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 14

[엄마의 단상] 나만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나, 비정상인가요?

오늘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는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친정부모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신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며칠 전부터 아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밤마다 울고 깨고를 반복하다 보니 부모님 가셨는지 어떤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를 너무너무 싫어해서 아이를 보낼 때마다 곤욕이었다. 한번은 아이를 데려다 주는데 함께 가셨던 아버지께서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시더니, “애를 보내고 돌아와 집에 이렇게 있으니 애한테 너무 미안하네. 이렇게 있어도 괜찮은 걸까?” “그럼 어떻게 해요. 그래도 보내야죠. 저도 일을 해야 하는데.” 여기까지만 하면 될 건데, 나는 나도 마음이 아렸던지라 괜히 아버지께 뾰족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럼 애 보니지 말고 ..

[육아일기] 영국의 가족주치의 제도의 장점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은 의료보험제도로 대부분이 민간의료로 이루어져있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1차 의료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일부 민간의료시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공공의료서비스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만큼 의료서비스 이용에 대한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 일단, 1차 의료진료는 본인이 등록되어 있는 동네 의원에서 본인이 등록된 의사 (GP) 에게 진료를 받는다. 물론 응급한 상황에는 다른 의사를 볼 수도 있고, 등록되지 않은 병원이라 해도 진료를 거부하지는 않지만 그런 상황은 아주 예외적이다. 본인의 담당 GP는 한국으로 치자면 ‘가정의학’ 전문의라고나 할까. 다른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보다는 약 2년 정도 교육기간이 짧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동네마다 있는 의원에 소속되어 해당 지역에..

[둘째 임신 20주] 기형아 검사를 받고 돌아오다 (성별도 확인)

영국에서는 임신 중 초음파 검사를 딱 두번 하는데, 운 좋게도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는 1번을 추가하여 총 3번의 초음파 검사를 해준다. 첫 검사는 임신 10주 다운증후군 검사, 두번째는 임신 20주 기형아 검사,세번째는 임신 36주 아기 성장검사. 이렇게 세 번의 초음파 검사가 전부이다. 한국에서 생각하면 겨우 세 번의 초음파가 전부라니 ㅋ 놀라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저 마저도 우리 지역에서나 세번이지, 다른 곳에 사는 친구는 두 번의 스캔이 전부였다. 이렇게 해서도 별 탈이 없다는 것을 첫째 임신으로 경험해서인가, 이제는 오히려 한국의 임신부 진료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마다 입장은 다르겠지만. 이틀전 8월 28일 수요일. 우리는 병원으로 가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둘째 임신19주] 식욕이 폭발하고 몸이 붓기 시작하다

어느새 임신 19주에 도달했다. 첫 아이 잭을 임신했을 때는 하루하루 날을 새며 현재의 임신상태를 체크해갔는데, 둘째 임신 중에는 아무래도 첫째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보니 둘째 아이의 출산예정일이 언제인지조차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도이다. 아마 1월 14일에서 1월 16일 사이였던 것 같은데, 결국은 아이가 자기가 나오고 싶은 날 나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굳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그에 한몫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그럼 그 날짜 중 가운데인 1월 15일이라 생각하면 되겠다는 우스개소리를 던졌다. 요즘 글빚 마감날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일까, 단순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로 인한 것일까, 우리 잭 어린이집 변경을 앞둔 긴장감 때문일까, 6주간 ..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변경을 앞두고..(2)

이제 겨우 4달밖에 다니지 않은 아이 어린이집을 새로운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이유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먼저 교통이 불편한 것과, 비용도 더 비싸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의 어린이집이 ‘대만족’의 수준이 아니었거니와, 시내 너머 있는 위치인지라 집에서 걸어가면 30분인데, 차로 가도 차가 막혔다 하면 20분씩 걸리는 거리 때문이었다. 복잡한 출퇴근 시간에 교통을 뚫고 편도 20분씩 걸려가며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자니 그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내년 1월 둘째 출산을 앞두고, 올 겨울 만삭일 때부터 내가 운전을 하기 힘드니 틴틴이 아이를 데리고 와야 하는데,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게 너무 불편하고 오래 걸리다 보니 둘째 출산 전후로 틴틴이 회사를 오가며 아이 등원을..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변경을 앞두고..(1)

이제 약 보름 후면 아이가 21개월이 된다. 아이 혼자서 걷고 뛰고 쪼그리고 몸을 숙여 물건을 줍는 등 아이의 신체 발달을 보면 놀라운 수준이다. '제발 목만이라도 스스로 가눠라' 하고 바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아이는 엄청난 발달을 이루었다. 그런 우리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닌지도 어느새 4개월째. 지난 5월부터 동네에 유일하게 자리가 있던 어린이집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오는 9월부터는 집에서 더 가까운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인 ‘차일드마인더 (Childminder)’ 로 옮기게 된다. 어제는 새로 갈 차일드마인더 집을 처음으로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날이었다. 우리 아이 차일드마인더의 이름은 Beccie로, 본명은 레베카인데 이름을 줄여서 ‘베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친구였다. 이 친구를 알게 된 것..

[영국여행] 셰익스피어 생가가 있는 Stratford-Upon-Avon (3): 셰익스피어의 부인, Anne Hathaway 코티지

안녕하세요. 셰익스피어 생가를 소개해드린 지난 글에 이어, 이번 글에서는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 (Anne Hathaway)의 생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앤 해서웨이가 살았던 집은 코티지 (Cottage) 라 불리는 시골집의 형태로, 그 중에서도 Thatched cottage입니다. 한국어로 발음하면 '때치드 코티지'? 한국어로 쓰니까 좀 웃기죠? ㅋ 사실 영어로 쓰니 이런데, 한국말로 편하게 옮기자면 시골 초가집입니다. 영국에서는 오래된 초가지붕 (thatched roof)를 가진 집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런 집들은 대부분 시골 마을에 있어요. 시골 마을에 있는 초가지붕을 가진 집들은 대부분 아주 오래된 집들인 경우가 많죠. 앤 헤서웨이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 바로 그런 집 중 하나로, ..

[영국여행] 셰익스피어 생가가 있는 Stratford-Upon-Avon (2): 셰익스피어 생가

지난 글의 Stratford-Upon-Avon 도시소개 편에 이어, 오늘은 셰익스피어 생가에 대한 소개입니다. 셰익스피어는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유명한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셰익스피어는 ‘성(surname)’이고, 이름은 William 입니다. 1564년에 태어나서 1616년에 52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죠. 그래서 3년전 2016년에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으로 영국에서 대대적으로 셰익스피어에 대한 행사들이 이루어졌어요. 2064년이 되면 또 셰익스피어 탄생 50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하겠죠? 유명 작가 하나로 이렇게 돈벌이를 하는 게 영국입니다. 사실, 이런 것이 영국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셰익스피어가 유명한 작가이기는 하지만 그 한사람에 대한 엄청난 연구를 통해 여러 ..

[영국여행] 셰익스피어 생가가 있는 Stratford-Upon-Avon (1): 도시소개

어제는 아이 어린이집 가는 날 남편 휴가를 하루 써서 저희 부모님과 남편과 저, 이렇게 어른 넷이서만 편안하게 짧은 당일치기 나들이를 하려고 계획해 둔 날이었어요. 그런데 하루 전날인 월요일 오후, 아버지께서 갑자기 런던을 다녀오면 어떻겠냐고 말씀하셔서 런던을 다녀오는 일정으로 머리를 짜매다가, 아버지께서 갑자기 감기 증상이 심해지시면서 런던은 포기하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물색하던 중 어른들도 좋아하신다고 들은 바 있는 Stratford-Upon-Avon을 다녀오기로 급격히 계획을 변경하였습니다. 셰익스피어 생가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스트랏트포드 어폰 에이번 (Stratford -Upon-Avon)은 에이번 (Avon) 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작은 타운으로, 영국 내 오래된 전통가옥이 많은 도..

[옥스퍼드 여행정보] 옥스퍼드대학교 자연사박물관 (2)

옥스퍼드대학교 자연사 박물관에 대한 본격적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걸 쓰면서도 저는 제가 왜 이걸 쓰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현재는 9월말까지 갚아야 할 글빚 (?) 이 있는 상태인데, 꼭 써야 하는 글은 쓰지 않고 이걸 적고 있습니다ㅠ 저는 기억력이 아주 나쁘기 때문에 이번에 다녀온 것을 며칠만 더 지나도 다 까먹고 말 거예요. 그러니.. 기록의 차원에서.. 또 다음에 내가 다시 펼쳐봤을 때 빠르게 되새김질 하기 위해, 그리고 저 같이 기억력 나쁘면서도 좋은 정보를 빠르게 획득하고 싶은 욕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일단 오늘 오전 공부 (?) 한 것을 정리해봅니다. 먼저 이 자연사 박물관의 공식 영어 명칭은 Oxford University Museum of Natural History ..

[옥스퍼드 여행정보] 옥스퍼드대학교 자연사박물관 (1)

학교를 십여년 다니면서도 옥스퍼드 대학 자연사박물관 (Oxford University Museum of Natural History) 을 가 본 것은 딱 한번 뿐이었습니다. 내 공부에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다 보니 뮤지엄을 둘러볼 겨를이 없었어요. 게다가 늘 옆에 있고,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 뮤지엄에 더더욱 발길이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가 사는 곳 근처에 박물관이 있는데, 한번은 가 봐야지 하는 생각에 들러본 적이 있었는데, 크지 않은 규모의 박물관에 오밀조밀 전시되어 있는 것이 인상깊었고, 나중에 꼭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더랬죠. 그리고 다시 찾은 것이 이번 부모님 방문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사흘전에 다녀온 것입니다. 저희는 옥스퍼드 북쪽에 있는 저희 칼리지 인근에 ..

한밤중에 쓰는 일기

저녁만 되면 졸음이 몰려와서 오늘은 또 애가 잠들기도 전에 애를 재우다 내가 먼저 잠들었다. 화장실이 가고파서 깨어보니 자정이 넘었다 (남들은 잠 자러 갈 시간일텐데). 갑자기 그저께 밤에 장조림을 하겠다고 삶아둔 소고기와 그 국물이 상했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부리나케 부엌으로 달려가 이 한밤중에 삶은 고기를 결대로 찢고 장조림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맵지 않은 스페인산 고추도 넣어봤는데, 어떤 맛으로 변했을지 너무 궁금하지만 한밤중에 입맛이 없어 맛을 보지는 못 하고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은 아침에 해 뜨는대로 확인해보기로 했다. 징조림을 끝내고 아이 옆에 다시 누우니 새벽 2시.. 조용한 시간. 쌔근거리는 아이의 숨소리. 잠자는 아이 옆에 다가가 누워서 보드라운 아이의 볼에 내 볼을 부벼본다. 하루 중..

[육아일기] 우리아이 20개월 발달사항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에요. 요즘 우리 아이의 발달사항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일에 상당히 게을렀던 것 같아요. 5월부터 아이의 어린이집 적응기간을 시작한 이후 6월에는 저도 일하느라 바쁘고 아이는 주4회 어린이집을 다니며 서로 바쁜 시간이었어요. 7월이 되고 저는 짧은 여름프로젝트를 끝내고 이제야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 나면서 다시금 아이에 대한 기록을 열심히 남겨볼까 합니다. 저희 아이는 최근 상당히 많은 변화를 보였어요. 키와 체중 변화 일단,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올해 8월인 현재는 키가 약 10센티는 자란 것 같아요. 몸무게는 약 1킬로 늘어났구요. 아이의 체중이 계속해서 늘어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체중은 현재 13.5킬로로 몇달째 유지 중입니다. 아래 사진만 봐도 애가 쑥쑥 자랐다..

[육아일기] 우는 아이를 뒤로 하고 하루종일 불편한 마음..

지난주부터인가, 아이가 다시 어린이집을 정말 정말 가기 싫어했다. 지난달에는 주2회로 월요일과 화요일을 갔고, 이달은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 이렇게 주3회를 가고 있다. 그리고 이번달이 현재 다니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은 마지막이다. 지난 6월 주4회를 나갈 때는 아이가 그럭저럭 적응하여 자연스러운 일과처럼 받아들이는 듯하더니, 7월이 되고 주2회로 줄어들자 다시금 어린이집을 정말 가기 싫어했다. 그러다 7월 중순 부모님이 오시고, 지난주에는 나의 1박2일 런던 출장으로 어린이집을 더 빠지고 엄마와도 떨어지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다. 매일 가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매일 가는 게 아니라서, 아침마다 전쟁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아이가 가기 싫다고 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