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을 마친 겨울방학. 나이 만 15.5세. 나 홀로 호주행. 아무리 계획에 없던 즉흥여행을 잘 떠나던 우리 가족이었지만, 그 어린 나이의 딸을 지방 공항에서 바이바이 손 흔들어 보내신 우리 부모님은 다시 생각해봐도 대단하다. 호주에 도착해서 3주간 함께 지낼 가족을 만났던 날. 안면인식장애라고 의심될 정도로 다른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이건만, 호스트 가족 아주머니의 얼굴은 또렷이 기억이 난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고, 얼굴이 또렷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주머니의 느낌, 분위기는 기억에 분명하게 남아있다. 나의 호스트 가족은 평범한 분들이었다. 그 얼마나 다행인지. 해외생활이든, 타지생활이든 하다 보면 그 속에서 평범한 이들을 만나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이고 감사한 일인지 알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