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일기

꾸준한 글쓰기가 쉽지 않은 '엄마'의 현실

옥포동 몽실언니 2022. 2. 22. 23:38

글을 매일 적어도 하나씩은 올라오게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

지난주에 올라온 글들은 모두 그 전 주에 적어둔 글들이었어요. 

지난 한 주, 이런 저런 집안일로 바빴고, 그 와중에 둘째는 장염에 걸려 어린이집에서 쫓겨나게 되면서 겸사겸사 큰 애, 둘째 애 모두를 집에서 데리고 있으며 금-토-일 집중육아 기간을 보내다 보니 체력이 완전 고갈됐습니다.

딱 하루, 어린이집 안 가고 집에 있었다고 이 애들이 이번 주에 들어서는 어린이집을 그렇게나 가기 싫어해서 매일 아침이 전쟁통.

그러던 중에 저는 오늘 지금껏 진행한 연구 성과 보고 발표가 예정되어 있었어요.

아이들을 얼른 보내고 제 발표도 준비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아이들은 더더욱 미적대고, 말도 안 듣고, 울고, 싸우고...

밤잠도 제대로 못 자서 피곤하다 보니 블로그고 뭐고 뭣이 중헌디.  그저 잠만 자고 싶은 것이 현실이에요. 

그래도 어찌됐건 매일 글을 올려보고자 다짐한 게 겨우 얼마 전이니. 

그 일을 실천하는 게 이리도 힘들다는 글이라도 하나 남겨둬야 마음이 가벼울 것 같아 끄적여봅니다.


오늘 아침은 그래도 틴틴이 밥먹이기를 거의 다 해줘서 편했고,

그러나 아이들이 등원길에 차에 타자마자부터 광란의 싸움을 벌여 힘들었고,

애들을 데려다주고 와서 몽롱한 정신으로 제 발표 준비(? 준비를 하기는 했나..  그래도 그간 한 자료는 취합해서 하나의 파일로 만들었다는 것에 의의를..)를 하고, 발표를 하고. 

점심을 먹고, 큰 언니와 간만에 짧은 통화를 하며 아이들 때문에 쌓인 불편한 감정을 털어내고 나니 벌써 오후 두 시 반. 

이렇게 엄마의 하루는 지나갑니다.

엄마의 삶은 뭐가 이리 바쁜건가요.


요즘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울 엄마는 그걸 알고 계시는지.

가장 많이 생각나는 건, 내 어린 시절 기억에 엄마는 낮잠을 참 많이 주무셨다는 거, 그리고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그렇게나 오래 하셨다는 것인데요.

제가 엄마가 되어 보니 울 엄마가 왜 그렇게 낮잠을 잘 수 밖에 없으셨던 것인지, 그리고 왜 그리 누군가와의 수다가 필요하셨던 것인지 너무 잘 알겠다는 겁니다.

겨우 애 둘 키우면서도 이렇게 힘든데, 애를 넷이나 낳아 키우던 울 엄마는 얼마나 늘 고단하셨을까.  하루 온종일 자식들 뒤치닥거리에 바쁜 울 엄마도 누군가에게 엄마의 쌓인 감정, 고충들을 털어놔야 했을터이니 그렇게 전화통을 붙들고 계셨던 거구나...

그런 엄마를 흔들어 깨우던 제 어린시절의 기억, 전화하는 엄마 옆에 수시로 찾아가서 전화 언제 끊을 거냐고 물어보던 제 모습.  그게 그렇게 기억이 나요.  그래도 단 한번도 엄마가 화를 내거나 소리치거나 제발 그만하라거나 하신 적이 없다는 것도.  엄마도 우리에게 참 인내심이 많은 분이셨다는 것을(물론 엄마가 우리에게 소리치거나 무서운 말로 공포심을 조장하거나 하는 일도 많았어요 하하하!). 


엄마도 보고싶고, 아버지도 보고 싶고, 집에도 가고 싶고, 한국음식도 먹고 싶네요.

얼른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과 여름이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