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임신

임신 34주, 계속되는 셀프산후조리 준비: 불고기, 장조림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0. 26. 10:00

남편이 태어나서 처음 보는 양의 고기라고 했던 4킬로의 소고기는

약 3/5 은 장조림이 되었고, 나머지 2/5 정도는 불고기가 되었다. 

과연.. 이 양지로 질기지 않은 불고기가 탄생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불고기감을 살 수 없는 이 척박한 아빙던 땅에서 나는 덩어리 고기를 얼린 뒤, 살짝 녹여서 일일이 내 손으로 썰어줘야 했다.  휴우.. 한국에서는 불고기감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가, 심지어 마트에 가면 불고기양념이 되어 있는 고기를 쉽게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살기 좋은가..!  여기서는 마늘도 직접 까야 해, 고기도 직접 얼린 후 썰어야 한다.. 

불고기 양념은 나의 모든 요리들이 그렇듯이.. 내 멋대로.. ㅠ 그런데 이제와서 조금 후회된다.. 맛 없으면 어쩌나 ㅠㅠ 어쨌든, 태어나서 두번째쯤 해보는 불고기려나.. 특별한 것도 없다.  그냥 간장, 설탕, 간마늘, 후추, 참기름이 내가 넣은 양념의 전부.  거기에 버섯, 양파, 당근을 썰어넣어줬다. 

엄청난 양의 불고기.  이런 양의 불고기는 사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주물주물하고 주무르기에도 너무 힘들었다는.. ㅎㅎㅎ 옆에 있는 2리터짜리 물병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많은 양의 고기인지 짐작할 수 있다.

자, 이제 한번 먹을 양만큼 소분할 시간.  작은 봉투 5개를 준비하여 적당히 담아주다가.. 양 차이가 너무 나면 안 될 듯 하여 저울을 꺼내서 비슷한 분량으로 담아주었다.  

요렇게.. 아래처럼.. 

원래는 모든 내용물을 아래와 같이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모양을 잡아서 얼리고 싶었는데 (국은 죄다 그렇게 얼렸다), 지금은 집들이 후 남은 음식을 담느라 food container를 다 써버려서 남아있는 통이 없어서.. 하나만 통에 담아서 얼리고, 나머지는 그냥 대충 모양을 잡아 얼렸다. 

위와 같이 통에 넣어서 얼리려고 하는 이유는 얼린 음식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쌓아서 보관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하면 보관도 쉽고, 좀 더 많은 음식을 냉동실에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해동할 때도 크기가 맞는 통에 넣어서 해동을 하면 냉동해둔 음식이 녹으며 봉투에서 물이 새거나 하는 일도 방지할 수 있을 거기 때문에..  그러나, 지난번까지는 그렇게 냉동을 했지만.. 통이 없는 이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통에 넣을 때 키친타올을 한장 깔고 비닐에 싼 음식을 넣으면 나중에 냉동 후 통에서 음식비닐을 꺼내기가 더 쉽다.

어쨌든 그러는 사이 장조림도 완성.  장조림은 푹 삶은 소고기를 찢은 후 소고기를 삶은 육수에 간장을 듬뿍 넣고 설탕도 두어스푼 넣고, 통마늘을 한움큼 넣어 다같이 끓여주었다. 

장조림도 분량대로 소분해줌.  다섯봉지 정도가 나왔다.  양 배분에 실패하여 마지막 봉투는 양이 좀 적다. 

이제는 메추리알을 삶을 시간.  한국에서는 이미 삶아서 깐 메추리알도 파는 모양인데, 영국에서는 삶아서 껍질을 깐 메츄리알은 9알 정도에 3.99파운드!  거의 6천원이 넘는다.  12개짜리 메추리알은 2.77파운드 정도.  거의 2천원 차이가 나고 양은 더 많으니.. 수고롭더라도 직접 삶아서 껍질을 까야지. 

이제 메추리알이 다 삶아졌다.  껍질을 까서, 장조림 한 양념에 넣어서 졸여주면 소고기 메추리알 장조림 완성. 

흑..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너무 많은 소고기를 다듬고 요리해서 그런가.. 벌써 소고기가 질리는 느낌 ㅠㅠㅠㅠㅠㅠ 

더 이상 소고기 장조림은 없다.  장조림과 불고기만 먹을 사람처럼 요리를 해댔다. 

이제 다음에는 오이, 무, 양파 피클을 담고, 잡채를 해서 얼려야겠다. 

미역국은 두번 정도 더 끓여서 얼려야겠고.. 

한국에서는 산모들이 뭘 먹나.. 그것도 좀 조사해봐야겠다. 

내가 해서 냉동한 요리에 벌써부터 질려버리는 느낌.. ㅠ 휴우..  

셀프산후조리 준비는.. 생각보다 어려운 듯... 하지만.. 대안이 없으니.. 계속해서 준비하자.  힘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