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영국에서는 아동수당을 누구에게, 얼마를 줄까?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2. 6. 20:03

한국에서도 내년 가을부터 아동수당제도를 도입한다는 뉴스를 보고, 영국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우리 부부는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는지, 얼마를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찾아보았다. 

한국과 영국의 아동수당 급여수준 

현재 한국의 국회에서 합의된 아동수당 급여는 매월 10만원씩 지급하는 것이다. 

영국의 아동수당은 자녀수에 따라 달라진다. 

  • 첫 자녀:  주당 20.70파운드 (약 31,000원)
  • 둘째부터:  자녀당 주당 13.70파운드 (약 20,500원)

이 금액은 자녀가 하나일 경우 한달에 12만원 가량, 1년에 약 161만원을 수급하게 되고, 자녀가 둘인 경우, 최대 1년에 1,800파운드, 한화로 약 270만원 가량을 수급하게 된다.  자녀가 셋인 경우 연간 수습액은 375만원 가령이 된다. 

영국에서는 복지급여들을 모두 '주당' 금액으로 계산하고, 지급 자체는 4주에 한번씩 이루어진다 (month) 따라 한달이 4주인 주도 있고, 한달이 5주인 주도 있으니, 합리적인 제도라 있다

한국과 영국 아동수당의 가장 큰 차이

가장 큰 차이는 '아동'의 연령 규정에 있다. 

  • 한국의 경우 자녀가 만 0-5세 아동에 대해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한다. 
  • 영국의 경우, 아동 연령은 자그마치 만 16세!  만약 16세 이후에도 만20세까지 전일제 교육 (full time education)을 받고 있을 경우, 만 20세가 될 때까지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또 다른 차이는 영국의 경우 고액연봉자는 아동수당에 대해 세금을 낸다는 것.

  • 한국의 경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제의 뉴스에 따르면 재산과 소득을 합쳐서 상위 10%인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90%의 가구들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JTBC에서 추정한 바에 따르면 월 소득만으로 했을 때 700만원 이상 정도가 되는 가정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동수당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에 대해 일부 얼굴을 가린 주부 몇몇은 10만원이라는 돈이 자녀를 키우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는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본인들이 세금을 많이 내는데도 불구하고 아동수당에서 제외되게 될 경우 자녀 양육에 대한 사기가 저하된다며 상위 10% 집단에 대한 급여 제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였다.  그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급대상을 정할 지는 보다 조사를 해보고 결정한다고 한다.  

왜 상위 10%의 가구는 제외하는가?

이런 식의 지급대상 결정은 주로 아동수당에 들어갈 수 있는 예산 규모에 따라, 또 정치적으로 수용가능한 아동수당 액수에 따라 꽤 인위적으로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왜 상위 5%도 아닌, 아니면 15%, 20%가 아닌, 10%의 사람들을 제외하는지, 그 커트라인은 상당히 임의로 정해지는 것이며, 정치적 협상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 영국의 경우: 재산은 고려사항에 들어가지 않고, 단지 세후 연봉 수준에 따라 지급대상이 결정된다.  부부 중 한사람이라도 과세소득 기준 연봉이 5만파운드 (약 7,500만원) 이상일 경우 아동수당을 받더라도 그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둘 중 한사람이라도 연봉이 6만파운드 (약 9천만원)를 넘을 경우 지급받은 아동수당 전체금액에 버금가는 세금을 내게 된다.  즉, 부부 중 하나라도 연봉이 6만파운드가 넘을 경우 아동수당을 받더라도 고스란히 그 돈 전체를 세금으로 내게 되므로, 아동수당을 안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영국의 2016/17년 평균연봉 (중위소득, median income) 은 27,400파운드 (약 4천만원) 이었다.  연봉 5만 파운드의 경우 이 중위소득 (27,400파운드) 의 1.8배, 6만파운드는 2.21배에 해당한다.

한국식 제도의 문제 부부의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할 경우, 실제 사용가능한 현금소득이 많지 않더라도 집 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이나 수도권의 가정의 경우 아동수당을 지급받지 못할 있고, 생활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집값이 저렴한 지방 소도시의 가정들의 경우 저렴한 집값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서울/수도권 가정에 비해 높더라도 아동수당을 받을 있을 것이다. 

영국의 경우라고 문제가 없지 않다.

  • 가족 사정에 따라 부부 중 한사람만 일할 경우 가계 소득이 6만 파운드가 되면 아동수당을 수급하지 못한다 (받더라도 전액을 세금으로 납부).  
  • 그러나 부부가 모두 일을 하고, 각자의 연봉이 5만파운드일 경우 (엄격하게는 50,099파운드 이상의 연봉자에 대해서부터 세금이 부과되므로 정확하게 과세연봉이 5만파운드일 경우 아동수당 전액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 가구 전체의 소득이 10만 파운드에 달하지만 이런 가정은 아동수당 전액을 수급할 수 있다는 것.  한 사람만 일을 하는 6만파운드 가구 소득을 가진 집은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는데, 가구 소득이 10만파운드 (약 1억 5천만원)에 달하는 가정은 아동수당 전액을 받을 수 있다!

영국에는 아동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2017년 전체 가족 중 16세 미만 가정이 있는 가정의 수는 약 8백만 가구 (7,983,000가구)가 있는데 (참고사이트 3), 그 중 약 715만 4천 가구 정도가 수급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퍼센트로 환산해보면 약 89%의 가구, 즉 11% 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가 아동수당을 수급하고 있다.  이는 한국식으로 재산/소득 상위 10%로 딱 잘라 말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소득만 기준으로 하므로.  어쨌든 11% 가구를 제외한 전 가구가 자녀가 16세가 될 때까지 아동수당을 지급받고, 이는 영국의 전체 복지급여 중 5.33%에 이른다고 한다 (참고사이트 4)

한국에서는 아동수당제도 도입이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내년 9월 이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현 정권이 아동수당제도를 도입하면 현 정권에 대한 높은 정치적 호감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내년에 법안이 작성되고 국회에서 통과될 때에야 정확한 금액과 수급대상이 정해지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아동수당의 도입이 한국의 가족복지, 아동복지, 보육제도에 있어서 중요한 한 걸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참고 사이트: 

  1. https://www.gov.uk/child-benefit

  2. https://www.gov.uk/child-benefit-tax-charge

  3. https://www.ons.gov.uk/peoplepopulationandcommunity/birthsdeathsandmarriages/families/bulletins/familiesandhouseholds/2017

  4. https://www.ifs.org.uk/bns/bn13.pdf

(본 포스팅에서는 영국 £1.00 (1파운드)를 한화 1,500원으로 환산하여 계산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