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우리아이 여름옷 직접 만들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8. 6. 3. 17:10

우리아이는 겨울에 태어났다.  그래서 여름옷이 없다.  게다가, 영국은 여름이 짧다.  그래서 더더욱 여름옷이 없다. 

여름옷이라고는 한국에서 친구가 보내준 친구아들이 입었던 얇은 긴팔내복 두세벌이 전부.  그래서 얼마전 과감히 우리 아이 여름옷 두벌을 구입했었다.  그러나 올해 5월은 영국에서 몇년간 가장 더웠던 5월을 기록하면서 날이 연일 덥고, 그저께는 우리아이 예방접종으로 열이 많이 오르자 여름옷이 더더욱 필요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아이 여름옷을 직접 만들어봤다.

어떻게?  - 잘라서!  무엇을?  - 긴팔 옷을! ㅋ

겨울과 봄, 추웠던 날들 동안 긴팔 안에 한겹 더 껴입던 옷을 꺼냈다.  (우리 부부는 이 옷을 "긴팔팬티"라고 부른다.)

이 옷들은 영국에서 가장 저렴한 마트 중 하나인 ASDA 자체 의류 브랜드 George에서 5벌에 10파운드 (만오천원), 혹은 3벌에 7파운드 (만원) 주고 산 순면 100% 옷들이다.  우리아이는 생후 2개월부터 폭풍성장을 해서 그 때부터 3-6개월 옷을 잠시 입고, 4개월째부터는 6-9개월 옷과 9-12개월 옷을 함께 입었다.  위의 옷들은 6-9개월, 9-12개월짜리 옷들인데. 믿어지는가?  너무 작다!  6-9개월짜리 옷이 아랫부분이 안 잠겨서 9-12개월짜리를 잔뜩 더 주문했는데, 옷을 받고 보니 몸통 길이는 그대로에 팔뚝폭만 좀 더 여유있는 게 아닌가!!  영국애들은.. 하체만 자라고 상체는 안 자라나..싶을 정도로 상체의 길이는 그대로더라는.. ㅠ 엄마를 닮아 허리가 긴 우리 아들은 4개월에 9-12개월짜리 옷을 입어도 몸통이 안 맞더라.  그래도 우리는 어차피 저 옷은 속에 받쳐입는 옷이니 기저귀 부분을 못 잠그는 채로 입혔더랬다. 

사설이 길었다.  어쨌든 그 옷들을 꺼내고, 가위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잘랐다!

소매를 싹둑싹둑! 

나름 '캡소매'(?!) 스타일로 잘라보았다.  (실은 대충 적당히 자른 것이다 ㅋ) 

그랬더니 짜잔~~ 아래와 같은 여러벌의 여름옷 탄생!  우리가 부르는 "반팔팬티" 되시겠다.

반팔을 입고 노는 우리 아이.  가위로 자른 소매가 나름 빈티지 느낌을 준다. ㅋㅋ 

이렇게 일요일 아침 우리아이 여름옷 만들기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