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외국손님을 위한 첫 집들이 음식 장보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0. 19. 21:32

내일 저녁은 남편 친구들을 초대한 첫 집들이 파티.  파티라 할 만한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남편 친구들을 6명이나 초대하는 나름대로 우리 결혼 이후 가장 거대한 손님치레이자 식사초대 규모이다.  

이번주에 집들이를 하자, 우리 둘이 계획하기는 했지만 몇명의 손님이 오게 될지, 금요일에 하게 될지 토요일에 하게 될지.. 이 모든 것을은 화요일에 되어서야 결정이 되었고 (나와 Tintin의 게으름으로 인해 ㅠ) 수요일이 되어서야 오늘 목요일 배송이 되는 마트를 찾아 급하게 식재료를 주문하고, 오늘 드디어 물건들을 받았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20파운드 할인바우처를 써서 135파운드가 좀 더 넘게 나왔다.  자그마치 다음과 같은 엄청난 양의 식재료!  그러고보니 이건 뭐.. 결혼식날 저녁 파티를 준비하느라 장을 봤던 대규모 장보기 이후 가장 많이 사 본 음식장이다. 

위의 사진에 빠진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마트 정육코너에서 구입한 2킬로의 돼지고기 삼겹살.  아래 하얀 비닐봉지 안에 들어있는 것이 수육이 될 돼지고기 녀석이다. 

뭘 샀나 보자.  와인 5병 (화이트 1병, 레드 4병), 방울토마토, 호두, 귤, 사과 많이, 감자, 아이스크림 스쿱, 당근, 양파, 샬롯, 수박, 마늘, 핫소스, 썰어진 올리브, 사과쥬스.. 

그리고 파, 양파, 주전부리 과자, 전자렌지용 팝콘, 맥주, 레몬쥬스, 잣, 말린 크렌베리, 잡채에 들어갈 돼지고기 목살, 모듬 치즈, 설탕, 크림 크래커, 저 뒤에 보이지 않지만 담주 장조림 만들 때 쓸 메추리알 많이..

아래의 것이 바로 치즈보드.  식후에 와인과 크래커 타임에 쓸 녀석이다.  이런 모든 치즈 보드는 또 처음 사봤네.. 예전에 H가 이런 것을 쓰면 낱개로 사는 것보다 돈도 저렴하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해줬던 것이 생각나서 그렇게 했다.  하나씩 따로 구입하면 치즈 한덩이에 2-4파운드는 할터인데, 무슨 일인가.. 이렇게 모듬 치즈로는 치즈 2-3덩이 값 밖에 나가지 않았다.  다만 저 안에 있는 동그란 brie 치즈와 파란 곰팡이 치즈는 나에게는 그림의 떡!  임산부에게 곰팡이 핀 치즈는 먹지 말라고 금지되어 있는 음식이다. 

내 생전에 이렇게 많은 술을 사 본 적이 있었던가.. 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고 (지금은 임신으로 아예 마시지도 못하지만), 술에 원래 문외한인데다가 미각도 둔한 편인 터라.. 무슨 술을 어떻게 주문해야 할까 고민이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괜찮은 가격에서 할인을 하고 있는 와인 중에 리뷰가 좋되, 리뷰의 수도 가장 많은 술로 이 종류 저 종류.. 나라도 좀 섞어서 구입해 보자는 것이었다.  아직 맛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그리고 맛을 볼 수도 없겠지만.. 괜찮은 선택이었기를!!  내일 손님들에게 어떤 와인이 좋았는지 물어봐야겠다. 

디저트는 간단하게~ 일단 과일로는 딸기, 귤, 수박 정도 내어놓을 것 같고, 생크림이 들어있는 냉동슈크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함께 낼 생각.  올해 들어 저렇게 큰 아이스크림은 처음 사봤다.  예전 집에서 냉장고가 워낙 작아서 아이스크림을 냉동실에 넣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던 데다가.. 임신 중에 굳이 차고 달기만 한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뭐에 좋으랴.. 그리고 한통 사두면 너무 금방 다 먹어버릴 것 같아 참고 참으며 사지 못했던 아이스크림을.. 이참에 구입!  당장이라도 뜯어서 먹고 싶은 것을 참느라 혼났다.  내일 아이스크림을 개봉하기까지..나에게는 생고문!

이 재료들을 가지고 나는 무슨 요리를 할 것인가? 

거의.. 결혼식 저녁 파티 메뉴와 거의 흡사한 요리들을 하게 될 것 같다. 

전채로는 무쌈말이 

본 메뉴로는 

  • 머스타드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수육, 
  • 매콤한 맛이 일품인 독일식 냉파스타, 
  • 포슬하고 부드러운 감자샐러드, 
  • 잡채 정도가 될 듯.  
  • 사실 냉동실에 유부초밥 재료가 있는데, 유부초밥을 좀 하게 될지.. 아니면 그냥 흰 쌀밥을 해서 사람들에게 먹게 할지.. 아직 결정을 못 함.  
  • 참, 치킨윙 간장소스 조림도 계획 중인데 오늘 하게 될지 내일 하게 될지.. 아직 미정..  

겨우 6명 손님 오는 것에, 우리 부부를 포함해서 8명 뿐인데도 뭔가 너무 거창해지는 것 같아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너무 오랫만에 외국친구들을 초대한 저녁상을 차려내는터라 긴장도 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음식이야 남으면 이웃들 (앞집이 또 남편의 직장동료 집인데다, 옆집에서는 어제 우리 소포를 대신 받아주는 호의를 베풀어줬다)과 좀 나눠먹어도 되니.. 일단.. 시작해보자. 

오늘 해야 할 요리는 냉장고에 하루 보관해도 괜찮은 음식으로,

  • 수육
  • 감자샐러드
  • 콜드파스타 부재료 준비
  • 콜드파스타 소스 만들기
  • 수육 소스 만들기
  • 수박 자르고, 딸기 다듬기
  • 정도가 될 듯.

내일 해야 할 일은: 

오후 2시까지 마트에 가서 테이블 보 collect 하고, 밥과 함께 저녁상에 낼 수 있도록 바게뜨 2개 정도 사올까?  

  • 무쌈말이
  • 유부초밥 하기로 했으면 하기
  • 잡채
  • 냉파스타에 들어갈 파스타 삶기. 

결혼식 음식 준비 때에는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똑똑한 니더작센의 장금이 T의 전두지휘 하에 척척 일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나 혼자다.  게다가 난 T가 갖고 있던 정확한 레서피도 갖고 있지 않다..  심지어 내가 시도하려는 요리 중 콜드파스타와 감자샐러드는 T만이 레서피를 갖고 있다.  그러나.. T에게 연락해서 꼬치꼬치 물어보기에는.. 현재 T의 건강도 안 좋고.. 논문 진도도 밀려서 너무 바쁜 상태라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렇긴 하지만.. 결국에는 연락해서 SOS로 꼭 해야 할 질문 몇가지는 하게 될 듯..  

시작은 미약해도 끝은 창대한 게 아니라.. 왠지 이 집들이 파티는 시작은 창대한데 끝은 엉망이 될까봐 걱정.. 그리고 이번 집들이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더이상의 홈파티, 집들이 등은 보이콧 하게 될까봐 그것도 걱정.. 흐흐흐.. 가정을 이루고..가정을 꾸려나가는 일이란..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  나중에 우리 아이 친구들 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