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임신

임신 34주, 셀프산후조리 준비: 음식 냉동시키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0. 23. 19:47

산후조리 시기에 대비하여 음식을 냉동할 생각은 캠에 사는 J 에게 얻은 아이디어이다.  아이 출산 후 약 4주 가량을 남편과 단 둘이 지낼 계획이었던 J는 미리 한국에서 구해 온 책으로 육아에 대한 책도 많이 읽고, 산전체조도 열심히 하고, 셀프 산후조리준비 또한 열심히 했다.  그러나.. 그녀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아기는 반드시 기약한 날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  J의 아기는 예정보다 3주 반 정도 일찍 나올 뻔 했고, J는 바로 병원에 입원하여 약 반 주를 대기한 후 37주가 되는 날 full term이 되어 아기의 중요한 발달이 마무리되고 나서 바로 출산을 하게 되었다.  그 시기는 바로 J가 산후조리 중에 먹을 음식 요리를 시작하려던 기간이었는데, 그것이 그녀가 유일하게 완수하지 못한 산전 임무가 되어버렸다. 

그로부터 lesson을 얻은 나는.. 좀 더 일찍 산후조리기간에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우린.. 주변에 한국반찬을 살 곳도 없고.. 음식을 좀 해다 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한국에서 음식을 우편으로 받을 만한 형편도 특별히 되지 않는다..  그러니.. 일단.. 스스로..먹을 음식을 스스로 준비하는 수밖에..! 

산후조리시기를 위한 음식요리의 시작이 바로 지난 달 중순.  가장 큰 솥에 미역국을 한가득 끓여서 얼리기를 두어번, 소고기 장조림, 돼지조기 장조림도 조금 얼리고, 다진 쇠고기 볶음도 얼리고.. 닭안심 치킨까스도 얼려두었다.  매번 요리한 후 당장 우리 먹을 것을 빼둔 후 냉동하다 보니..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그래서 이제는 아예 더 많은 양을 만들기로 했고, 그러다 보니 오늘은 또 몇시간째 마늘만 까고 있다는.. ^^;;;;;;

아래는 현재 냉동실에 들어가있는 국들.. 여러 portion으로 나눠담느라고.. 양을 좀 적게 담았더니.. 봉투는 여럿이지만.. 국그릇에 담으면.. Tintin과 내가 딱 한끼씩, 그리고 좀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의 양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에 끓이게 되는 국은 좀 더 양을 넉넉히 담아야겠다.  소고기무국 (엄마는 이건 얼려서 먹으면 별로 맛이 덜하다고는 하셨지만.. ㅠㅠ 그래도 한봉지는 얼려보았다.), 소고기 미역국 (그냥 '미역국' 이라 적힌 것은 소고기 미역국), 마지막으로 참치미역국이다.  처음에는 미역무침을 저녁용 반찬으로 만들려고 잔뜩 불렸는데.. 갑자기 마음이 변해서 미역국으로 끓이게 된 녀석들.  함께 들어갈 특별한 재료가 없다 보니 참치를 넣고 끓이게 되었다.  예전 대모님이 참치미역국을 끓여주셨는데 맛이 깔끔하고 고소하니.. 의외로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이번 참치미역국도 성공!  참치가 짭쪼롬해서 그런가 특별히 간을 더하지 않고도 간이 맛았다. 

아래는 런던에서 Saima가 놀러왔을 때 Saima에게 대접하느라도 치킨까스를 만들면서 고기를 한팩 더 사서 여분 치킨까스를 만들어 냉동해 둔 것.  이 친구는 무슬림이라 가장 무난하게 닭고기로 대접했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  닭안심을 밀계빵 (밀가루-계란물-빵가루) 하여 하나씩 붙지 않도록 랩에 겹겹이 싸서 락앤락 통에 넣어 냉동실 행. 

혹시라도 남편이나 내가 나중에 이게 뭐였더라..하고 까먹을까봐 아래와 같이 비닐에 제조일자와 음식내용을 써서 통에 함께 넣어두었다.  나중에 추가로 좀 더 만들거나.. 아니면 돼지고기 돈까스를 좀 만들어서 얼리거나.. 할 것 같다. 

위 사진에는 돼지고기 장조림 세봉지, 소고기 장조림 2봉지 (이건 양이 너무 적다 ㅠ), 다진쇠고기 볶음이 들어있다.  다진쇠고기는 죽 위에 고명으로 얹어먹어도 되고, 떡국에 고명으로 얹어먹어도 되고, 그냥 밥에 비벼먹어도 한끼 먹을 만 하다.  다진 양파에 다진 소고기를 넣고 간장 두어수푼 넣어 참기름에 달달 볶은 것. 

이 외에.. 만들어서 냉동해둘 만한 음식으로는.. 언니는 카레와 잡채를 추천했는데.. 카페는 남편도 쉽게 만들 수 있으니 (그...그..렇겠지??)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잡채를 좀 해서 얼려두는 것도 고려 중. 

일단 이번 쇠고기 장조림을 넉넉히 만들어 얼리고, 미역국을 두세번은 더 끓여서 냉동을 넉넉히 해 두면.. 급한대로.. 남편이 야채들만 좀 익혀주면 적당히 균형잡힌 식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 무, 양파, 오이 등의 피클도 좀 만들 생각.  모유수유를 하게 되면 매운 김치를 못 먹으니 입맛 상큼하게 해 줄 피클을 좀 만들어두라는 것이 언니의 조언.  

일단, 오늘의 장조림부터 완성하기.  그리고.. 잡채-피클-카레 순으로 요리하기.  카레는 혹시라도 시간이 없어서 못 하게 되더라도 괜찮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