머니, 즉 친할머니의 성함이다. 엄마는 당신의 시어머니를 곧잘 저렇게 성함으로 부르시곤 하셨다. 내가 받는 느낌은 할머니에 대한 존경의 표시? 할머니 살아 생전에는 그리 부르신 적이 없으셨으나 가끔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실 때 그렇게 존함으로 부르시곤 하셨다. “그래? 내 새끼라서 내 눈에만 이쁜거야? 왜, 너무 이쁘잖아~ 잭은 좀 누가봐도 이쁜 그런 스타일 같은데~~”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와서 잭을 보고 이쁘다 이쁘다 해줘서 그런가, 내 자식이라서 그런가, 내 ..

Kanex 접이식 무선 키보드 사용 후기

얼마전 한국에서 출장을 온 선배 언니가 출장 전 우리 집에 머물다 가면서 우리에게 소개한 신문물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 Kanex 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접이식 무선키보드였다. 작고 간편하고 키감도 괜찮고, 특히 일자형으로 생긴 모양이 아니라 살짝 V 모양으로 구부러져서 어깨에도 부담이 덜 가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가격도 5만원대로 저렴한 키보드였다. 언니 말에는 배터리 지속시간도 매우 길어서 정말 편리하고, 특히 기차로 이동 중에 핸드폰에 연결하여 간단한 메모를 남기고, 회의 후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간단한 메일을 작성하고 채팅으로 회의를 진행할 때 그렇게 편리할 수가 없다고 했다. 나는 해당 상품을 영국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나 찾아봤더니, 물건이 있기는 한데 가격이 한국의 딱 두배였다. 한..

잭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셨다

그저께 드디어 엄마 아버지께서 도착하시면서 엄마 아버지와의 한달 간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면서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본가를 떠난 후 대학 방학 중이라 하더라도 한달씩이나 집에 머문 시간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의 이번 방문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나로서는 가장 긴 시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 매우 특별하다. 사실 그만큼 긴장도 되고 걱정도 조금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데 긴장할 게 뭐가 있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고등학교 시절 이후 집을 떠나 산 시간이 이미 내 인생의 절반이고, 그렇게 오래 떨어져 살다 보면 부모님과 부대끼는 시간도 적고, 나의 성격과 가치관의 상당부분은 성인기 이후 보다 확고해지고 뚜렷해지다 보니 부모님은 나를 ‘어린 시절의 딸’로만 기억하..

생후 19개월, 수족구병에 걸리다: 증상과 대처법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희 잭은 올해 1월 말 영국으로 돌아온 이후 지금까지 몸이 아프지 않은 때가 많아야 총 3-4주 정도인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감기, 중이염, 또 감기, 또 중이염, 또 감기.. 또 다른 감기.. 이렇게 감기를 달고 지내다 2주 전에는 급기야 수족구병에까지 걸렸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한국도 영유아 수족구병 유행으로 난리 아닌 난리라고 하던데, 이국만리의 영국에 살고 있는 저희 잭도 어김없이 수족구를 앓았습니다. 수족구병 (의심) 증상의 발단 1일차: 식욕부진, 발열 시작 때는 바야흐로 오늘로부터 딱 2주 전인 6월 30일 일요일. 아이가 아침부터 입맛이 없는지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거부하기 시작했어요. 아침에도 고개를 저으며 손으로 입을 막더니, 점심에도 그러는 거예요...

그간의 근황과 새로운 출발 - 둘째 소식!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그간 소식이 정말 뜸했죠? 그간 저는 일도 많았고, 몸도 좋지 않고, 아이도 계속 아파서 글을 쓸 여유가 없었어요. 이제 그 일들을 일단락 짓고, 앞으로는 어떻게든 틈나는대로 폭풍 블로그 업로드를 해볼까 합니다. 과연 제가 원하는 만큼 시간이 날른지 의문이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보고자 하는 게 제 욕심입니다. 그간 제가 몸이 안 좋았던 것은 아이를 돌보며 계속해서 아이의 감기를 옮기도 했기 때문이지만, 둘째 임신 초기라 몸이 더 힘들고 고단했어요. 둘째라니!! 두둥!! 제 나이가 한국식으로 하자면 올해 마흔, 다음 달이면 만으로도 39세가 되는데, 감사하게도 이 와중에 둘째가 찾아와줬어요. 사실.. 찾아와줬다기 보다는 어떻게든 아이가 오게끔 노력(?!) 한 결과, 감사하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