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40

[형제이야기] 너 T냐?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 이야기

요즘 제가 저녁에 누워 즐겨보는 채널이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피식쇼인데요. 우연히 알고리즘을 통해 shorts 영상 하나를 보고는 '이게 뭐야?!!' 하고 보기 시작해서 요즘 제 생활에 웃음을 주는 쇼가 됐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글로벌 쇼'를 표방하며 미국식 토크쇼를 흉내내며 한국어 섞인 영어와 콩글리쉬 등을 가감없이 구사하며 진행되는 토크쇼예요. 저런 말과 재치들이 어디서 나오나 신기하고, 생각지 못한 발상들에 웃음을 터뜨리게 됩니다. 특히, 그 중에서 Daily Korean이라는 코너에서 한국어 최신 속어를 가르쳐주는 코너가 있는데, 그게 정말 재밌습니다. 최근에 나온 Daily Korean에서 배운 말이 '너 T냐?' 라는 말이었어요. 이 말을 듣자마자 저는 저희 잭과 뚱이..

[육아단상] 둘째 때문에 혼이 쏙 빠진 날

오늘은 둘째 뚱이 때문에 아침부터 혼이 쏙 빠졌어요. 사실 저희 첫째 잭 때문에 혼이 빠졌던 날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에 비해 둘째가 저희 혼을 빼 놓는 날의 수는 횟수로만 따지자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예요. 그렇지만 과거의 기억은 미화되는 법! 첫째 때문에 진땀빼고 힘들어했던 시기가 얼마나 지났다고, 이제는 그 시간들이 기억도 나질 않는 건 물론이거니와 아예 그런 적도 없었던 것처럼, 그야말로 '없던 일'처럼 여겨지기까지 합니다. 우리 둘째 뚱이는 첫째에 비해서는 키우기가 수월한 편이었어요. 그 수월함에 제가 너무 맘 놓고 있었던 것일까요. 자신을 좀 더 손쉽게 다룰 수 있다고 믿고 있던 엄마에게 이제 그만 정신차리라고, 난 언제까지나 그렇게 쉽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는 선언이라도 하듯이 오늘 아침 ..

영국 초딩맘의 지역 도서관 예찬론

첫째 잭이 영국에서 초등학교를 입학하며 첫 학부모 역할에 정신없는 몽실언니입니다. 영국에서는 저도 대학원 생활밖에 안 해본터라 초등학교 학부모가 된다는 게 어떤 일인지는 이제야 하나씩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어요. 그 중 요즘 저희 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고 있는 지역 도서관 이용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몇 달 전부터 저희 첫째 잭이 늘 “한 번도 안 본 책”만 읽고 싶다고 해서 창고에 있던 안 읽은 책 꺼내가며 책 돌려막기 하느라 힘들었는데, 최근 몇 주전부터는 지역 도서관에 가입해서 한번에 20권씩 책을 빌려오는 덕분에 읽을 책이 풍성해졌어요. 그 덕분에 아이도 새로운 책을 즐겁게 보고, 저도 여러 책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요즘 저희 독서의 주요 테마는 우정, 친구관계, 바른 행동이에요. 학교에서 선..

[영국생활] 골목 이웃들과 함께 한 주빌리 스트릿 파티!

드디어 저희가 사는 골목에서 스트릿 파티(Street Party)가 열렸습니다. 말 그대로 같은 스트릿(골목)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파티를 했습니다. 2022.06.01 - [영국에서 먹고 살기/일상생활] - [영국생활] 여왕 즉위 20주년 기념 공휴일과 골목 파티 [영국생활] 여왕 즉위 20주년 기념 공휴일과 골목 파티 안녕하세요. 요즘 영국은 파티 분위기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사실 요즘처럼 영국에서 먹고 살기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싶은데요. 그런 와중에도 파티는 이어집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삶은 계속 oxchat.tistory.com 우리 골목 소개 저희 집 골목은 영국에서 Close라고 부르는 골목이에요. 차로 갈 수 있는 길이 딱 막힌 곳, 그러니까 한국말로 막다른 골목을 Close 라고 부릅니..

가족 일상 2022.06.24

[영국일상] 영국 여름에는 미세먼지 대신 헤이피버가 있다!

영국의 온화하고 아름다운 여름날씨 영국의 여름은 짧고 아름답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그 때부터 봄을 알리는 꽃들이 올라오기 시작해요. 대신 봄은 여전히 날씨 변화가 심해서 모두들 감기를 앓는 시기. 이 때를 지나고 난 이후 5월부터는 영국이 정말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영국의 여름은 기온이 올라가야 27-28도, 시원한 날은 22-24도 사이로 선선하고 살랑살랑 바람불며 해가 쨍해요. 건조하고 해가 긴 게 특징입니다. 봄, 가을, 겨울에는 바람이 매우 심한 편인데(바람 많은 제주도 정도의 바람이 이곳 평상시의 바람수준이에요) 여름에는 그나마 바람이 적어요. 그런 날씨가 5월부터 8월까지 지속됩니다. 30도가 넘는 날은 여름 중에 많아야 두세번? 정도밖에 안 되는 거 같아요. 30도가 넘을 거라 하..

가족 일상 2022.06.20

[육아단상]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과 치유

오늘은 요즘 아이들과 온전히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에게 내가 받고 있는 사랑과 치유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한다. 전업주부로의 전환과정에서 얻은 소득: 육아에 여유가 생겼다! 요즘 아이들을 혼자서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와 아이들 간에 관계에 변화와 발전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서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래서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훈육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아이들도 나와 있는 시간에 적응이 필요했다. 갑자기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엄마와 온종일 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그저 떼만 쓰려 하던 아이들. 특히, 첫째 잭의 떼와 고집, 말썽이 심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에 나도 적잖게 당황했다. 이건 뭐지, 도대체 아이들이 왜 이러지, 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지. 이런..

[영국생활] 집에서 키운 당근 잎으로 만든 당근잎 전!

안녕하세요. 전 먹는 것에 참 무심한 사람이라 먹을 게 늘 고민이라 글을 쓴지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이렇게 먹을 것에 대한 글을 올리네요. 하하. 주말에 아이들과 당근잎으로 만든 당근잎 전을 해서 먹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맛있어서 오늘 여러분께 이야기를 해드릴까 해요. 최근 몇년 봄마다 당근씨를 심어 당근을 키워 먹고 있어요. 제대로 된 당근이 되도록 자라는 것은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완전 아기 당근일 때 아이들에게 모두 수확을 당해 버리는 저희 집 당근들의 운명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들이 자꾸만 당근을 빨리 뽑고 싶어하네요? 그런데, 뽑으면 뭐 해요. 정말 실뿌리같은 당근밖에 달려나오지 않는데... 그런데도 아이들은 좋다고 자꾸만 당근을 뽑아버립니다. 실 같이 여리고 작은 뿌리 당근 정도로밖에 ..

가족 일상 2022.06.10

[영어수난기] 오늘도 난 영어실수로 이불킥을 한다

원어민이 아니다 보니 영어 실수야 하게 마련인데 실컷 말로 내뱉고 나서 한참 지나서야 내가 뭘 잘못 말했는지 알게 될 때의 민망함이 있다. 제법 자주, 아니 실은 항상 겪는 일이고, 그러다 보니 영어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나도 모르게 주춤하게 될 때가 있다. 이래서 언어는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는 걸까. 꼭 그런 것만도 아닐 것이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인이 된 후에 영어공부를 시작해서도 아주 훌륭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영어로 소통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니 나의 문제는 어릴 때 조기교육도 부재했던 마당에 본인 노력도 부족하다 보니 생기는 참사! 사실 참사라고 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영국에 살면서도 영어에 대한 노출이 너무 낮다 보니 겨우 유학 올 정도였던 내 영어가 더 뒷걸음치는 상황 정도라고 하..

가족 일상 2022.06.09

[육아일기]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중입니다.

두둥~ 그 날이 드디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날! 실은 이미 적응기간을 시작했습니다. 풀타임 전업주부로 돌아가다 몇 주 전 제가 맡았던 마지막 일을 끝냈어요. 영국의 장애아동 돌봄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보고서를 다른 박사님 두 분이 검독(review)을 하고 계시고, 검독 결과를 받으면 그걸 바탕으로 원고를 좀 수정해야 해요. 그것만 빼고는 올해는 더 이상 제 개인적인 일은 없을 예정입니다. 고로, 저는 다시 전업주부로 돌아갑니다. 점진적 전환 한번에 전업주부로 돌아가면 힘들 것 같아서 저희는 점진적으로 전환하기로 했어요. 일단 5월부터는 어린이집 하루를 뺐고, 6월부터는 이틀을 뺐습니다. 그리고 7월 중순이면 아예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아이들은 ..

[일상일기] 식욕없는 엄마라 미안합니다.

영국에서 먹고 살다 보면 먹고 사는 일이 정말 힘겹게 느껴지곤 한다. (아, 이건 물론 돈이 아주 많다면 힘겨움의 절반 이상은 없을 수 있다.) 힘겹게 느껴지는 일이 참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매끼 밥을 해서 먹는 일이다. 그야말로 "먹고" 사는 일이 힘들다. 첫째 아이를 낳은 후에는 나만 밥을 먹으면 되는 일이었다. 원래 남편은 아침 식사를 잘 하지 않았고, 아기는 엄마 젖만 먹으니 따로 밥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나만 아침과 점심을 적당히 먹고, 저녁에 남편과 한끼 식사 하면 그걸로 하루 식사가 채워졌다. 그러다 둘째를 가졌고, 그 아이를 낳았고, 낳자 마자 코비드와 함께 락다운. 그와 동시에 시작된 남편의 재택근무. 나는 남편이 재택근무라 남편과 함께 집에 있을 수 있어서 참 좋은데, 코비드가 터..

가족 일상 2022.06.04

[만4세 육아] 아이가 만든 연못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에 올리는 글입니다. 많이 바빴어요. 제 블로그 업데이트가 뜸할 때는 저나 가족이 많이 아프거나, 제가 많이 바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많이 바빴어요. 새 글을 쓰려고 보니 거의 3주 반만에 올리는 새 글이네요. 잊지않고 저희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오늘은 저희 아이가 최근에 만든 연못을 공유할까 해요. 저희 첫째 잭은 뭘 만드는 걸 아주 좋아해요. 구조물을 만드는 걸 특히 좋아해요. 영국에서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마트에서 아이들 놀이용 모래를 판매합니다. 아이들이 만지고 놀아도 안전하도록 깨끗하게 씻고 처리한 모래로, 한 포에 몇 파운드면 살 수 있어요. 할인하면 두 포대에 5파운드(8천원 가량) 정도에 살 수 있어요. 올해..

네 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쓰다

첫째 잭은 현재 학교 입학을 6개월 앞두고 있다. 영국에서는 초등학교를 만 4세가 지나면 시작한다. 초등학교 1학년은 만 5세가 되면 시작하는데, 1학년 전에 "리셉션"이라 부르는 0학년부터 시작한다. 어찌보면 병설유치원같은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유치원 과정이 아닌 초등학교 과정 중 일부로 되어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일과 시간도 1학년과 동일하게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 6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0학년부터 영어 알파벳도 배우고 수학도 배우게 되는데, 공부를 하는 시간은 적고, 거의 하루 종일 노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그래도 학교에 들어가면 알파벳과 함께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자기 이름쓰기이다. 학교 리셉션을 시작하기 전 과정은 프리스쿨이라고 흔히 부르는데, 말 그래도 학교(스쿨) 전(..

해가 나자 파티를 해야 한다는 네 살 아들

어제는 햇살이 정말 좋았다. 따뜻하고 화창한 봄 햇살이 쏟아졌다. 그래도 기온은 여전히 겨울이다. 한국의 겨울은 언제나 해가 많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저런 해가 정말 귀하다. 12월 한달 중에 해가 있었던 시간은 총 29시간 뿐이었다고 한다. 앞집 Jen이 내게 그 말을 하면서, 믿을 수 있냐고, 이게 말이 되는 날씨냐고 하소연을 해서 알게 된 사실이다. 미국 동부 출신인 Jen에게도 영국 날씨가 아직 적응이 안 되나보다. 갑자기 해가 반짝하고 나자 첫째 잭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이 운동화를 사러 나가는 길. 새 신발을 산지 넉 달도 안 된 것 같은데, 아이 신발에 이미 구멍이 난지 한달이 넘었다. 신발을 신고 도대체 뭘 하는 건지, 신발 내구성이 심하게 떨어지는 건지. 작년 10월 말에 산 신발이 ..

가족 일상 2022.02.28

[영국일상] 앞집 에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앞집 제니퍼는 81년생, 그녀의 남편 에밀은 79년생이다. 우리 부부와 비슷한 또래들이다. 물론 우리 부부가 조금씩 나이가 더 많긴 하지만.. 하하. 그런데 결혼도 일찍 하고, 아이도 일찍 낳고, 우리보다 사회생활도 더 길게 해서 그런지 뭔가 풍기는 포스는 우리 부부보다 더 안정감 있는 느낌이 있다. 제니퍼는 코비드로 10년 다닌 회사에서 짤렸고, 에밀은 제니퍼가 짤린 그 회사에 근속한지 조만간 20년이 된다. 이번에는 자그마치 Principle로 승진을 했다고 한다. 개발자로서는 임원급이라고도 볼 수 있는 제법 높은 직책이다. Jen과 산책을 하던 날, 에밀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아버지를 뵈러 자주 간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전립선 암이 있으셨는데, 작년 겨울부터 급격히 나빠지셨다고 한다. 암이 척추로 전..

가족 일상 2022.02.26

[영국생활] 전기세와 가스비가 두 배로 올랐다!

영국의 전기가스료는 작년부터 엄청나게 올랐다. 영국은 전기가스가 모두 민영화되어 민간 회사에서 전기와 가스를 제공한다(여러분.. 민영화가 좋은 게 아니에요. 중앙에서의 통제가 안 됩니다ㅠ). 민간 회사에서 전기와 가스 서비스를 제공해서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 시장에서의 업체간 경쟁? 운영 효율화? 그런 측면도 어느 정도 있기는 할 거다. 아마 그게 민영화의 목적이기도 했을테니까. 중앙 정부 조직이 지나치게 비대할 때 발생하게 되는 관료주의와 비효율이 누적되며 민영화를 정당화했을테니까. 전기 가스가 모두 민영화화된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진장 불편하다. 좋은 점은 회사마다 요금이 달라서 이 회사, 저 회사 옮겨다니며 가장 싼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영국에서 코비드와 함께 살아가기: 영국의 집단면역

영국의 '위드 코로나' 상황 우리는 영국에서 코비드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소위 '위드 코로나' 라고 불리는 정책이 영국이 이미 실시하고 있는 그런 정책이다. 이젠 정책을 열심히 체크하지도 않는다. 지난 가을부터 이미 가족 중 확진자가 있어도 확진자 본인만 10일 격리, 그 외 가족은 백신 2회 접종하고 검사결과가 음성이면 자가격리 의무가 사라졌다. 게다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폐지되었다가 오미크론 확산으로 다시 잠시 부활했다. 그러나 그 또한 얼마전 이미 폐지되었다. 뿐만 아니다. 이제 코비드 확진으로 자가격리 대상이 되더라도 자가격리 기간이 짧아졌다. 집에서 직접 실시하는 신속항원검사 결과에 따라 일주일이면 격리가 해제된다나 어쩐다나. 인구가 약 7천만명인 영국에서 코비드 확진자가 1천만명이 넘..

만 4세 아들의 질문: "엄마는 진짜 혼자서 해?"

요즘 우리 잭이 쑥쑥 자라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평소에도 늘 주변을 살피며 엄마 아빠가 하는 행동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우리가 하는 행동을 늘 자기도 하고 싶어하고, 우리도 눈치 채지 못한 우리 행동을 아이가 따라하고 있어서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있다. 최근들어서 우리 부부가 직접 하는 것 중 아이가 자기도 따라해보고 싶었던 행동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다름아닌 "대변닦기"였다!!! 엄마 아빠가 대변 닦는 것을 자기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엄마 아빠가 자기 대변을 닦아주지만 엄마 아빠는 각자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쯤을 알고 있던 잭. 어느 날은 대변 본 후에도 다 눴다고, 닦아달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나질 않아서 아이 화장실 문을 노크했다. 괜찮은 거냐고, 혹시 변기에 빠진 건 아니..

[육아일기] 생후 22개월, 고집과 귀여움이 폭발하는 중입니다.

요즘 저희 둘째 뚱이는 고집과 귀여움이 동시에 폭발하고 있습니다. 고집 폭발 뚱이의 자기 주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겠죠? 첫째 잭을 키울 때는 아이가 어떤 것에 고집을 피우는지 세심히 살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줄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있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살피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ㅠ), 둘째 때는 첫째까지 함께 돌보며 둘째를 보살펴야 하다 보니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주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많아 참 미안합니다. 첫째 잭 때는 저희가 잭의 고집을 꺾지 못해 아이에게 휘둘릴 때가 많았는데(당시에는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이제 둘째를 키우다 보니 둘째 때는 요령이 생겨서 아이에게 휘둘릴 때가 상대적..

[육아일기] 22개월 언어발달

우리 귀염둥이 둘째. 뚱이는 말을 정말 잘한다. 첫째 잭은 28개월에 처음으로 "안녕?"이라는 말을 해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둘째 뚱이는 벌써 대부분의 문장을 말한다. 자동차 어디갔어? 딸기 줘. 거실 가자. 목욕 하자. 자동차 줘. 아니야. 이거 안 좋아. 불꽃놀이 보자. 티비 보자. 유튜브 보자. 선재(뚱이) 먼저. 선재 먼저 타자(차를 탈 때 서로 먼저 타려고 한다). 여기 있어. 저기 있어. 요즘 나타난 특징은 높임말까지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빠 어디갔어"요"? 배고파"요" 밥줘"요" 더 줘"요" 적고 보니 죄다 우리에게 뭘 시키는 내용이네. 뭘 달라, 뭘 해달라, 뭘 해라, 갖고 와라. 어제 오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집에 돌아와서 나는 부엌에서 아이들 먹을 거리를 준비하고, ..

코로나 감염 4주차: 좀 더 편안해진 외부활동

코로나 감염 4주차 증상 이제 많이 좋아졌다. 이따금 기침이 터지면 제어가 안 되긴 한다. 마침 날도 완연한 겨울날씨라 찬바람을 쐬면 기침이 날 것 같아 잠시 산책을 하더라도 목을 따뜻하게 감싸고 나간다. 감기 증상은 많이 좋아졌으나 체력이 아주 고갈된 상태이다. 남편은 눈에띄게 살이 빠졌고 나는 1-2킬로 빠졌는데, 몸이 좀 회복하면서 식사를 늘려가다 보니 좀 여유로워졌던 청바지들의 핏이 다시 꽉 끼려고 한다. 살이 빠지는 건 이렇게 힘들어도 다시 찌는 건 이리도 쉽다. 오전에는 쵸코 다이제스티브를, 오후에는 남편이 사다준 쵸코케잌을 먹고, 호두와 잣을 한 줌 먹었는데, 이런 기세로는 바지들이 다시 작아지는 건 오늘내일의 일이다. 남편과 나의 바램은 체력이 좋아지는 건데, 잠을 자도 자도 몸이 회복되지..

가족 일상 2021.11.05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가 더없이 예쁜 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의 멋진 창작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어지럽혀둔 모습마저 이쁘고 사랑스럽다. 의외의 놀이 모습은 웃음을 주기도 한다. 형이 들어가서 놀고 있는 저 작은 모래판에 동생이 끼어들어가 있는 모습이란! 웃음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 최고의 선물은 아이의 웃음!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좋아하는 두 아이. 팬티 하나로도 저렇게나 즐거울 수가 있구나! 형아 따라 형아 팬티를 머리에 썼다가 다리 쪽으로 머리를 넣는 바람에 머리가 팬티에 너무 꼈다고 우는 모습은 또 얼마나 귀여운지! 이럴 땐 내가 낳고 키우는 것이 사람인지, 귀여운 캐릭터인지 헷갈릴 판이다. 최고의 순간은 아이가 평화롭게..

우리 부부의 집안일과 육아 업무 분장

저희 부부는 사이가 좋은 편입니다. 사실, 겸손하게 말해서 사이가 좋은 편이고, 실제로는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자주 싸우지 않아요. 갈등도 많지 않습니다. 주위 가족의 도움 없이 부부만의 힘으로 아들 둘을 키우고, 주변 한인식당은 커녕 한국슈퍼도 없는 곳에서 매끼.. 그러니까 한국에서 '삼식이'라 불리는 삼시세끼를 먹는 식구들의 밥을 해대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아직 애들이 어리다보니 둘째는 이앓이로 자다가 울며 저희 잠을 깨울 때가 많고, 이앓이가 아니어도 아직까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자기면역으로 인해 감기도 자주 걸리고, 아프기도 자주 아픕니다. 이런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일 하며, 남편은 회사일까지 해야 하니, 정말 힘듭니다. 반찬을 한번이라도 사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

지난 시간들: 7-8월에 생긴 일, 그리고 우리가 도달한 결론

안녕하세요. 요즘 블로그 업데이트가 정말 뜸했죠?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아서인지 일상으로의 복귀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저의 일상 복귀의 스타트를 블로그에 남기는 일기로 시작합니다. 저희는 남편의 차 사고(7월 초) 이후 두 달여간의 시간을 도둑맞은 느낌이에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버렸나 모를 정도로 두 달의 시간이 뭉치째 사라져버린 느낌이거든요. 저희는 차 사고 처리를 해야했고(7월 내내), 신차는 물론 중고차도 귀해진 이 시기에 하필 다시 차를 사느라 밤낮없이 중고차 마켓을 뒤져야 했고, 그 와중에 저는 음식 알러지로 온 몸과 얼굴을 두드러기로 뒤덮여 괴로운 며칠을 보내야 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마음에 드는 차를 찾았고, 시간이 촉박했기에 손등과 얼굴까지 두드러기가 올라온 상태로 마스크를 끼..

영국에서 만족스러운 고객서비스를 제공한 딱 두 곳...

오늘은 오전에 청소기를 열심히 돌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적어봅니다. 영국에서는 무엇 하나 일 처리를 하려고 해도 그게 어쩜 그리 번거롭고 힘든지... 특히 전화로 고객서비스에 연락해야 할 때가 정말 힘들다는 생각. 어떤 지역 악센트를 가진 어떤 직원이 전화를 받을지도 걱정이지만, 한참 대기해서 통화를 해도 속시원한 일처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 곳.. 제가 예전에 전기/가스 고지서를 몇 번이나 받은 일에 대해 쓴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런 곳이 영국이에요. 2017.11.06 - [영국에서 먹고 살기] - 한달 전기/가스세 고지서를 7번이나 보낸 영국가스회사 한달 전기/가스세 고지서를 7번이나 보낸 영국가스회사 영국에서는 이사를 하고 나면 늘 가장 번거로운 일이 "Bill을 관리하는 일"이다. 주변에..

우리 부부에게도 코로나19 백신 순서가 찾아오다

남편에게는 2주 전쯤, 나에게는 지난주, 백신 접종 가능 연령이니 백신 접종을 예약하라는 문자가 왔다. 예약을 위해서는 각자의 NHS (National Health Service: 국민보건의료서비스) 넘버와 생년월일 정보만 있으면 된다. NHS넘버는 영국에 정식으로 거주하면서 각자 동네 GP에 등록하면 받게 되는 번호이다. 남편의 정보를 입력하니, 문자를 받은 당시에는 가장 가까운 접종센터가 차로 한 시간 이상 가야 하는 곳으로 나와, 우리는 좀 더 가까운 지역에서 접종이 가능할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만 40세 나에게까지 백신 순서가 찾아왔다. 핸드폰 문자를 받고 며칠 후, 편지로도 연락이 왔다. 혹시라도 내가 내 NHS번호를 모를 경우에 대비하여 너의 번호는 무엇무엇이니, 이 번호..

[영국생활] 영국을 떠날 수 없게 하는 동네 산책로

해외생활은 고충이 많습니다. 국내에서 생활할 때 잘 생각해보지 못했던 종류와 내용의 고충이 많다는 것으로, 국내에서 생활하는 것도 고충이 많기는 마찬가지이겠죠. 영국에 산 시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영국에 있을 땐 한국이 정말 그립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국에 머물러 보니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영국이 그렇게나 그립더군요. 4개월간의 한국 체류 후, 남편의 생업 즉, 저희 가족의 밥줄이 있는 영국으로 돌아왔고, 저희는 다시 영국생활에 정착 중이에요. 부모님들과 북적거리며 지내다가 다시 저희 네 식구만 있는 생활에 적응하려니 쉽지 않더군요. 한국으로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그나마 저희를 이 곳에 정 붙이게 해 주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동네 산책로입니다. 저희를 영국에 머물게 하는 동네 산책..

아기 저체온증에 대처하는 요령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아기 저체온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제 블로그를 들어오시는 분들이 제법 있으신데요. 저희 첫째 아이 때의 경험에 이어 둘째 아이 뚱이의 저체온증 경험도 적어볼까 합니다.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저는 의료인이나 의료관계자가 아니므로 저체온증에 대한 저의 경험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전문적인 내용은 의료전문가와 상의하시기를 권합니다. 현재 만 3세 반 정도 되는 저희 큰 아이는 생후 한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감기에 걸리기 시작해서 돌 이전에도 가벼운 감기는 자주 걸렸고, 돌 이후에는 감기와 중이염을 달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현재도 4월초에 걸린 감기가 쌋 낫지 않아서 간헐적으로 기침을 크게 하는 편인데요. 이 첫째 아이가 감기와 중이염을 달고 지내던 기간 중에 저체..

[영국육아] 어린이집 사고에 대한 서로의 마무리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에요. 요즘 글을 자주 쓰죠? 네, 시간이 좀 생겼거든요. 그러나 이 시간도 곧 없어져버릴 시간이라, 시간이 있을 때 글을 많이 올려보려구요. 오늘 적을 글은 어린이집 사고 보고 이후, 어린이집으로부터 받은 회신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사고에 대한 어린이집의 대처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저는 이 사고를 어떻게 마무리했는지에 대해 정리해봅니다. 제가 어린이집에 메일을 보내고 나서, 그날 오후 적당한 수준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친애하는 몽실, 이메일 보내줘서 고맙고, 어제 가든에서 있었던 너의 사고에 대한 이야기 듣게 되어 유감이고, 우리 직원들이 오늘 아침 그 이야기를 내게 해 줘서 그 일을 사고 리포트에 기록해뒀어. 가든은 놀이와 활동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라서 아이들 데리러 올 때 언제..

영국생활 13년 후 한국 정착기: 한국의 좋은 점

우리는 이번에 한국에 오랫동안 머물다 갈 계획이다. 사실 한국에 머물면 머물수록 겁이 난다. 한국에 계속 살고 싶기 때문이다. 가끔씩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올 때는 느끼지 못했던 기분이다. 특히 아이가 없을 때는 더더욱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다. 외롭고 재미없기는 해도 영국에서의 삶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영국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이미 그 시스템에 적응해있는 우리에게는 영국 생활이 주는 익숙함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생기고, 아이들과 함께 한국을 와보니 마음이 달라진다. 미세먼지에, 층간소음로 인한 어려움은 있지만, 인근에 가족들도 있고, 주변환경도 친숙하다. 10년 넘게 영국에 살며 한국을 떠나있었지만, 내가 나고 자란 곳이 주는 편안함이 이렇게 강력한 것일줄 몰랐다. 내 나라가 주는 ..

[영국일기] 코로나 시대, 우리가족 적응기

2020년은 바야흐로 코비드 시대.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었다. 사실 올 해는 우리 가족에게 제법 특별한 해이다. 나는 연초에 둘째 아이를 출산했고, 여름에 마흔번째 생일을 맞았다. 어린이집에 가던 큰 아이는 동생이 생겼고, 코로나로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며 1 년간의 어린이집 생활을 청산했다. 둘째가 태어나면 그 한 해만이라도 재택근무를 하며 육아를 돕고 싶다고 바래온 남편 틴틴은 코로나로 인해 강제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24시간을 함께 한 지 7개월. 그리하여 오늘은 우리 가족의 코로나 시대 적응기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내가 겪은 인종차별코로나 초기, 영국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혹시라도 내가 한국인이라서 이곳에서 인종차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