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영어를 잘 하는 편에 속했다. 사실, 가장 잘 하는 아이 중 한 명쯤은 되었을 것이다. 내가 다니는 중학교는 학군이 좋은 곳에 있던 학교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지역 내에서 가장 안 좋은 학군 중 하나였으리라. 학교 주위는 동네 시장. 시장 골목길을 통과해야 학교가 나타나는 그런 곳이었다. 그렇다 보니 해외에 살다 온 아이들이나, 영어 원어민 과외를 받는 아이들은 아주 희귀한 아이들이었다. 한 학급이 58-60명씩 총 14개 학급이나 있었기에 전교생을 내가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아이들 중에서는 해외에 살다 온 아이가 없었고, 원어민 과외를 받는 아이도 없었다. 중 3때 우리 반이었던 효민이가 중 3을 마치고 호주인지 뉴질랜드인지로 조기유학을 갔는데, 그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