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우량아 엄마의 말못할 고충

옥포동 몽실언니 2018. 6. 7. 19:21

우리 아이는 우량아이다.  

태어날 때는 3.26킬로의 적당한 크기의 아이였으나.. 한달, 두달..이 지나며 석달째 폭발적 성장을 이뤄내며 3개월 3주쯤 되자 몸무게가 9킬로를 넘어서 10킬로를 찍었다.  그리고 그 뒤로부터 현재까지 11킬로대에 정체된 상태.  오늘은 우량아 엄마의 남모를 고충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사실 우량아를 키우면 좋은 점도 많다.

덩치가 큰 만큼 마음도 놓인다. 

아이가 큼직하니 일단 걱정은 좀 덜하다.  아이가 작을 때는 조금만 잘못되어도 아이가 아프거나 다칠까봐 노심초사했더랬다.  이제는 덩치가 있으니 그래도 왠만한 건 아이 스스로 이겨낼 힘이 있겠거니..생각하며 마음을 좀 놓게된다.

아기다운 귀여움의 극대화

희안하게도 아기가 살이 찌면 토실토실한 귀여움이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아래 사진은 3월 2일.. 그러니까 우리아이 3개월이 되기 전.  이미 몸무게는 8킬로를 넘어 9킬로로 향해가고 있을 때.

2018년 3월 2일 우리아이 2개월 3주

사실 친정 조카들도 모두 아기때 우량아였는데 (모두 3킬로도 안 되게 태어나서 백일에는 8킬로대에 도달함), 그래도 허벅지에 확실한 3개의 주름이 생긴 건 우리 잭이 처음.  잭, 니가 짱 먹었어! ㅋㅋ

3월 9일. 우리아이 딱 3개월!

부모인 우리 눈에는 당연히 귀엽지만, 아이를 보러 온 손님들은 물론 길 가던 사람들마처 우리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너무 이쁘고 귀엽다고 한마디씩 해준다. 

그러나 우량아를 키우다보면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허리, 무릎, 목의 통증

다른 것보다 무거운 아이를 들고 내리고 하다 보면 허리, 무릎, 목, 팔..등 온 몸이 다 아프다.  산후통이라 하기에는..이건.. 육아통이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아이 체중이 7킬로대일때만 해도 아이를 든 채로 스쿼트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 체중이 9킬로를 넘어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내 튼튼한 무릎, 허리가 아픈 것은 물론이고 온 몸에 근육통이 내 몸의 일부인 것처럼 붙어산다. 

특히, 아이가 목을 가누지 못하던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이를 온 몸으로 안아야했다.  이제는 목만 좀 가누니 아이를 드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다.  그래도 아이를 들어올릴 때마다 무릎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가시질 않는다.  몸이 힘들면.. 다 힘들다.  아무리 내 아이가 이쁘지만 아이를 들때마다 온 몸에 통증이 느껴지면 아이를 안고서 마음에서 우러나는 기쁜 웃음이 덜 지어진다. ㅠ 

육아방식에 대한 오해 

아이의 덩치가 커서 생기는 고충은 사실 위에서 말한 육체적 어려움이 대부분이다.  굳이 고충을 하나 더 꼽자면 주변에서 내가 아이가 칭얼댈 때마다 무조건 젖을 물리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살 때가 있다는 것?  가장 먼저 친정엄마부터 "고만 먹여라~ 니가 너무 많이 먹이니 애가 그리 크고, 너도 힘들지!" 하셨다.  물론 딸이 몸이 힘든 것이 안타깝고, 뭐라도 해결방안을 찾아주고 싶으니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겠지만, 나는 아이가 배고파할 때만 밥을 줄 뿐이고, 우리 아이도 자기가 먹을 만큼 먹고 나면 아무리 젖을 갖다대도 입도 열지 않는 아이인데, '적당히 먹여라'는 조언을 들으면 괜히 속상하다.  우리 아이 밥 많이 먹는다고 구박하는 것 같아서.  절대 그런 의도에서 하는 조언도 아니고, 사실이 그렇지도 않은데도 말이다. 

그랬던 친정엄마, 영국와서 우리 아이를 보시더니 하시는 말씀:

얘는 생각보다 그렇게 먹지도 않고, 잠도 이렇게 잘 안 자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이 컸지?  아주..희안하네..

이런 고충은.. 너무 사소하다.  내 온 몸이 쑤시는 건.. 좀.. 심각하지만.. 이건 애가 좀 크고 나야 해결될 일.  아이 좀 키우고 나서 운동과 휴식, 영양 3박자를 맞춰서 회복해야 할 일이니.  

아이가 우유를 잘 먹지 않으려 하고, 그래서 몸이 약하고.. 아니면 어디가 아파서 자주 아프고.. 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까.. 그걸 생각하면.. 우량아여서 내 허리 무릎이 아파도 아이가 건강하게 쑥쑥 잘 크는 게 참 고마울 따름이다.

* * * 

이번 주말이면 우리 아이 6개월이다.  드디어 내가 출산한 지도 6개월이 된다는 것.  시간이 참 빠르다 싶으면서도 아직도 6개월밖에 안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이 귀여운 아이가 내 뱃속에서 나왔다는 것도 신기하다.  무엇보다 아이가 우리 곁에 있어줘서 너무 고맙고 좋다. 

이번 주말에는 6개월 기념으로 뭐라도 해봐야겠다!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