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둘째 출산 후 첫 달리기!

옥포동 몽실언니 2021. 5. 20. 08:20

부부는 다이어트 중입니다.
네, 제가 비록 1일 1아이스크림을 하고 있고, 간혹 1일 1아이스크림 + 1 케잌까지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이어트 중인 것은 맞습니다. 그건 바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열심히'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지난주부터 평일은 빠짐없이 스쿼트를 하고 있어요. 점심 밥 준비하거나, 아이들 오후 간식 준비하는 사이 잠깐 잠깐 스쿼트 20개씩 5세트를 하고 있어요. 주말은 아이들과 하루 종일 시끌법적하니 따로 운동을 하기가 힘들어서 건너뛰었습니다.
그렇게 매일 스쿼트를 하다가, 가끔 시간이 좀 더 나거나 힘이 좀 남아있으면 3킬로짜리 아령을 들고 팔 뒷쪽 삼두운동도 하고, 등 운동도 하기도 하고, 잠시 매트위에 엎드려서 플랭크를 10-15초간 하기도 합니다. 운동량 0에서 이 정도면 엄청난 발전입니다! 아직 1주일 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꾸준히 운동을 실시한 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잘 했어요~~~
이렇게라도 운동을 하니, 몸에 좀 더 에너지가 도는 느낌이에요. 저녁에도 정신없이 자게 되구요.
그렇게 가벼운 근력운동을 이어오다가 오늘은 뛰었습니다!!!! 근 3년만에 낡은 운동화를 다시 꺼내서 달렸어요!
점심시간에 남편이 산책을 나간다며, 저에게도 약 먹듯이 생각하고 산책을 좀 할 것을 권했습니다. 사실 지난주부터 근력운동을 시작한 후 단 한번도 산책을 한 적이 없어요. 매일 비가 오기도 했고, 시간이 없기도 했고, 운동을 하지 않는 것에 핑계야 얼마든지 많지요. 산책을 하라는 남편의 말에도 제가 미동조차 않자, 남편이 한마디 덧붙였어요.
"나, 너랑 "같이!" 산책하고 싶어. '너랑'!"
"응? 정말? 그래?? 그럼, 같이 갈까? 그럼 나가는 김에, 난 달려볼까?"
"그러든지. 가볍게, 아주 가볍게 뛰어봐."
"그래!"
그렇게 오늘 달리기는 예정에도 없이 시작되었습니다.
집 앞 20분짜리 짧은 산책 코스를 따라서 오늘은 남편과 함께 뛰다 걷다 하고 돌아왔어요.
거리는 얼마나 될까요? 아마 1킬로는 넘지만 2킬로는 되지 않는 거리일 것 같아요.
처음에는 1-2분 천천히 걸어가다가, 큰 길을 건너 산책로로 진입한 후부터 약 700-800미터 가량 아주 가볍게 뛰었어요.
그러다 다시 걷기.
그리고 집 근처로 돌아와서는 나 혼자 잠시 뛰어서 앞서 갔다가 다시 틴틴에게 돌아온 후, 집까지 둘이 함께 걸어오기.
실제로 달린 거리는 아마 1킬로 남짓도 되지 않겠지만, 아주 오랫만에 달리기를 했다는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달리려고 하니, 어떻게 달려야 하는지, 발은 어떻게 디뎌야 하는지, 허리를 펴야 하는지 앞으로 좀 기울어야 하는지, 모든 자세가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달려볼 심산으로 서랍 안에 처박아뒀던 달리기용 시계도 꺼내서 새로이 충전을 마쳤습니다. 핸드폰에 달리기시계용 앱(Garmin Connect)도 다시 깔았지요.
앱을 새로 깔았더니 예전 달리기 기록을 보여주네요. 잭 낳고 8개월이 좀 더 지났을 때의 달리기 기록. 제가 저렇게 뛰었었군요. 46분이나 달리기를 했다니!! 하프 마라톤을 뛰어보겠노라 하고 옥스퍼드 하프 마라톤을 등록하고 달리기 훈련을 시작했다가, 46분을 달린 저 날을 마지막으로 발목 부상을 입고 달리기를 포기했다는 슬픈 이야기.

달리기를 좋아하는, 당시에는 리즈에 살고 있던 친구에게 함께 뛰자고 해서 제 친구도 옥스퍼드 하프 마라톤을 등록했고, 달리기 대회를 위해 저희 집에 와서 며칠 머물기로 했지요. 대회 날이 다가왔고, 결국 부상으로 훈련을 하지 못한 저는 달리기를 포기하고, 저 대신 남편이 가서 대신 뛰고 돌아왔습니다. 제가 집에서 잭을 돌보는 동안 남편과 제 친구는 둘이 함께 옥스퍼드로 가서 달리기를 하고 돌아왔지요.
남편은 1시간 40분 정도만에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고, 제 친구는 남편보다는 좀 더 후에. 비록 제가 뛰지는 못했지만, 그 달리기 이벤트 덕분에 오랫만에 친구가 와서 머물다 가기도 하고, 두고 두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체력을 길러나간다면 한 달쯤 후에는 점심시간에 틴틴과 짧고 가벼운 달리기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틴틴과의 달리기가 기대되는 이유는 틴틴과 함께 하는 달리기는 정말 즐겁기 때문입니다. 틴틴은 달리기 잘 못하는 사람을 끊임없이 격려해주고 칭찬해주며 달리기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굉장한 재주가 있거든요. 함께 운동을 하면서 수다도 떨고. 둘이 수다 떨며 데이트를 즐기는데, 그게 운동까지 되니, 일석이조, 일타쌍피지요. ^^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삽시다. 건강하지 않을수록 더더욱 건강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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