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어느 새댁의 조촐한 아침식사

옥포동 몽실언니 2017. 7. 28. 10:00

안녕하세요!  영국 사는 몽실언니입니다. 

저는 오늘로서 임신 21주에 접어들었어요. 아랫배에서 아기집이 쑥쑥 자라 이제 배꼽 위도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렇게 배가 자라올수록 소화가 점점 되지 않지만.. 18주 이후부터 폭발하는 식욕을 감당하지 못하고 몽실언니는 늘 자기 식성껏 혹은 그 이상으로 먹다 보니 늘 속이 더부룩하여 꺼억꺼억 하며 힘들어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큰 결심을 하고!! 오늘 하루라도 속을 좀 편하게 하자..는 다짐으로 아주 간촐하게 아침을 먹었습니다  (절대 끼니를 건너뛰지는 않는다는 ㅋ). 

오늘의 식사는 다름아닌 mashed potato 에 homemade soya milk!  매쉬드 포테이토와 직접 만든 수제 두유입니다. 

매쉬드포테이토는.. 닭한마리 삶고 나서 칼국수를 투여하기 전, 바로 그 국물에 집에 있던 감자를 잔뜩넣고 삶아냈었어요.  칼국수 먹으면서 감자도 좀 먹었었는데, 이후에 감자만 따로 먹질 않게 되어서 며칠전 그 감자들을 데워준 후 버터 한스푼 넣고 포크로 마구마구 으깨어 주니 풍미 좋은 매쉬드포테이토 완성~  너무 간단하죠? 


두유는 조영두유제조기로 만든 두유에, 집에서 직접 볶아낸 고소한 호두, 아몬드, 깨, 땅콩 조금씩에 설탕도 조금 넣고 다시 믹서로 갈아낸 고소한 맛 두유.  시중에 파는 두유와 비슷한 느낌에 단 맛만 좀 덜하게 하여 저희 입맛에 맞게 만든 두유랍니다.


장을 주말에 봐서 왔는데, 이제 냉장고에 뭐가 남아있나 살펴보다가 그저께 만들어둔 메쉬드 포테이토 한덩어리가 덩그라니 남아있고, 또 다른 컨테이너에는 얇게 썰어둔 체다치즈가 두 덩이 남아있길래, 감자에 치즈 하나를 올려 전자렌지에 돌려돌려 감자와 치즈의 콜라보 완성!  괜히 있어보이려고 후추도 좀 뿌리고 파슬리 가루도 좀 뿌리고.. 두유도 따뜻하게 데워주니.. 나름대로 간촐하지만 건강한 아침 완성! 

냠냠.... 사실은 책상에 앉아서 그냥 먹었는데, 이제 학생 신분도 벗어났는데 책상에 차려진 밥상 사진이 좀 그래 보여서 위의 사진은 급하게 음식을 식탁으로 옮겨서 사진만 잠시 찍은 거랍니다. ㅋ


오늘은 또 언제나처럼.. 참 영국스럽게 아침부터 비가 오고 있습니다.  영국은 1년 중 거의 2/3의 날들이 비가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요즘은 그래도 여름이라 비가 적고 해가 많다가 오늘은 오랫만에 참 영국스럽게 아침부터 비가 내리니.. 짜증이 나기보다는 창 밖에 보이는 이 비가 반갑습니다. 

학교 기숙사 살던 시절에도 가끔 비오는 날 창밖 사진을 찍곤 했는데, 이 집도 창 밖 전망이 나쁘지 않아서 사진을 찍어보니 실제보다 더 좋아보이네요.  놀라운 폰카의 위력!!

 

오랫만에 비가 오는 모습이 정겨워.. 그리고 저희의 신혼초 보금자리가 되어 준 이 집의 모습을 기억에 남기고 싶은 마음에.. 한장의 사진과 함께.. 오늘 글을 마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