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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배 가격 차이가 나는 한국소고기 vs 영국소고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9. 4. 12. 00:00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지난 겨울 한국에 머무는 동안 아이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소고기를 사러 갔다가 정말.. 너무너무 놀랐습니다.  손바닥만한 작은 덩이의 소고기가 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지요.  뭐가 이리 비싼가 싶어 혹시 한우냐고 했더니 정육점 아저씨께서 웃으시며 ‘횡성한우예요’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무리 횡성한우라 해도 오랫동안 영국물가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한국 소고기값이 비싸도 너무 비쌌습니다.  

최근 고기를 구입하며 한국 소고기 가격으 찾아보니 스테이크 외의 부위는 한국이 영국보다 4배 정도 비싸고, 스테이크 처럼 영국에서도 가장 비싼 부위는 한국이 영국보다 2배 정도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주 저희가 영국 Ocado에서 장 본 것이 배달되었을 때 부엌 바닥에 늘여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그날 구입한 것은 키친타올, 냅킨, 유기농감자, 유기농우유, 유기농요거트, 빵, 컬리플라워, 핑크레이디 사과, 버섯, 그리고 1킬로가 넘는 소고기 우둔살!!! 

이 만큼의 장을 본 데에 한국돈 85,000원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한국 소고기를 저만큼 샀더라면 어림도 없었을 가격이지요.  

소고기가 어디에 있냐구요? 소고기는 위 사진의 맨 아랫쪽 가운데 갈색 종이봉투에 든 것이 고기예요.

놀이매트에 펼쳐두니 뭘 산 건지 잘 눈에 띄지가 않네요.  Ocado 웹사이트에서 주문내역을 보면 아래 그림과 같아요.  전체 가격은 57.93파운드로, 한국돈으로는 85,000원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가격입니다.  1킬로가 넘는 소고기 우둔살을 사고도 이 정도니까요. 


위 그림의 아랫쪽 가운데에 우리가 산 고기예요.  원래는 1킬로에 16.99파운드 (25,000원) 인데, 1/3 가격으로 세일 중이었다.  그 덕에 11.33파운드에 아래와 같은 커다란 덩어리의 소고기가 왔어요. 

영국에서는 이런 커다란 덩어리고기는 오븐에 로스팅을 해서 먹어서인지 이렇게 실로 동동 묶어서 팝니다.  

빨간 살코기.. ㅠ 소야.. 미안해.  너무 많은 살을 먹어서 ㅠㅠ 

에버딘 엥거스 비프: Free range

저렴한 고기를 사서 그런 거 아니냐, 이런 고기를 횡성한우와 비교할 수 있느냐 하시겠지만.. 저희가 산 고기는 일반 마트에서 살 수 있는 고기 중에는 나름 가장 좋은 고기를 고른 건데도 이 정도 가격이에요.  웨이트로즈에서 나오는 Aberdeen Angus Beef (에버딘엥거스)거든요. 

에버딘은 과거 영국 광우병 사태가 터졌을 때도 유일하게 광우병 청정지역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에버딘 엥거스 비프만의 프리미엄이 있지요.  그리고 이 에버딘 엥거스 비프는 소들이 우리에 갇혀서 사료를 먹는 게 아니라 넓은 목장에서 자유롭게 거닐며 자연에 있는 풀들을 먹고 자란 free range 소들이에요 (**소, 닭, 돼지 모두 이렇게 풀어놓고 키운 데서 나온 고기나 계란 등을 ‘free range’라고 합니다).  한 겨울 날이 춥고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항상 이렇게 자유롭게 풀을 뜯어 먹으며 생활하며, 실제로 1년 중 약 75% 이상을 이렇게 야외생활을 한다고 해요. 

횡성한우는 어떤 환경에서 키우길래, 혹은 어떤 특별한 사료를 먹고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키워지는 소인지, 아니면 종자가 특별히 뛰어난 맛을 내는 소인지,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비싼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한우는 정말.. 너무 비싸서 사 먹기가 힘들더군요.  

가격 비교

한국에서는 이마트에서 우둔살을 100그램에 6500원, 1킬로에는 65,000원인데, 이 에버딘엥거스 비프는 1킬로에 16.99파운드, 한화로 25,000원 정도예요.  가끔 이렇게 세일할 때 사면 11.33파운드, 한화로 16,600원이죠.  한국보다 정말 많이 저렴하죠?  

저희가 저날 함께 구입한 2.27리터 (4파인드) 유기농 우유도 1.85파운드, 한국돈으로는 2800원이에요.  한국에서 초록마을 유기농우유가 900ml에 5500원에 판매 중이어서 너무 놀랐는데, 영국 물가와 비교해서 이 정도로 차이가 나니 그렇게 놀라는 게 당연합니다.

영국에서는 스테이크용 고기가 상당히 비싸서 스테이크용 고기, 그 중에서도 가장 비싼 필레스테이크를 사신다면 1킬로에 40파운드 정도 하니, 한국돈으로는 6만원이 안 되네요.  한국 마트에서는 안심을 100그램에 13000원에 판매하니 한국보다도 정말 저렴하네요. 

맛 

저는 한국에서 고기를 그리 좋아하던 사람이 아닌데다 미각이 예민하지도 않아서 한국 고기맛과 영국 고기맛을 비교하거나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해서 맛에 대해서는 뭐라 말씀드리지를 못하겠어요.  일반적으로 저희가 여기서 사먹는 소고기는 한국 소고기에 비해서는 기름이 적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마블링이 많은 고기를 좋아하지만, 저는 너무 부들부들한 고기나 기름이 많아서 느끼한 고기보다는 좀 식감도 있고 고소한 맛도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만 한국에서는 고기를 얇게 썰어 바로 바로 구워먹는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는데, 영국에서는 스테이크용으로나 커팅해서 판매하지 한국처럼 얇게 썰어진 소고기를 구입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지요. 

영국에서 에어 비앤비에 머무르시거나 요리할 수 있는 self-catering 숙소에 머무실 경우 영국마트에서 직접 장을 봐서 저녁을 해 드실 경우 고기 요리를 추천합니다! ^^ 영국 마트에서 한국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이 고기, 우유, 치즈, 버터, 빵, 와인이니 간단하면서도 괜찮은 한끼를 직접 해 드시는 것도 나름의 추억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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