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옥스퍼드 여행

옥스퍼드 수요마켓, 만원의 행복!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0. 12. 06:07

안녕하세요!  어제 수요일은 매주 옥스퍼드 글라스터 그린에 Farmer's Market이라 불리는 수요장이 서는 날이었습니다.  

어제는 날씨가 좋아서 몇달만에 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타고 옥스퍼드를 다녀왔어요.  마침 수요일이라 수요장에 들러 과일을 사서 왔지요.  

버스를 타고 아이와 함께 옥스퍼드를 간 게 이번이 세번째였던 것 같은데, 그 전에도 기왕 옥스퍼드를 간다면 수요일에 가서 이 수요장에 들러서 항상 과일과 채소를 사서 왔지요. 

이 수요장은 Gloucester Green 이라고 불리는 옥스퍼드 시내에 있는 시외버스정류장의 광장에서 열립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 경까지 열리지요.  각종 과일과 채소를 파는 가게들부터, 생선, 고기 파는 가게도 열리고, 각종 이색적 음식을 파는 노점들도 있어요.  빈티지 옷을 파는 곳도 있고, 각종 생필품을 파는 가게도 열리구요.  특히 과일과 야채들이 싱싱하면서도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옥스퍼드 주민들은 물론 이웃동네 주민들도 이곳까지 와서 장을 보곤 한답니다 (저랑 잭 처럼요!).  

이번에는 아이 유모차를 끌고 간터라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는데요.  저희가 들렀던 과일/야채 가게에서만 몇 컷 찍어봤어요.  과일/채소를 파는 곳이 세 곳 정도 있는데, 저는 누들누들 아시안 음식점 바로 앞에 있는 이 노점에서 주로 과일을 사곤 합니다.  가격은 다른 집보다 조금 비싼데 물건이 확실히 더 좋은 편이거든요. 

가까이 가보면 옥수수가 4개 2파운드네요.  4개 3천원 꼴.  이런 건 제철에만 나오는 물건이에요.   후배 J의 말이 저 옥수수가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저는 귀찮아서 한번도 옥수수를 수염째 사서 쪄 먹어본 적이 없어요. 

피망도 4개 한 바구니에 1.50파운드.  보통 마트에서는 3개에 1.50파운드인데 여기서는 4개에 1.50파운드에요.

저는 아이 유모차를 미느라 바구니를 따로 들지는 않고 이렇게 계산대에 줄을 서는 통로를 따라 양쪽에 비치된 과일 중에서만 몇 바구니 집어 왔어요. 

계산대로 가는 통로가 매우 좁아서 유모차가 겨우 들어가더라구요.  시장에 와서 저희 아이도 재밌어 하는 것 같았어요. 

이번에 저희가 사 온 것은 감, 자두, 복숭아.  이게 전부예요.  사람이 너무 많은 점심시간에 간 터라 저희가 줄을 선 통로에서 집을 수 있는 과일만 집어왔어요.  사람만 좀 적었더라면 느타리버섯도 사고 (마트에도 가끔 느타리버섯이 파는데, 이곳에서 사는 게 가장 저렴하답니다!), 다른 야채도 좀 샀을텐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유모차를 끌고 쇼핑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긴 하지만 시장에 간 덕분에 엄청나게 큰 크기의 감, 바로 이 재래시장에서만 살 수 있는 맛난 감을 살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가을/겨울이 되면 영국 마트 테스코나 웨이트로즈에서도 감을 파는데, 작은 복숭아 크기의 감만 팔고 가격도 재래시장 보다는 더 비싸거든요.  이번에는 감이 워낙 커서 그런가 3개에 2파운드였어요.  보통은 5개에 2파운드, 이런 식이거든요.  저희는 6개를 사왔죠.  이렇게 커도 제가 과일을 워낙 좋아하는 과일광이라 금방 먹거든요.  그리고 감을 푹 익혀서 말랑말랑해지면 저희 잭에게도 먹이면 좋을 것 같아서요. 

감이 엄청 큰 데, 감만 찍어두니 잘 티가 나질 않네요.  자두랑 비교해보면 감이 정말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큰 감 6개, 복숭아 6개, 자두 한봉지 해서 7.5파운드, 한국돈으로 약 만원돈을 쓰고 왔지요. 

자두도 참 탐스럽죠?  틴틴은 저와 달리 신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자두들은 단맛도 강해서 틴틴이 먹기에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어요!  아.. 자두 벌써 많이 먹어버려서.. 다음에도 수요일에 날씨가 좋아서 잭을 데리고 과일장을 보러 가고 싶네요. 

사실 저희가 사는 아빙던에서 옥스퍼드까지는 버스로 20분 밖에 걸리지 않지만 버스비가 왕복 5파운드 (7,500원) 예요.  그러니 과일값을 절약해봤자 버스비를 생각하면 그냥 동네 마트에서 사는 게 더 싸죠.  그러나 영국은 원래 버스비가 비싸서 옥스퍼드 내에서도 걸어서 20분 거리인 곳을 왕복으로 티켓을 사면 3.70파운드 (5,500원) 정도 하니.. 그냥 마실 나간다 생각하면 옥스퍼드로 갈 만 하죠.  게다가 이렇게 그 때 그 때 이 재래시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맛나고 좋은 과일과 야채들이 있으니, 안 갈 이유가 없죠!

우연히라도 수요일에 옥스퍼드를 여행하시게 되는 분들이 계시다면 시내 글라스터그린에 서는 이 재래시장에 가서 시장 구경도 하시고, 맛나고 저렴한 과일도 사 드시고, 다양한 스트리트 푸드도 사서 드시며 시장의 재미를 만끽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