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페인 알메리아

La Mala, 스페인 알메리아 맛집

옥포동 몽실언니 2017. 1. 28. 08:45

스페인 알메리아에서 닥친 첫 난관은 바로 스페인 음식 주문이었습니다.  도착 당일 저녁부터 이 곳은 정말 영어가 안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대략 난감.  영어가 적당히만이라도 통하면 맛있는 음식을 추천해달라, 나는 어떤 음식을 원한다 등 직접 조언을 구해서 주문을 할 수 있을텐데 그런 게 아예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날밤부터 열심히 트립어드바이저로 맛집을 검색하고 주요 메뉴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맛집 1위로 랭크된 가게가 바로 La Mala라고 오늘 소개해드릴 집입니다.  사실 트립어드바이저에 나온 사진이 영락없는 술집에, 독특한 외관이 가게의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터라 이집을 갈까 말까 두어번 망설였습니다.  그러다 별 아이디어도 없고, 트립어드바이저의 어드바이스는 별로 틀린 적이 없기에 더 고민하기도 힘들고 하여 저희는 이 1위 맛집, 라 말라로 직행하였습니다.  영업시간은 8시 30분.  간식을 먹으며 겨우 버텨서 시간을 딱 맞춰 가게에 입점하는 순간!  직원이 "아직 시간 안 됐어~!"라고 합니다.  "응? 정말??" 하고 시계를 보니 "으..응.. 8시 29분이네.  1분 우리가 빨리 왔구나?!" 했더니, 준비를 좀 더 해야하니 5분 뒤에 오라고 저희를 내쫓네요.  


근처를 잠시 맴돌다가 저희는 8시 39분쯤 다시 가게로 갑니다.  저희가 첫 손님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확실히 이 곳은 이 지역의 핫한 곳인 것 같기는 한 것 같습니다.  이내 손님이 가득 찼습니다.  음식의 맛도 괜찮고, 독특한 요리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테이블은 이렇게 복층으로 된 윗층에 3개 정도밖에 없는데, 저희 빼고 나머지는 모두 예약손님이었고, 대가족 예약 손님도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시려면 저희처럼 일찌감치 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1층 바에서 왁자지껄 스페인 사람들과 어울려 술과 타파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단점을 굳이 찾자면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  그러나 영국에서의 외식과 비교하거나 할 경우 여전히 그렇게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특히 유럽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여전히 저렴한 저녁식사 비용 같습니다.  게다가 독특한 분위기, 요리 스타일, 친절한 서비스, 무한 리필 빵 등 전체적으로 가격 대비 나쁘지 않습니다!   


자, 아래에서 La Mala 가게의 내부와 음식을 구경하실까요? 


가게의 외관. 아직 준비 중이라 하얀 문들이 다 열리기 전입니다.  저희가 쫓겨나 있던 그 시각의 가게 모습입니다.  참, 가게 윗집 베란다에 걸린 아기천사 깃발이 보이시나요?  스페인은 크리스마스에 저렇게 아기 천사 그림을 창문이나 베란다에 저렇게 걸어두는 풍습이 있더라구요.  신기방기.  영국에서는 대부분 그냥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나 조명 장식을 집 밖에서도 보이게 하는 편인데, 저렇게 아기천사 그림을 걸거나 창문으로 들어오는 산타 인형을 매달아놓거나 하는 것은 스페인 풍습 같아요.  적어도 남쪽지방에서는요. ^^


저희가 들어가고 얼마지 않아 그새 바의 좌석은 두어팀이 차지했네요. 식사할 수 있는 자리는 복층 윗쪽입니다.  테이블은 단 세개!


레스토랑 좌석이 있는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쪽에 이렇게 작은 창이 나 있네요.  뭔가 답답하지 않고 분위기가 있어 보입니다.  


메뉴판.  역시나!!  모두 스페인어입니다.  트립어드바이저 맛집 1위면 뭐하냐구요~~ 제가 아는 메뉴는 유일하게 뿔뽀.  Pulpo, 문어요리 뿐이네요!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 주문을 합니다.  먼저 탄산수를 주문하고, 저희가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찍어 둔 메뉴를 고릅니다.  사람들이 많이 업로드하고 리뷰 한 음식들 중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뒀거든요. 


첫 음식이 바로 이 오이샐러드.  얇게 썬 오이를 돌돌말아 토마토와 파프리카 양파 등을 곁들이고 올리브, 발사믹 등의 소스로 간을 한  파마산 치즈를 뿌려준 요리입니다.  이 요리는 메뉴판 우측 두번째 요리입니다.  오이는 그저 오이무침으로나 먹거나 툭툭 썰어서 쌈장에 찍어먹을 줄이나 알았지, 오이가 이렇게 세련된 한접시의 멋진 요리가 될 수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습니다.  역시, 요리에서도 창의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리사의 창의력으로 멋진 일품요리로 재탄생한 오이 한접시~ ^^


그리고 이건 제가 좋아라 하는 뿔뽀, Pulpo, 문어요리입니다.  누가 문어숙회는 초장에만 찍어먹으라고 하였던가!  스페인에서 많이 먹는 문어요리는 아래 사진과 같이 잘 익힌 감자가 깔고 그 위에 문어를 얹고, 파르리카 가루를 뿌려뿌려~ 향 좋은 올리브가 듬뿍 뿌려져있는데 느끼하기 보다는 담백하면서.. 아주 맛이 좋습니다.  강추!  저희는 첫날 저녁도, 둘쨋날 저녁도, 마지막날 저녁도 매일 이렇게 뿔뽀를 먹었습니다.  이건 그 중 그 두번째 뿔뽀!

마지막으로 시킨 요리는 이 해산물 요리인데요.  조개살에 각종 야채와 함께 양념을 한 상큼한 요리입니다.  트립어드바이저에 많이 올라와 있기도 했고, 해산물이 먹고 싶기도 했고, 요리 프리젠테이션이 너무 예쁘기도 해서 꼭 먹어보고 싶었어요.  비주얼부터 아주 상큼해보여요. 


맛은?! 뭐랄까.. 아주 상큼한데, 신 음식을 즐기지 않으시는 분들에게는 너무 상큼할 수 있는.. ^^;;; 그래서 이 요리는 신 것을 잘 못 먹는 땡땡님은 몇점 먹지 못하고 대부분 제 차지가 되었답니다. 


그 외에 이 집의 주요 메뉴로 보인 것은 아래와 같이 참치 요리 (트립어드바이저 캡쳐)

그리고 아래는 트립어드바이저 회원이 업로드한 나무 도마 플레이트 위에 먹음직스레 나오는 스테이크 요리.  아니나 다를까 옆테이블 가족들이 이 스테이크를 주문해서 먹는데, 아주 맛나 보이더라구요. 

저희가 주문한 음식도 이렇게 사진으로 캡쳐해갔고, 그걸 보여주며 "저희 이거, 이거, 이거 주세요~! 그리고 빵도 주세요!"라고 주문을 했답니다. ^^ 그 덕분에 오늘 메뉴 선택은 대만족입니다!


음식을 다 먹고 계산서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La cuenta, por favor! (The bill, please)" (라 쿠엔타 포르파보르!) 라구요.  그랬더니 아래와 같이 쵸코렛에 담긴 디저트와 신발에 꽂은 계산서를 가져다 주네요. 

이건 뭐냐고 물었더니,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면서 한입에 넣으라고 합니다.  컵 모양으로 생긴 쵸코렛 안에 달콤한 술이 들어있었어요.  술을 한입에 털어놓고 입가심으로 컵모양 쵸코렛을 우걱우걱 씹어먹으니 상큼 달콤 알딸딸하게 입가심으로 완벽!


이 아기 신발에 꽂아주는 계산서는 이집의 마스코트인가봐요.  트립어드바이저에도 아기 신발 사진이 나오길래 왜 사람들이 아기 신발을 이렇게 찍어 올렸나 했더니, 이게 계산서를 전하는 방식인가봐요.  자, 음식값은 얼마나 나왔을까요?


전체 42.70유로입니다.  저는 탄산수를, 땡땡님은 맥주를 시켰더니, 오이 요리를 8파운드짜리인데 6파운드로 해줬네요.  술 한잔에 타파스 가격을 고려해서 깎아진 금액인 듯합니다.  이 정도 음식에 이 정도 서비스에 이 정도 가격이면.. 영국과 비교해서는 아주 훌륭한 식사입니다. 


이 La Mala가 있는 길 이름은 Calle Real. 깔레는 스페인어로 '길'이므로, 이 길은 Real 길입니다. 영어로 하자면 Real Street.  재미있네요. 


음식을 먹고 나와서 다시 가게의 독특한 외관을 찍어봅니다.  입구 문 윗쪽에 달려있는 조명이 마치 조롱불을 달아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실내는 여전히 바글바글.. 2층까지 사람들이 꽉 찼어요. 


둘쨋날 저녁의 만족스런 저녁식사에 감사해하며 이 날의 긴 외부일정을 마치고, 저희는 숙소로 들어가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맥주를 한잔 더 했다는.. ^^


트립어드바이저 덕에 이렇게 즐거운 식사를 하였으니 저도 트립어드바이저에 기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누이좋고 매부 좋은 트립어드바이저, gratias mu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