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일기

간만의 정신 스트레스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0. 4. 07:50

오늘은.. 정말.. 엉뚱하게 힘든 날이었다. 

정신 스트레스가 이렇게 무섭고 힘든 것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되새긴 날이다.  육신의 고통은 그에 비하면 간지럼 수준이라 생각될 정도로. 

스트레스 탓에 엉뚱하게 군것질만 잔뜩 하고, 이렇게 늦은 밤 (밤 11시 반)까지 잠도 안 자고 있다. 

아이를 낳고 이렇게 밤 늦은 시간 (11시 반)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보기는 오늘로 두번째다.  첫번째는 알바를 시작했던 초기, 알바 데드라인 맞추느라 어쩔 수 없이 밤까지 일 한 날이었고, 오늘이 그에 이은 두번째.  

컴퓨터에 앉은 것은 사실 중요한 집안일 처리 (공과금 변경)와 주말에 하던 알바를 미리 좀 해 놓고 자기 위해서였는데, 공과금 변경은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알바 일은 손도 대지 못한 채 이렇게 시간이 늦어버렸다. 바로 나의 '정신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라고 쓰지만 실은 내 즐거움을 위하여)  블로그 폭풍 포스팅을 하느라.

오는 일요일은 대망의 옥스퍼드 하프 마라톤.  리즈에서 열공중인 우리 H를 옥스퍼드 하프마라톤 함께 뛰자며 우리집으로 오라고 초대를 해뒀는데, 엉뚱하게 달리기는 H와 우리 틴틴이 하게 생겼다.  어쨌든 주말에 손님이 있을 예정이니, 주말에 해야 할 나의 알바를 주중에 미리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결국은 일요일 저녁, 달리기 여파로 틴틴과 H가 모두 피곤한 틈을 타서 그 때 나 혼자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하루에 몰아서 일 할 버릇을 하다 보니 주중에, 그렇잖아도 없는 시간을 쪼개어 알바에 쓸 마음이 도무지 내키지가 않는다.  

여러분.. 스트레스가 이렇게 무섭고 힘든 것입니다.  아이 돌보느라 체력을 비축해야 할 9개월 아기 엄마를 군것질 하게 하고, 잠 못들게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게 합니다.   

이제 그만하고 양치만 얼른 하고 자야지.  이대로 잠을 잘 잘 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이어팟으로 음악이라도 좀 듣다보면 잠에 잘 들려나..  아니.. 가만 보니 지금 많이 졸린 거 같은데 나 누우면 그냥 잠들어버리는 거 아닌가..? ㅋ 그치만 밤늦게 과자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러서 잠은 오지만 잠을 잘 못 잘 것 같기도 하고.. ㅠ 

아무튼 자자.  이제 그만 자자.  힘든 하루, 잘 버텼다.  

몽실아.. 너 참 약하다.ㅠㅠ 그깟 전화 한통에, 겨우 12분의 통화에 이렇게 네 하루가 무너지니.. 

강해지자.  외부의 일에 의연해지자.  힘들어도 좀 노력하고 연습해보자.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  아무도 몰라줘도 내가 알고 틴틴이 알아주니 그걸로 됐다. 

푹 자고, 내일 하루도 잘 맞이하자.  굿나잇, 몽실!  굿나잇,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