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5

[만3세 놀이활동] 아이의 창작세계

저는 뭘 그리고 만들고 하는 것에 참 흥미가 없던 사람인데요. 아이를 보면 만들고 그리는 것은 어쩌면 본능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큰 아이 잭은 손에 뭔가가 묻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영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미술이나 창작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아이들이 어릴 때는 어린이집에서 아이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물감을 묻혀 종이에 찍은 후 그 그림을 활용한 창작활동을 많이 합니다. 저희 잭을 돌봐주던 차일드마인더 베키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해도 저희 잭은 늘 하기 싫어해서 하지 못했다고 알림장에 적어둘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잭이 요즘은 가끔 그림을 그립니다. 손에 물감이 묻는 게 싫은 이 아이는 붓을 이용하지요. 아이는 붓으로 그었을 때 나타나는 붓의 질감을 신기하게 관찰하는 것 같아요...

이 부부가 사는 법: 서로 놀래키지 않기 위한 노력

혼자 살다 둘이 사니 좋은 점도 많고 불편한 점도 있다.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좋은 점들도 많은가 하면, 불편하리라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덜 불편한 점도 있고, 불편할 거라 생각지도 못했던 점이 불편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불편할 거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가 불편함을 발견하게 된 것이 서로의 존재로 인해 놀라고 놀라게 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집은 전형적인 서구식 구조. 현관에서 복도를 따라서 우측에는 화장실, 좌측으로는 두개의 방이 있고, 이 복도 끝에는 거실과 부엌이 있다. 집도 좁고 복도도 좁은데, 다소 닫힌 구조의 집이다 보니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방에서 나오는 남편과 마주쳐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침실에서 나와서 복도로 나왔는데 작은방에서 갑자기 나오는 남편 때매 깜짝 놀라..

오븐에서 참숯을 꺼낸 날

누가 레서피대로만 하면 맛난 요리가 나온다고 하였는가! 레서피대로만 해도 절대 원하는대로의 맛이 곧이곧대로 나지 않는 것이 요리이다. 침대가 과학이라고? 요리야말로 과학이다!! 난 과학엔 어릴 때부터 그리 흥미가 없더니 요리에도 참.. 취약하다. 레서피라는 것을 볼 때면 여러 재료가 나열된 리스트만 봐도 마음에 거부감이 일어나고 복잡한 과정 설명은 더더욱 복잡해서 내 본능이 그 과정을 읽기를 거부할 때가 많다. 그런 나도 요리에 도전해보기로 하였으니!! 그것은 단지 내가 결혼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요, 나도 좀 사람답게 여러가지 맛난 음식 해 먹는 재미도 누려보며 그렇게 살아보자는 마음에 시작된 일이다. 결혼을 해서 가장 좋은 일이 있다면 독립된 부엌을 쓸 수 있다는 것.. 너무너무너무.. 셀 수 없을 만..

영국생활 2017.04.14

침대에서 시작되는 신혼부부의 기싸움

결혼한지 오늘로 2주하고 5일이 되었다. 오랜 싱글생활 끝에 결혼을 했고, 오랜 연애 끝에 한 결혼이기도 하다. M이 그랬다. "연애를 오래 하면 결혼이 힘들고, 연애가 짧으면 결혼은 쉽다"고. 그게 무슨 말이냐고 난 이해하지 못했다. M은 10년 연애 끝에 결혼을 한 친구였다. 그리고 M은 덧붙였다. 연애를 오래 하면 결혼은 힘들지만 결혼 하고 나면 쉬운데, 연애가 짧으면 결혼은 쉽지만 결혼 한 뒤는 힘들다고. 실은 M은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덩치도 더 작아서 나에겐 애기같아 보이는 동생인데 사실 그이의 직관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연애를 오래 한 커플들은 결혼할 상황이 되지 않아서 연애가 긴 경우가 많아서 결혼이 쉽지 않은데, 오랫동안 연애를 해서 서로를 워낙 잘 아는 만큼 결혼 이후는 베프와 결혼한 ..

Waitrose에서 2만원 장보기

오늘은 결혼하고 처음으로 동네 마트에서 처음으로 장을 본 날입니다. 새로 이사를 온 신혼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트가 Waitrose 인지라 저 혼자 장을 볼 때는 이 곳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저렴하게 Tesco를 가려면 30분도 넘게 걸어가거나 그 얼마되지 않는 거리를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내리고 또 타고 내리고를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영국에서 가장 비싼 슈퍼마켓 체인인 웨이트로즈를 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장을 보러 간 진짜 이유는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재활용 쓰레기 전용 쓰레기봉투를 살 수 있을까 하여 간 것인데, 정작 사고자 한 쓰레기 봉투는 판매하지 않아서 사지도 못하고 결국 다른 찬거리용 식재료만 사들고 돌아왔습니다. 현재 세들어 사는 곳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

영국생활 2017.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