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영국의 IT기술: 일상 속의 애플페이, 안드로이드 페이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0. 23. 02:17

영국에서 살면서 영국의 IT기술에 놀랄 때가 있다. 

IT하면 한국 아니었던가 하지만 한국의 IT에서 놀라운 것은 인터넷 속도.  일상 생활에서는 이게 어찌 이러나.. 싶을 정도로 불편한 점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뱅킹과 일상 속에서의 기타 결제 방식들. 

영국에서는 일단.. 1파운드 짜리도 카드로 결제한다고 해서 눈총 받는 일이 없다.  가끔 중국슈퍼나 작은 로컬 가게들에서 5파운드 미만은 현금결제만 받는다고 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의 가게들에서는 소액도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이건 IT와는 관계가 없지만 영국에서는 은행 업무 시간에 관계없이 현금 인출이나 송금 서비스에 전혀 수수료가 없다.  대규모의 금액을 전송할 때는 비용이 있다.  가령 집을 산다거나 하는 정도로 (억대?) 의 비용을 송금할 때에는 일정 송금비용이 들지만 (HSBC의 경우 거래건수당 35파운드), 일상적인 개인 거래 수준의 자금 규모 송금에는 송금비용도 들지 않는다.  과거에는 현금인출기 통한 인출에 수수료가 있었으나 소비자 단체 등의 캠페인으로 그 비용이 사리진 지 오래 (단, 수수료가 붙는 특정 기계들이 있기는 하다). 

영국의 IT기술에 놀랄 때는 특히 소프트웨어 관련된 부분.  

일단, 옥스포드 시내버스는 물론 인근 외곽지역을 다니는 버스들의 경우 이미 올 초부터 선불 버스카드를 인식하는 기계가 일반 신용카드의 contactless (무접촉) 카드는 물론 아이폰 탑재의 애플페이, 안드로이드 폰의 안드로이드 페이를 통한 버스표 구입이 가능하다. 

아래 사진:  옥스포드 버스 회사 (버스회사 이름이 '옥스포드 버스 회사' 이다.^^;;) 의 새로운 티켓 기계에 대한 안내.  contactless visa, master카드는 물론 애플페이, 안드로이드 페이가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가 아래 작은 글씨로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HSBC 에 새로운 계좌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핸드폰을 통한 모바일 뱅킹 앱을 설치해봤는데, 여기서는 아예 로그인을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아이폰의 지문인식을 통한 앱 로그인이 가능하다. 

아래 사진은 HSBC의 모바일 뱅킹 앱.  모바일 뱅킹의 안전도를 의심하여 한번도 쓴 적이 없는데, HSBC의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온라인 뱅킹 접속을 위한 안전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앱 사용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뒀다.  처음에는 그게 황당하였으나.. 지문인식을 통한 로그인이 가능한 부분에서 깜놀하며.. 그 편의성에 반해버렸다.

위의 Log on을 누루면 다음과 같이 지문인식을 하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그럼 내 핸드폰 홈버튼에 손가락만 대고 있으면 바로 로그인 가능! 

뿐만 아니다.  이제는 모든 체크/신용 카드들이 contactless 카드로 발급이 가능하고, 왠만한 마트나 우체국, 카페, 약국 등에서도 contactless 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애플페이, 안드로이드 페이가 모두 가능하다.  버스에서 잔돈이 없어서 당황하게 되더라도 이제는 그냥 핸드폰이나 카드를 갖다대면 버스표 구입이 가능하니..놀랍지 아니한가!

올 여름 한국에 갔을 때도 한국의 편의점 등에서도 무접촉 신용카드 결제나 삼성페이 등이 되는 것을 본 적 있는데, 영국과의 차이점은 영국의 경우 하나의 카드기계로 모든 결제가 가능한데, 한국의 경우 편의점에서 삼성페이 결제용 기계와 신한페이 결제용 기계 등이 따로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서로의 이해관계 때문인지, 기술 협력을 서로 원치 않아서인지.. 무엇 때문에 그런 지는 몰라도.. 물건을 파는 사람도, 소비하는 사람도.. 불편할 수 있는 시스템.  뭔가.. 영국이 이런 면에서 만큼은 좀 더 소비자 중심적이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 영국이 엉망진창인 부분도 정말 정말 많다!!!) 

이럴 때 보면 아직도 대부분의 집에는 따뜻한 물, 차가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따로 되어 있는데, 이렇게 변화가 없는 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 기술이 앞서가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기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확산되고 상향평준화 되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나라나 비슷한 수준으로 발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다만 한국의 전자금융 서비스.. 특히 은행 ㅠㅠ 은행 서비스는 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 해외거주자에게는 사용이 너무나 힘들게 되어 있는 시스템.. 올 5월 말에 한국가서 등록하고 설치하고 돌아온 온라인 뱅킹 서비스가.. 어떻게 서너달만에 거래가 차단 될 수가 있단 말인가!!  해외거주자의 경우 출입국정보를 확인한 후 거래를 가능케 해준다고 하는데, 나는 해외거주자임이 확인되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인지 한국 은행에서 내 IP를 해외IP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하며 나에게는 끊임없이 한국 핸드폰을 통한 인증을 요구하니.. (SC은행 미워 ㅠ) 결국은 고객센터로 전화연결을 했더니 원격조정을 통해 문제를 알아보겠다며 또 다시 내 컴퓨터에 무슨 무슨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한다.  그래서 설치 완료.  그러나 진행이 안 됨..  혹시 내가 Mac 컴퓨터를 쓰는데 그로 인한 문제일 수 있냐고 물었더니.. Mac컴퓨터는 은행에서 원격조정을 할 수 없다고.. ㅠㅠ 결국은 은행 직원을 통한 송금서비스를 이용하였다.  이런 서비스가 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됨..  다음에는 아예 은행으로 전화해서 직원을 통한 송금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것 같다는.. 

Tintin은 신한은행을 이용하는데, 놀랍게도 신한은행의 소프트웨어는 SC제일은행보다 훨씬 낫다.  해외이용자에 대해서도 해외 핸드폰을 통한 본인인증이 가능!  소프트웨어 개발이 직업인 남편 왈, 아마도 신한은행이 돈이 더 많아서 소프트웨어에 이 정도라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나 싶다고...  한국 기업들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좀 더 투자를 해서.. 소비스 편의를 생각한 서비스들이 더 많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