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와서 이사가 참 여러번이지만, 학생 이삿짐 이사가 아닌, 살림 이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 짐이라고는 책, 책상, 컴퓨터, 얼마 안 되는 옷가지에, 허접한 부엌살림 몇가지가 전부였지만 남편과 같이 살기 시작한 이후.. 짐은 두배가 되었고,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또 다른 공간으로 첫 이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지금이라고 해서 우리 살림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부엌살림이 조금 더 늘었고, 여기저기서 얻거나 중고로 구입한 아기물품들이 좀 늘어난 것 외에는 그리 짐이 늘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사를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부터 식탁, 침대에 이르는 가구들도 구입해야 하는데.. 결혼 하면서 가구나 가전을 구입하지 않았던 우리로서는 남들이 결혼 전에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