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생후 10주 (11주차) 우리 아기가 보내는 여러 신호들

옥포동 몽실언니 2018. 2. 24. 11:22

아니.. 이럴 수가..

아이의 욕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전까지는 잠자기, 싸기 (즉, 배앓이가 있는 우리아이에게는 싸기 위해 배 아프기 ㅠ), 먹기, 정도밖에는 욕구가 없어서 해당 욕구들을 채워주기가 쉬웠다.  

그러던 아이가 몇주 전부터는 이제는 기저귀가 찝찝할 때도 징징대기 시작하더니 (그 전에는 징징댈 겨를도 없이 대변 나오는 소리가 워낙 강한 데다가 대변을 하루에 10번 이상씩 싸니.. 수시로 기저귀를 갈아서 기저귀 찝찝하다고 징징댈 틈이 없었다), 이번주에 들어서는 잠투정도 조금씩 하기 시작하고, 놀아달라는 투정을 하기도 하고, 놀고 싶다는 의사표현을 뚜렷하게 하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 하냐고?  말로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은.. 절대 그러지 못한다.  우리가 파악한 우리 아기가 주는 여러 신호들은 다음과 같다. 

배고픔

매우 활발해진다.  첫달에는 입을 쩝쩝 거리는 것이 가장 분명한 신호였다.  그런데 요즘은 입을 쩝쩝거리지는 않으며, 아이가 아주 심하게 활발해지며 무언가를 열심히 갈구하는 듯한 눈빛과 동작을 보인다.  뭔가 (엄마 젖!!)를 열심히 찾는! 

기저귀 교체

특별히 다른 데 문제가 없는데 (즉, 배도 부르고 잘 놀고 있던 중) 뭔가 불편해하며 짜증을 낸다.

잠투정

졸려보이는데, 짜증을 낸다. ㅋ결국 배고플 때 말고는 대부분 짜증을 내는 듯.  그런데 뭔가 각각의 경우에 미세한 차이가 있다.  

놀고싶다

이게 아주 최근에 나타난 것이라 틴틴과 나를 당황시키고 있다.  젖을 한참 먹다가 짜증을 내며 젖을 뺀다.  그럼 트림인가 싶어서 트림을 시켜준 후 다시 눕혀서 더 먹이려 하면 더 짜증을 낸다.  트림을 덜 했나 싶어 더 시키려 하니.. 트림도 안 나오고.. 이게 뭔가... 그 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러던 아이를 모빌이 달린 아기침대에 넣어주면 혼자서 너무 잘 논다.  어제까지만 해도 낮에는 혼자서 모빌에 길어야 15분이었는데.. 오늘은 좀 더 길었던 듯하다.

지겨우니 놀아달라

놀고싶다와 비슷하게.. 먹을 것도 충족이 되고 기저귀도 뽀송하고.. 우리 마음 같아서는 그만 아이가 잠을 자주면 좋겠지만 절대 그러지 않고 칭얼거린다.  모빌 아래에도 둬 보면 잠시 놀다가 이내 징징.  바운서에 앉혀줘도 징징.  그럴 때는 뭔가 새로운 자극을 달라는 신호이다.  이럴 때 우리가 하기 시작한 것은 늘 침실에만 갇혀사는 아이를 안고 (특히 요즘 아이 감기 때문에 적정 습도를 맞춰둔 침실에 더욱 갇혀있다 ㅠ) 집 구석구석 "투어"를 돈다.  욕실부터 거실, 부엌까지 아이를 안고 집에 뭐가 있나 하나 하나 보여주며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가 이내 칭얼거림을 그친다.  어제 같은 경우는 틴틴이 잭을 안고 집 투어를 마친 후 부엌 흔들의자에 앉아서 내가 요리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저..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할 때.. 평소 잘 안 하는 것을 해 주니.. 진정되더라는 놀라운 발견. 

*** 

아이의 신호들을 알아차리는 게 아직도 쉽지는 않다.  그나마 가장 쉬운 것이 배고픔.  그 외에는 아직도 조금 어렵다.  그래서 아직은 가끔 "니가 원하는 게 뭐야?  이거 아니야?  저거 아니야?" 하며 말도 못 하는 아이를 데리고 씨름을 하는 시간이 하루에 두세번씩은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익숙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