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모두가 "No"라 할 때 "Yes"하는 온도계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2. 1. 18:11

우리집 시계/온도계, 온도/습도계에 대한 이야기.

우리집은 방마다, 그리고 욕실에 하나씩 온도계가 있다.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예전 기숙사에 살던 시절 한국에서 성희 (이렇게 실명토크가 시작되는가?!) 가 사각 큐브 모양의 시계를 선물로 보내왔는데, 그게 5년쯤 되면서 고장이 났고, 그 시계를 너무 좋아했던 나는 최대한 비슷한 모양/기능의 것을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그것이 바로 아래 사진의 왼쪽에 있는 흰색 탁상시계한쪽면은 시계, 옆으로 돌리면 온도계, 또 돌리면 타이머, 또 한번 돌리면 알람이 되는 시계다.  

내 시계의 온도계 기능을 너무나 좋아하던 Tintin.  그래서 나는 똑같은 기능의 탁상시계를 사서 선물해줬고, Tintin의 것을 사면서 나도 하나 더 추가로 주문했다.  그것이 위 사진의 검정색 시계, 위로 두개가 놓여있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둘, Tintin이 하나 갖고 있던 사각 탁상시계가 둘이 살림을 합치며 3개가 되었는데, 몇달전 TV를 중고로 우리에게 파셨던 분께서 어린 자녀와 살면서 온도/습도계를 유용하게 잘 썼다고, 우리에게 쓰라고 넘겨주셨다.  그것이 바로 위 사진의 가장 오른쪽 온도/습도계

온도/습도계를 써보더니 Tintin은 습도계 기능에 푹 빠졌다!  영국은 왠만하면 날이 흐려서 늘 습한 편인데, 겨울에 히터를 틀게 되면 집이 심하게 건조해진다.  즉, 습하거나 건조하거나.  중간이 없다. ㅠ 어린 아기를 위해서는 적정 습도를 맞춰주는 것도 중요하므로 Tintin은 거실과 우리 침실 각각 습도를 알 수 있도록 습도계를 하나 더 사야겠다고 자꾸 우겼다.  그거 뭐.. 얼마나 한다고.. 싶어서 Tintin에게 좋을대로 하라고, 사고 싶으면 하나 주문하라고 했더니 위 사진의 왼쪽에서 두번째에 있는 대형 온도/습도계가 도착했다. 

가격

위 사진 속 시계/온도/습도계 중 가장 비싼 녀석은 왼쪽 두번째, 우리가 손수 구입한 온도/습도계로, 거의 12파운드 가량을 주고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나머지 맨 왼쪽 시계는 4파운드 내외였던 것 같고, 검정색 큐브시계도 4-5파운드 내외, 그리고 맨 오른쪽의 작은 온도/습도계는 공짜.  

기능 

문제는 기능이다.  예리한 사람은 위의 사진에서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온도계가 20도를 가리키고 있는데, 가장 비싸게 주고 산, 사진 속 사각 큐브 탁상시계 3개의 값을 합한 거나 다름없는 돈을 주고 산 가장 큰 온도/습도계만 꿋꿋하게 18.8도라 이야기하고 있다.  모두가 18도가 아니라도 할 때 본인만 "네!"라고 하고 있는 것 아닌가! ㅠㅠ 이 녀석은 습도도 다른 것과 4-5% 차이가 난다.  습도계는 이렇게 딱 둘 뿐이라 어떤 게 맞고 어떤 게 틀린지 판단하기가 어렵지만.. 온도계는.. 그야말로 소위 빼박켄트 아닌가!  우리는 이 사진을 찍어서 Amazon의 seller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너희 온도계 이상해.." 라고..  그랬더니 대뜸 새 것으로 보내주겠다고 하는데.. 과연.. 새 물건은.. 다를지.. 그닥 기대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연락한지 일주일이 되도록.. 아직 물건은 깜깜무소식. 

우리는 새삼 온도/습도 측정이 그리 고도의 기술이었던가 묻게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