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쪽쪽이' 혹은 '공갈젖꼭지'라 불리는 가짜 젖꼭지를 써보려고 몇번 시도한 적이 있다. 주된 이유는 생후 2-3개월부터 아이 체중이 너무 빠르게 늘어나니 (4개월에 10킬로), 젖 대신 쪽쪽이를 물려보라는 주위의 권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매번 아이가 쪽쪽이를 밀어내는 바람에 우리 아이는 쪽쪽이가 싫은가보다 하고 포기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듣기로는 아이가 밀어내도 계속 다시 넣어주고, 또 넣어주고 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스스로 물고 있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최근 다시 쪽쪽이를 사용하게 된 것은 최근들어 분유 수유를 가끔 하기 시작하면서 아이가 분유를 먹다 말고 젖병 젖꼭지를 유심히 살피고, 잇몸으로 물어뜯고, 손으로 만지는 등 젖병 젖꼭지를 잘 갖고 논다는 것을 알게 되고서이다. 아무래도 젖병 젖꼭지를 그렇게 손으로 만지니 좋지 않을 것 같아 쪽쪽이를 가져다 줬다.
처음에는 이것을 치발기처럼 물어뜯기만 하더니 며칠전에는 이걸 스스로 입에 물고 있는 게 아닌가!
자기가 스스로 잡아서 문 것이다 보니 위아래가 뒤집혔다. ㅋ 아무려면 어때! 물고 있는 것에 의의가 있지! 먼 한국땅에서 정아이모가 사서 보내준 것을 이제야 이렇게 쓰는구나!
스스로 물고 있는 것이 너무나 기특하여 옆모습도 한장! (아직 기지는 않는데, 기는 포즈로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손을 잘 쓰게 되니 이런 것도 좋구나. 알아서 쪽쪽이를 제 입에 물다니!
이번에는 내가 물려줘봤다. 위-아래를 바로 하여. 이번에도 밀어내지 않고 잘 물고 논다~ 키야!!! 한번 안 되는 것은 계속 안 될 줄 알았더니, 그렇지만도 않은가 보다. 마치 우리 아이가 10주를 넘기며 젖병거부현상을 보였으나, 지금은 젖병만 봐도 젖병을 든 우리 손을 잡아당겨 제 입으로 가져가는 것처럼!
그러나 아직 이 쪽쪽이의 기능은 제한적이었으니.. 아이가 졸려하며 내 젖을 물고 자려고 하거나, 자는 중이면서 내 젖을 내어놓지 않으려 할 때.. 그럴 때는 쪽쪽이를 넣어줘도 소용없다. 으앙~ 하고 바로 밀어내고 내 젖만 찾는다. 그야말로.. 물기 좋은 치발기, 입에 쪽쪽 물고 있기 좋은 치발기 혹은 장난감.. 같은 정도인가보다.
왜냐하면.. 다른 것들도 입에 문 채로 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아래처럼.
입에 계속 문채 손발로는 다른 것을 하며 논다. 어찌보면.. 멀티플레이를 하기 위해 입에는 뭘 하나 물고, 팔과 다리로는 또 다른 것을 하기 위함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이국만리 한국땅에서 친구가 보내준 것을 썩히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쓸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게다가 오늘 산책에서 돌아온 후 아이를 거실에 내려놨더니 어느새 자기가 (다른 장난감들과 함께 바닥에 뒹굴던) 쪽쪽이를 입에 물고 있더라. 피식.. 웃음이 났다. 웃기는 녀석. ㅋ 재밌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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