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335

어린이집 등원 7개월, 아직도 우는 아이

바로 우리 아이이다. 주 5일을 매일 간 적은 없지만, 그래도 울지 않고 집을 떠난 날이 지난 7개월간 두세번쯤 되었을까. 아직도 아이가 집을 나설 때면 안 가겠다고 울음을 터뜨리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나와 남편에게서 도망간다. 9월부터는 차일드마인더 (가정어린이집)로 주 4일을 가다 보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될 법도 한데, 매일 아침이 전쟁이기는 마찬가지. 그래도 이제는 자주 가서 그런지 자신의 현실, 즉 어찌됐건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 날은 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울고 불고 하다가도 잘 달래주고 나면 결국 아빠 품에 안겨 차에 타기는 타는데, 아직까지 집을 떠나면서 나와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눈 적은 단 한번도 없다. 10월부터는 남편이 아이를 데려다주고 있는데, 항상 아이를 차 문 앞에서 배웅..

두살 아들에게 영혼이 탈탈 털린 날

그게 바로 어제였다. 이렇게 힘들었던 날이 그간 몇번 있기는 했지만 그리 자주 있지는 않았다. 아이가 하루종일 나를 끌고 다니고, 모든 것을 나와 함께 하려하고, 잠도 자지 않으려 하고, 겨우 잠들었다 해고 이내 깨버리고... 이런 정도는 우리에게는 그냥 일상이었다. ‘영혼이 털리는 날’은 아이가 많이 아파서 하루종일 보채고, 영문도 모르게 계속 울고 짜증을 내고, 조금만 자기 마음대로 뭐가 되지 않아도 대성통곡을 하고, 음식도 먹으려 하지 않고, 그러면서 배는 고프니 더 짜증을 내는 이런 날들인데, 어제는 그 정도가 정말 정말 심했다. 특히, 아이가 어디가 아픈지 뚜렷하게 알기 힘든 상황에서 아이가 온갖 떼를 쓰고 울고 불고 짜증을 내고 자해(?)를 하며 나에게 보채니 정말.. 어찌할 방도를 몰라 너무..

영국 어린이집의 '어려운 아동돕기' 행사에 참여하다

오늘은 아이 차일드마인더 (가정 어린이집) 에서 영국 BBC에서 진행하는 Children in Need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라는 캠페인을 위한 성금모금 행사를 진행하는 날이다. 이 캠페인은 꽤나 유명한 행사인 것 같은데, 한국으로 치면 ‘KBS 사랑의 리퀘스트’ 처럼, 방송국에서 추진하는 성금모금 행사로, 모금의 목적은 도움이 필요한 상태에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이번 주가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펼치는 주간으로, 우리 잭의 차일드마인더 베키와 이웃 차일드마인더들이 함께 자체적으로 성금모금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베키가 오늘 모금한 돈은 차일드마인더의 이름으로 BBC의 본행사 (Children in Need) 에 일괄적으로 기부될 것이다. 성금모금행사 장소는 우리 아이 차일드마인더인..

생후 22개월, 장난감 분해를 좋아하는 아이

저는 딸만 셋에, 늦둥이 아들이 있는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아는 세상의 ‘남자’들이라고는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와 어린 남동생이 전부였죠. 그런 상황에서 자라다 보니 남자아이의 놀이문화나 습성에 대해 아주 무지한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아들의 놀이모습이나 욕구를 보며 참.. 이렇게 남녀가 다르구나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장난감 분해 욕구!!!! 저희 아이는 손으로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 거 같아요. 그건 저도 그런 편이라 아이가 그럴 때 보면 나랑 비슷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러나, 손으로 하기를 좋아하는 ‘활동의 영역’이 저랑 저희 잭은 상당히 달라요. 저는 가위질을 좋아하고, 종이접기를 좋아하고, 바느질을 좋아했다면, 저희..

생후 22개월 우리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와 책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저희 아이의 근황을 올려봅니다. 이제 이틀뒤면 저희 아이도 생후 23개월에 접어들어요. 오늘은 지난 한달간 (생후 22개월) 저희 아이가 가장 즐겨하던 놀이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건 바로 쌀놀이인데요. 저희 아이는 더 어릴 때부터 저희가 밥을 할 때마다 쌀을 갖고 놀고 싶어서 안달이 나곤 했어요. 첫 생일 (돌) 을 맞아 한국에 갔을 때 결국 저희 어머니의 부엌 쌀포대 앞에 앉아 쌀을 부엌바닥에 쏟아내기까지 했구요. 그러나 집에서는 쌀만큼은 노노, 절대 안 된다고 주지 않았는데, 늘상 “안돼”라고 하는 게 미안한 나머지, 그리고 저도 좀 편하게 육아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에게 쌀을 “허”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이는 정말 정말 즐거워하며 너무 재밌게 놀아요. 처음에는 아이에게 쌀, ..

[생후 21개월] 영국 아빙던 최신 유행 패션

저희 아이 요즘 패션을 공개할까 합니다. 요즘 저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패션이 생겼어요. 어떤 것인지 궁금하시죠? 사진을 보고 찾아내보세요~ 아래 사진은 2주전 토요일 오전 아빠랑 놀이터에 간 날~ 그리고, 이건 며칠전 제가 구워준 머핀을 들고 있는 사진~ 이건.. 지지난 주말 아이가 계단에 앉아 혼자 가위질을 하고 있던 날.. (가위질이 많이 늘었어요! 그래도 아직은 좀 위험해 보이죠? 항상 감독이 필요합니다!!) 이제쯤 되면 공통점을 찾으셨나요? 요즘 패션의 특징은 바로바로 다름아닌 턱받이 패션~ ㅋ 애가 침을 너무 많이 흘려서 옷이 너무 심하게 젖어 옷을 몇벌씩 갈아입히다가 얼마전 면턱받이를 구입해서 그걸 이용하고 있어요. 웃긴 것은 어릴 때 이유식 할 때는 턱받이를 죽어라고 하기 싫어하던 아이가..

[장난감리뷰] 2세 남아 공구놀이 장난감 대만족!!

안녕하세요. 없는 시간을 내어 짧은 장난감 리뷰글을 써볼까 합니다. 저희 아이의 도구사랑은 이미 블로그에서 몇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이런 저희 아이의 취미를 보고 한국에 있는 언니가 나무로 된 공구놀이 세트를 사주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어요. 저는 한국에서 언니가 보내준 공구놀이세트 사진을 구글 이미지검색을 해서 동일한 제품을 미국 사이트에서 발견했고, 그걸 주문하려던 찰나!! 친구가 그와 아주 유사한 제품을 영국 아마존에서도 판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영국 아마존에서 무료 익일배송 (free next day delivery) 으로 주문 후, 다음날 바로 그 물건을 수령했습니다. 미국사이트에서 주문할 수 있었던 장난감은 영국으로의 배송료는 무료였지만 중국에서 물건이 넘어오는지라 배달에 40일까지 걸릴 수..

[육아고민] 영국의 Nursery (기관어린이집) vs Childminder (소규모 가정어린이집) 장단점 비교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아이 어린이집을 널서리 (nursery) 에서 차일드마인더 (childminder) 로 옮기면서 제가 느끼는 널서리 (기관 어린이집)의 장단점, 그리고 차일드마인더 (소규모 가정형 어린이집) 의 장단점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저희 아이는 지난 5월, 아이가 17개월이 되었을 때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당시 어린이집의 분위기 (애들이 너무 많이 울고 있는 것, 선생님이 언성을 좀 높이는 것, 사고 리포트가 너무 잦은 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오는 9월부터 집 근처 차일드마인더에 자리가 생기면서 아이 21개월차에 차일드마인더로 옮기게 되었어요. 차일드마인더는 영국에서 자격이 있는 보육교사가 본인의 집에서 5세 미만 아동을 최대 4명까지 돌보는 소규모 ..

[육아일기]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도시락싸기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요즘 제 최고 고민은 바로 바로 우리 아이 도시락싸기 입니다. 8월까지 다니던 기관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집에서 가까운 가정어린이집 차일드마인더로 옮기게 된 후 저희는 교통지옥 (?)에서는 벗어났지만 도시락 지옥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저희 아이는 9월부터 월, 화, 목, 금 주 4회 어린이집을 가고 있는데, 바로 그 4일간 내내 저는 오전간식, 점심, 오후간식, 이렇게 세 통의 도시락을 준비해서 보내야 해요. 물통도 매일 씻어서 새 물통에 깨끗한 물을 담아서 보내야 하구요. 저나 틴틴의 도시락을 싼다면이야 전날 남은 음식 대충 싸 가서 데워먹으면 되는데, 아이는 하루종일 집이 아닌 곳에서 머물러야 하니 아이 입맛과 영양을 고려하여 이것 저것 싸주느라 몸도 힘들지만 아이디어가 ..

[육아일기] 아이들 옷이 저렴한 영국: 우리 아이 겨울 준비

틴틴이 휴가 중이던 지난 주 목요일 오전 저는 틴틴과 함께 옥스퍼드를 갔습니다. 그날은 차량 정기점검날이라서 차를 정비소에 맡기고 버스를 타고 옥스퍼드를 갔어요. 그러나..! 틴틴은 몸이 너무 아파서 옥스퍼드에서 버스를 내리자 마자 저와 차 한잔에 따뜻한 와플 하나만 간단히 먹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고, 저만 혼자 남아 버스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상점인 막스 앤 스펜서 (M&S)에 가서 아이 옷을 폭풍 쇼핑했습니다. 아이가 1년 사이 키가 10센치도 넘게 자라면서 올 초까지 입던 긴팔 옷들은 모두 소매가 짧아졌고, 바지들도 허리가 너무 꽉 조여서 새 옷들이 필요했어요. 원래 계획은 M&S를 들렀다가 Westgate 쇼핑몰에 들어가서 H&M도 가보고, Next 에도 들러서 아이 옷을 다양하게 골라..

[육아일기] 생후 21개월, 우리아이가 요즘 좋아하는 놀이

요즘 저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단연 ‘조립하기’입니다. 저희 아이의 도구사랑은 언제부터였을까요.. 예전부터 집에서 스크루드라이버로 뭘 죄이거나 할 때마다 그 도구들을 그렇게 만지고 싶어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아이의 도구에 대한 집착(?)을 말릴 수가 없어서 틴틴이 도구들을 하나씩 보여주며 아이에게 그 쓰임을 설명해주곤 했어요. 그러면서 급속도로 아빠와의 친밀도 증가! 사실 왠만한 툴들이 모두 길고 날카롭고 뾰족해서 이걸 아이 손에 갖고 놀게 해도 되나 걱정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이가 도구를 갖고 놀때마다 아이 옆에서 밀착케어를 해야 하지요. 이번 여름 할아버지께서 오셨을 때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의자도 조립하고, 고모가 안 쓴다고 물려준 피아노도 받아와서 집에서 다시 조립했어요...

[육아일기] 차일드마인더 2주차 1일: 처음으로 제 발로 걸어들어가다

오늘은 아이가 베키네로 가는 두번째 주. 오늘도 아침부터 옷 갈아입기 싫다고 떼를 쓰는 아이를 겨우 달래가며 옷을 입히고, 양말은 결국 신기지 못한 채로 가방에 양말만 싸 넣어서 베키네로 보냈다. 이번달은 내가 급히 데드라인을 맞춰 일을 해야 하므로 아침에 데려다 주는 것은 남편이 하기로 하고, 오후 픽업만 내가 하기로 했다. 남편 틴틴은 오후에는 무조건 칼퇴근을 해야 하다 보니 최근 들어서는 출근을 30분이나 1시간 일찍 해서 여유롭게 회사 일을 보곤 했는데, 이번달은 무조건 9시를 좀 넘은 시간에 출근할 수 있게 되었다. 출근을 조금이라도 일찍 하면 어떤 날은 조금 일찍 퇴근하기도 하고 여유롭게 일과를 보내는데, 이렇게 매일 타이트하게 출근을 하게 되어 틴틴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다. 그러나 이 달은 ..

[육아일기]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변경 후기 (2): 첫 1주일간의 생활

이번 글에서는 이번 한 주간의 저희 잭과 저희 부부의 새 어린이집 적응기를 소개합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저희 잭은 9월부터 12월까지 주 4회 어린이집을 가기로 했어요. 이번주에 시작한 만큼 이번주는 적응주간이었지요. 오늘 금요일로 4일째 등원을 한 날. 차일드마인더는 가격은 기관어린이집보다 저렴하지만, 단점이라면 아이 개인 물품을 모두 직접 챙겨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 기저귀, 물티슈부터 오전 간식, 점심, 오후간식까지 모두 집에서 싸서 보내줘야 하거든요. 그런 만큼 아이가 차일드마인더로 가기 시작하면서 저는 아이 도시락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ㅋ 적응주간 스케줄: 아이의 점진적 적응을 돕기 위해 먼저, 체크인 세션이라 하는 점검세션을 가졌어요. 그건 8월 22일, 아..

[육아일기]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변경 후기 (1)

저희 아이는 다음주 월요일로 만 21개월을 꽉 채우게 됩니다. 제발 목만 가눠라 하고 바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목만 가누는 정도가 아니라 뛰어다니고, 올라서고, 점프하려고 시늉하는 21개월 개구쟁이가 되었어요. 그렇게 놀라운 신체발달과 인지발달을 이루었지만 그래도 아직 만 2세도 안 되는 어린아이 잭. 이 아이는 지난 4개월간 다니던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이번주 부터 (9월 2일) 동네 차일드마인더로 어린이집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변경을 하게 된 이유는 앞선 글에서 이미 말씀을 드렸듯이, 현 어린이집이 교통이 불편해서 차가 막히면 등하원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를 데리러 오가기가 너무 불편해진다는 이유가 가장 컸어요. 그 다음으로는 비용절감. 기관 어린이집을 주2회 보낼 비용..

[일상 이야기] 아들이 집에 있다는 건..

이번주는 남편의 일주일간의 휴가 기간. 휴가를 대단하게 쓴 거 같지도 않은데, 내 병원과 아이 병원 등으로 월차를 하루 하루 쓰다 보니 휴가가 부족했던 우리는 긴 휴가 한번 갖지 못한채 여름의 끝자락을 맞이했고, 그래서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일주일 푹 쉬는 주간을 갖고자 과감하게 무급휴가를 일주일 냈다. 하필이면 또 휴가 때 몸이 아픈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희안하게 회사 다니는 중에는 병가를 내는 일이 거의 없는 틴틴은 휴가 때만 되면 몸이 아파 드러누울 때가 있다. 이번에도 며칠전부터 열이 나고 몸살 감기처럼 앓더니 어제는 극에 달했다. 그 덕에 우리는 일주일간의 휴가에도 불구하고 단 둘이 오붓한 식사 한번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나마 오늘 오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이 식탁에 마주..

[엄마의 단상] 나만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나, 비정상인가요?

오늘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는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친정부모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신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며칠 전부터 아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밤마다 울고 깨고를 반복하다 보니 부모님 가셨는지 어떤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를 너무너무 싫어해서 아이를 보낼 때마다 곤욕이었다. 한번은 아이를 데려다 주는데 함께 가셨던 아버지께서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시더니, “애를 보내고 돌아와 집에 이렇게 있으니 애한테 너무 미안하네. 이렇게 있어도 괜찮은 걸까?” “그럼 어떻게 해요. 그래도 보내야죠. 저도 일을 해야 하는데.” 여기까지만 하면 될 건데, 나는 나도 마음이 아렸던지라 괜히 아버지께 뾰족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럼 애 보니지 말고 ..

[육아일기] 영국의 가족주치의 제도의 장점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은 의료보험제도로 대부분이 민간의료로 이루어져있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1차 의료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일부 민간의료시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공공의료서비스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만큼 의료서비스 이용에 대한 원칙이 철저히 지켜진다. 일단, 1차 의료진료는 본인이 등록되어 있는 동네 의원에서 본인이 등록된 의사 (GP) 에게 진료를 받는다. 물론 응급한 상황에는 다른 의사를 볼 수도 있고, 등록되지 않은 병원이라 해도 진료를 거부하지는 않지만 그런 상황은 아주 예외적이다. 본인의 담당 GP는 한국으로 치자면 ‘가정의학’ 전문의라고나 할까. 다른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보다는 약 2년 정도 교육기간이 짧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동네마다 있는 의원에 소속되어 해당 지역에..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변경을 앞두고..(2)

이제 겨우 4달밖에 다니지 않은 아이 어린이집을 새로운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이유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먼저 교통이 불편한 것과, 비용도 더 비싸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의 어린이집이 ‘대만족’의 수준이 아니었거니와, 시내 너머 있는 위치인지라 집에서 걸어가면 30분인데, 차로 가도 차가 막혔다 하면 20분씩 걸리는 거리 때문이었다. 복잡한 출퇴근 시간에 교통을 뚫고 편도 20분씩 걸려가며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자니 그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내년 1월 둘째 출산을 앞두고, 올 겨울 만삭일 때부터 내가 운전을 하기 힘드니 틴틴이 아이를 데리고 와야 하는데,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게 너무 불편하고 오래 걸리다 보니 둘째 출산 전후로 틴틴이 회사를 오가며 아이 등원을..

21개월 아이 어린이집 변경을 앞두고..(1)

이제 약 보름 후면 아이가 21개월이 된다. 아이 혼자서 걷고 뛰고 쪼그리고 몸을 숙여 물건을 줍는 등 아이의 신체 발달을 보면 놀라운 수준이다. '제발 목만이라도 스스로 가눠라' 하고 바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아이는 엄청난 발달을 이루었다. 그런 우리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닌지도 어느새 4개월째. 지난 5월부터 동네에 유일하게 자리가 있던 어린이집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오는 9월부터는 집에서 더 가까운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인 ‘차일드마인더 (Childminder)’ 로 옮기게 된다. 어제는 새로 갈 차일드마인더 집을 처음으로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날이었다. 우리 아이 차일드마인더의 이름은 Beccie로, 본명은 레베카인데 이름을 줄여서 ‘베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친구였다. 이 친구를 알게 된 것..

[육아일기] 우리아이 20개월 발달사항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에요. 요즘 우리 아이의 발달사항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일에 상당히 게을렀던 것 같아요. 5월부터 아이의 어린이집 적응기간을 시작한 이후 6월에는 저도 일하느라 바쁘고 아이는 주4회 어린이집을 다니며 서로 바쁜 시간이었어요. 7월이 되고 저는 짧은 여름프로젝트를 끝내고 이제야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 나면서 다시금 아이에 대한 기록을 열심히 남겨볼까 합니다. 저희 아이는 최근 상당히 많은 변화를 보였어요. 키와 체중 변화 일단,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올해 8월인 현재는 키가 약 10센티는 자란 것 같아요. 몸무게는 약 1킬로 늘어났구요. 아이의 체중이 계속해서 늘어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체중은 현재 13.5킬로로 몇달째 유지 중입니다. 아래 사진만 봐도 애가 쑥쑥 자랐다..

[육아일기] 우는 아이를 뒤로 하고 하루종일 불편한 마음..

지난주부터인가, 아이가 다시 어린이집을 정말 정말 가기 싫어했다. 지난달에는 주2회로 월요일과 화요일을 갔고, 이달은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 이렇게 주3회를 가고 있다. 그리고 이번달이 현재 다니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은 마지막이다. 지난 6월 주4회를 나갈 때는 아이가 그럭저럭 적응하여 자연스러운 일과처럼 받아들이는 듯하더니, 7월이 되고 주2회로 줄어들자 다시금 어린이집을 정말 가기 싫어했다. 그러다 7월 중순 부모님이 오시고, 지난주에는 나의 1박2일 런던 출장으로 어린이집을 더 빠지고 엄마와도 떨어지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다. 매일 가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매일 가는 게 아니라서, 아침마다 전쟁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아이가 가기 싫다고 떼를 ..

[육아일기] 자책하지 않으려 하는데도 자꾸만 자책하게 되는..

올 1월말부터 아이가 몇달째 감기를 달고 살고 있다. 이제 20개월을 앞두고 있는 우리 아이. 이 연령의 아이들은 대개들 이렇게 감기를 달고 산다고 주변에서들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정말 그런지, 이게 혹시 내가 뭘 잘못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 것인지 자꾸만 자책을 하게 된다. 이달 내내 우리 아이가 콧물을 흘리지 않고 있던 때는 딱 하루. 약 3일전이던가. 콧물 없이 깨끗한 아이 코를 보면서 이제야 감기에서 벗어나나 싶어서 한시름 놓기가 무섭게 다음 날부터 콧물이 다시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이틀 후인 어제는 아이가 아파서 하루종일 울고 불고 떼를 쓰며 작은 악동으로 변신했다. 아이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니고, 내가 아이가 아프도록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닌데, 아픈 아이로 ..

조부모님과 함께 한 2주간의 시간들..

할머니 할아버지의 방문으로 가장 신이 난 것은 우리집 귀염둥이 잭입니다. 희안하게도 잭은 지난 겨울 처음으로 한국을 갔을 때도 할아버지 (저희 아버지)를 그리 따르더니 이번에도 역시나 할아버지 손을 잡고 끌기도 하고, 할아버지 옆에 가서 애교 어린 눈빛을 쏘기도 하고, 할아버지 다리를 간지럽히기도 하는 등 할아버지를 매우 좋아하고 있어요. 그래서인가 저희 아버지께서도 손주들을 모두 이뻐하기는 하셨지만 아이들과 그렇게 잘 놀아주시는 편은 아니셨던 분께서 저희 잭을 데리고는 유모차를 직접 밀기도 하시고,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를 가기도 하시고, 집 뒷 가든에서 함께 가든 일을 하며 놀기도 하시는 등 전에 없던 육아스킬을 발휘하고 계십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저희 집으로 오신 후 잭이 더더욱 신이 나는 것은 ..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5-6일차: 아버지의 집 수리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어느새 부모님이 오신지 열흘이 지났다. 초반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잭이 깨기 전까지의 시간을 이용하여 블로그를 썼는데 그것도 며칠 하다 보니 나도 피곤하고, 그렇다고 낮 시간에는 따로 개인 시간이 나지를 않다 보니 며칠간은 글 쓸 시간도 없이 지나갔다. 부모님과 함께 한 시간을 잘 기록해두고 싶었는데, 이렇게 흐지부지되는 게 싫어 지나간 시간에 대해 뒤늦게나마 적어보려 한다. 7월 20일 토요일, 친정 부모님과 함께 한 5일째 되던 날.. 오전에 회사에 일 하러 가야 하는 남편을 설득하여 집 근처 가든센터를 방문했다. 틴틴의 팀에 급한 일이 생겨서 전날도, 전전날도 야근 아닌 야근을 하였는데 (6시-6시 반 퇴근이니 야근이라 치기에는 퇴근시간이 빠르지만 그래도 야근은 야근이다) ..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4일차] 즐거움과 불편함 사이.. (2) '불편함'편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4일차.. 즐거움과 불편함이 공존하는 시간.. 그러나 즐거움과 편안함이 93% 이고 불편함은 7% 정도인 것 같다. 그리 많은 불편함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불편함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글에 적어볼까 한다. 불편함을 너무 자세히 적는 건 서로 너무 불편하니까..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는 짧고 간단하게 적어봐야지.. 나의 부모님이긴 하지만 우린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았다 보니 (자그마치 20년!!! - 나의 나이가 드러나는 순간!) 함께 지내는 시간이 참 소중하면서도 어색하다. 우리는 서로 익숙해지고 적응할 시간과 기회가 많이 부족했다. 사실 이 불편함들은 나의 부모님이라서 불편한 점들인 것은 아니다. 타인과의 동거가 주는 일반적 불편함인데, 부모님은 나의 부모님이다 보니 타인들이 넘지 않..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4일차] 즐거움과 불편함 사이.. (1)

오늘로 부모님과 함께 한지 4 일째. 제목을 뭐라고 해야 좋을까.. 이틀간의 일들을 돌이켜보니 “즐거움”과 “불편함”이 공존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이 계시니 잭은 신이 났다. 사람이 북적이니 더 즐겁고 활발하다.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대상이 늘어났고, 자신 또한 흥미로운 존재들이 주변에 더 늘어나자 내 손가락만 끌고 다니던 잭이 혼자서도 이리 저리 돌아다니도 한다. 나랑 잭만 있거나 틴틴과 나랑 잭만 있더라도 보기 힘든 광경이 부모님이 오시자 펼쳐지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3일째 되던 날인 어제, 7월 18일 목요일. 이 날은 우리 잭이 생후 12개월 예방접종에서 건너뛴 MMR (풍진, 홍역, 이하선염) 예방접종을 맞는 날이었다. 원래 한 주 전이었으나..

[친정부모님과의 동거 2일차] 식빵이 욕실로 간 사연

어제는 제가 처음으로 Kanex 무선 접이식키보드를 이용해 핸드폰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한 날입니다. 저는 눈이 좋지 않다 보니 작은 화면에 난 오타를 잘 확인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제는 특히나 처음으로 핸드폰을 이용해 블로그 포스팅을 쓰다 보니 처음 올린 글에 오타가 상당히 많았나봐요. 어제 오전 틴틴과 잠시 통화를 하는데 전화를 끊기 전 틴틴이 다급한 목소리로, “몽실, 블로그 포스팅에 오타 엄청 많아!!” 하며 제 오타 한두가지를 이야기해주는 거예요. 바쁜 와중에 제 블로그 오타까지 챙기다니.. 세심한 틴틴. ㅋㅋ 다른 때 같으면 시간이 있을 때까지 오타 수정을 미룰텐데, 어제는 부모님도 계시니 이럴 때 부모님 찬스를 쓰는거라 생각하며 “잭, 엄마 잠깐 올라가서 일 좀 보고 올게!”하고 저..

[육아일기]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신비한 존재

“엄마, 우리 잭 너무 이쁘지?”“니 눈에만 이쁘지. 니 자식이니까. 신명수 할머니께서 그러셨어. 니 자식은 니 눈에만 이쁘다. 그러니 절대 니 자식 데리고 다른 사람 집에 가서 폐 끼치거나 하지 말라고.” 신명수 할머니는 우리 엄마의 시어머니, 즉 친할머니의 성함이다. 엄마는 당신의 시어머니를 곧잘 저렇게 성함으로 부르시곤 하셨다. 내가 받는 느낌은 할머니에 대한 존경의 표시? 할머니 살아 생전에는 그리 부르신 적이 없으셨으나 가끔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실 때 그렇게 존함으로 부르시곤 하셨다. “그래? 내 새끼라서 내 눈에만 이쁜거야? 왜, 너무 이쁘잖아~ 잭은 좀 누가봐도 이쁜 그런 스타일 같은데~~”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와서 잭을 보고 이쁘다 이쁘다 해줘서 그런가, 내 자식이라서 그런가, 내 ..

잭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셨다

그저께 드디어 엄마 아버지께서 도착하시면서 엄마 아버지와의 한달 간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면서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본가를 떠난 후 대학 방학 중이라 하더라도 한달씩이나 집에 머문 시간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의 이번 방문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나로서는 가장 긴 시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 매우 특별하다. 사실 그만큼 긴장도 되고 걱정도 조금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데 긴장할 게 뭐가 있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고등학교 시절 이후 집을 떠나 산 시간이 이미 내 인생의 절반이고, 그렇게 오래 떨어져 살다 보면 부모님과 부대끼는 시간도 적고, 나의 성격과 가치관의 상당부분은 성인기 이후 보다 확고해지고 뚜렷해지다 보니 부모님은 나를 ‘어린 시절의 딸’로만 기억하..

생후 19개월, 수족구병에 걸리다: 증상과 대처법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희 잭은 올해 1월 말 영국으로 돌아온 이후 지금까지 몸이 아프지 않은 때가 많아야 총 3-4주 정도인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감기, 중이염, 또 감기, 또 중이염, 또 감기.. 또 다른 감기.. 이렇게 감기를 달고 지내다 2주 전에는 급기야 수족구병에까지 걸렸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한국도 영유아 수족구병 유행으로 난리 아닌 난리라고 하던데, 이국만리의 영국에 살고 있는 저희 잭도 어김없이 수족구를 앓았습니다. 수족구병 (의심) 증상의 발단 1일차: 식욕부진, 발열 시작 때는 바야흐로 오늘로부터 딱 2주 전인 6월 30일 일요일. 아이가 아침부터 입맛이 없는지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거부하기 시작했어요. 아침에도 고개를 저으며 손으로 입을 막더니, 점심에도 그러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