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6개월간 성장일기, 모든 것을 겪어간 우리 아이

옥포동 몽실언니 2018. 6. 7. 19:57

지금 돌이켜보면.. 별 것 아닌데, 그 때 당시에는 그게 그리 큰 일이었다.  오늘은 우리 아이가 태어나서 겪어간 온갖 자잘한 병들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눈 감염과 황달부터 배꼽탈장까지.

6시간 가량의 진통.  초산 치고 괜찮은 편이었다.  무통주사도 없이.  아이를 낳고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작은 아이를 데리고. 

우리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눈에 눈곱이 잔뜩 껴 있었다.  태어나면서 엄마 산도를 통과하면서 눈에 감염이 생긴 거라고 한다. 

그런데 눈물샘이 막혀서 눈물이 나오지 못해 더더욱 고름이 계속 꼈다.  끓여서 소독한 물을 식혀 눈을 닦아주지 않으면 눈을 뜨지 못했다.  열흘이 지나도록 낫지 않아서 결국 항생제 안약을 1주일간 썼지만 그래도 나아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저절로 좋아지게 된다고 하지만, 2주 3주가 지나도록 나아지지 않자.. 걱정이 많이 됐다.  계속해서 눈을 열심히 닦아줬고.. 한달이 넘게 지난 후였던가.. 결국은 좋아지더라.  

우리 아이의 얼굴에도 빨간 뽀루지들이 잔뜩 올라왔다.  아래 사진에는 별로 심해보이지 않지만, 저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졌다.  볼이 빨갛게 다 덮였다.  그리고 이마까지도. 

그건 좀 많이 걱정됐었다.  가려운지 아이가 계속 긁었다.  저절로 좋아진다고 했지만 한달, 두달, 석달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았다.  넉달이 되었을 때.. 병원에 가서 결국 약까지 처방받았다. 아이가 너무 긁어서 피가 맺히곤 했기 때문에. 

그런데 귀신같이 그 다음주부터 저절로 확 좋아지더라.  

아직도 귀 앞은 빨갛게 뭐가 나서 애가 계속 긁는데.. 이것도.. 언젠가 좋아지겠지.. 인내하고 기다리는 중.

머리두피에 지루성 피부염도 내려앉았는데, (그건 사진이 없음 ㅠ) 그것도 6개월이 되니 어느새 다 좋아졌다. 

그리고 황달.

태어난지 5일만에 황달 판정을 받은 우리아이.  아이를 낳자 마자 병원에서 조산사는 아이의 황달끼를 바로 알아챘다.  코를 눌러보더니 아이 황달이 염려된다고, 퇴원해서 집에 가 있으면 조산사가 황달 검사 키트를 갖고 와서 집에서 검사를 하게 될 거라고.  아니나 다를까 5일째 되던날 간이키트로 검사를 했는데 높은 수치가 나왔다.  그날 오후 정확한 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했고, 그날 밤, 우리는 입원준비를 해서 대학병원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래 사진은 그날 밤 병원 휴게실에서 틴틴이 잠든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 

병실에는 남편은 머물 수 없어서 내 짐과 아이 짐만 챙겨서 왔다.  피검사로 빌리 수치가 350이 넘으면 입원해서 광선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낮에 검사한 피검사 결과가 347이었는데, 다행히 밤 10시 피검사 결과 336으로 떨어졌다.  그래도 수치가 하락세를 보이니 일단 집에 갔다가 다음날 아침에 다시 오란다.  영국은 의료서비스가 전액 사회보험료와 세금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왠만해서는 입원을 안 시킨다.  

다음날 아침, 수치가 320대로 떨어졌다.  그날부터 우리는 매일같이 동네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해야했다.  나는 아이를 낳은지 5일째 되던 날부터 매일 남편과 아이와 함께 병원 나들이를 해야 했다는..  그 때문인지 회음부 봉합실도 다 터지고, 염증도 생기고.. 결국 항생제를 복용해야 했다. 

배앓이

태어난 초기에는 배앓이 증상이 심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애가 작고 태어난지 얼마 안 되어서는 목소리도 잘 못 내니, 작은 소리로 낑낑댈 뿐이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배앓이는 점점 심해져서 나중에는 애가 얼마나.. 심하게 울던지.. 

우리아이 배앓이 이야기 보러가기 --> http://oxchat.tistory.com/250

신기하게도.. 영원할 것만 같던 그 배앓이도.. 시간이 지나니 사라지더라. 

6개월을 앞둔 요즘도 새벽에는 배가 아프면 아이가 울면서 깬다.  그래도.. 하루에 한번이고, 울면서 깨도 일으켜 안아서 아빠 다리에 앉혀주면 울지 않고 수월하게 똥을 싼다.  그것만 해도 어디인가!  우린 지금에 너무 감사한다. 

배꼽탈장

우린 배꼽탈장이 뭔지 몰랐다.  아이 배꼽이 불룩 올라와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응급의료상담소에 전화를 하고 난리를 쳤다.  동네병원에 연락하면 되는 시간인데, 너무 당황한 나머지! 

탈장되었던 것을 발견한 당시의 사진은 없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배꼽이 저렇게 되었다.

아이들의 배 근육이 다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 배가 아파서 힘을 너무 많이 주면서 (배앓이 탓!) 뱃속 장이 근육을 뚫고 밖으로 나와버려서 저렇게 되는 거래나.. 뭐래나... 

저것도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했는데, 어느새 보니 다 좋아져서 6개월인 지금은 멀쩡한 배꼽이 되어 있다. 

이렇게 작았던 우리아이는..

그렇게.. 아기들이 겪을 만한 것을 다 겪었다.  

그 때 당시에는 이 하나 하나가 너무나 걱정스러웠다.  안 나아지면 어쩌나.. 내가 뭘 잘못해서 아이가 이런가.. 내가 나이가 많은 엄마여서 아이가 이런가.. 뭐든 다 내 탓 같아 괴로웠다. 

그렇게.. 그 작던 우리아기는.. 어느새 이렇게 자랐다.  (아래 사진의 포인트는 통통한 손과 발!)

그렇게 이앓이를 하더니 윗니 두개가 쑥 올라왔고,

소파에 기대어 오이도 씹어드시게 되었다.  (너무 세게 물어서 오이를 부러뜨리는 바람에 바로 회수 조치 들어감)

이 아이가 모레면 6개월이 된다.  믿기지 않는다.  절대 우리에게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6개월이다. 

이제 제 2막이 열릴 것 같다.  아니.. 열고 싶다.  6개월간의 칩거 생활을 접고.. 생활 반경을 늘려볼 때. 

외출도 해서 다른 엄마들도 만나보고, 우리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자.  내 시간도 좀 만들어서 운동도 좀 하면서 몸 회복도 신경쓰자.  무엇을, 얼만큼 실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음 먹고 계획해보자.  그렇게 우리 아이의 첫 해의 두번째 절반을 시작해보자.

시간이 너무 안 가는 것 같아 괴로운 동지엄마들이여.. 시간이.. 더뎌도 가긴 가나봅니다.  조금만 더 힘내서 오늘도 잘 버텨보아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