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영국에서 만원으로 장보기 (2)

옥포동 몽실언니 2017. 2. 6. 10:11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글을 업데이트합니다.  개인적으로 커다란 프로젝트를 끝내느라 정신없는 한주를 보내고, 드디어 자유인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일 때문에 데드라인에 쫓길 때는 그렇게 블로그만 하고 싶더니, 막상 급한 일이 사라지고 여유가 생기고 나니 블로그가 아닌 다른 일상에 다시 쫓기게 되는 모습에 사람의 삶이 참 희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에 올린 만원으로 장보기 글이 생각보다 인기를 끌면서, 그 때 글을 올리면서도 말씀 드렸듯이 좀 더 일상적인 장보기를 한번 해서 올리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입니다.  장기 프로젝트 마무리 여파로 정신없는 한주를 보내고 나니 이제 다시 일상을 서서히 회복해야 하는데, 그 시작은 아무래도 제대로 된 식사하기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 집에서 밥도 좀 제대로 해서 먹고 반찬도 만들어 먹고, 사람답게 살아야겠다 하고 장을 보았습니다.  오늘 장보기는 7.30파운드, 2017년 2월 6일 환율로 10377.61원이 나왔어요.  오늘도 만원 장보기가 된 덕에 '영국에서 만원으로 장보기! -제 2화'로 일주일간 조용했던 블로그를 다시 개장합니다!


오늘 장을 본 7.30파운드가 한국돈으로 얼마인지 구글링을 했더니 다음과 같이 알려줬어요.  사실 Brexit 덕분에 환율이 많이 내려가서 7.30파운드가 이렇게 만원 장보기가 되었지, 그 전 같으면 12000원 장보기가 되었을 겁니다.^^; 영국 장기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요즘처럼 환율이 쌀 때 미리 파운드 바꿔두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장을 본 곳은 영국의 고급슈퍼라 할 수 있는 막스앤스펜서, Marks and Spencer, 줄여서 M&S라 불리는 슈퍼입니다.  오늘은 사실 땡땡님이 근처에서 이발을 하는 동안 난 장이나 보겠다 하고 들어간 마트행이었어요.  마침 집에 이미 장을 봐 둔 돼지고기와 새우가 있어서 그것들을 가지고 반찬을 좀 만들 수 있도록 야채들을 좀 사자 싶어서 장을 둘러봤죠.  아래 사진은 저희집에서 가장 가까운 M&S 입니다. 


사진: M&S at Summertown, Oxford


M&S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전형적인 영국의 middle class들이 장을 보는 곳으로 Waitrose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마트인데, 생각보다 기본 식재료 가격은 Tesco 나 Sainsbury's 보다 조금씩 비싼 편이에요.  대신 유기농 식품이나 자체 브랜드 음식들이 좀 더 훌륭한 편이고,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테스코나 세인즈버리와 가격비교를 하여 최저가를 보장하는 식품들을 꼭 하나씩 챙겨놓곤 하지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사진에 보시는 것 같은 salad onion 같이, 모든 사람이 흔히 파는 저런 파는 테스코와 별반 차이 없이 같은 가격으로 파는 물건이에요.  대신 고기나 생선 같은 종류들이 M&S가 확실히 좋아요.  또 시간대를 잘 맞추면 유통기한 날짜가 다가와서 세일을 하는 물건들이 많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쇼핑을 하게 되면 정말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득템하게 됩니다. 


요즘 양배추 볶음이 너무 땡겼는데, 집에 돼지고기도 있겠다, 양배추 넣고 돼지고기양배추 볶음을 하자 싶어 양배추 반통을 샀어요.  거기에 같이 넣을 야채로 빨간피망, 파, 양파도 함께 샀어요.  파는 돼지고기에도 쓰고, 집에 사 둔 새우를 볶아 반찬을 만들 때도 쓰면 될 것 같아요.  새우볶음과 돼지고기 볶음에 예쁜 색깔 넣어주려고 당근도 구입.  집에 두부도 한 모 미리 사 둔게 있어서 된장찌개도 끓여보자 싶어 양송이 버섯도 한통 구입했습니다.  그리고도 남는 양배추로는 양배추를 넣고 떡볶이를 해먹으면..좋지 않을까.. 생각 중!  아래 사진이 오늘 본 장의 사진이에요.  7.30파운드, 한국돈으로 만원 남짓!


 

마트를 둘러보다가 고기코너에 간 소고기 갈은 것이 원래 3.50파운드인데, 2.45파운드에 세일하길래, 고기에 양파를 잘게 썰어넣어 간장을 넣고 자글자글 볶아서 소고기볶음 고명을 조금 만들까 싶어 한통 집어왔어요.  그렇게 만들어서 따뜻한 밥 위에 얹어서 비벼 먹으면 맛있거든요!  만들어서 냉동실에 보관해도 가끔 반찬 없을 때 꺼내서 전자렌지 돌려서 녹여 먹으면 그럭저럭 한끼는 무난히 떼웁니다.  절반쯤은 그렇게 반찬을 하고, 나머지 절반으로는 당근, 양파, 된장끓이고 남은 버섯 마저 넣고 볶음밥 점심 도시락을 좀 만들면 되겠다 싶어서요.  



간식으로 먹을 바나나도 세개 사고, 마지막으로는 이번주 토요일에 있을 친구네 집들이파티에 들고갈 쵸코과자 한통 샀어요.  비엔나식 버터쵸코쿠키에 쵸코크림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한번도 안 먹어본 쿠키인데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세일을 하고 있기도 해서 한통 구입!  비엔나식 쿠키가 한국으로 치면.. 버터링쿠키? 와 아주 비슷한 부드러운 맛이에요.  그런 버터링 쿠키의 쵸코맛에 쵸코크림 들어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지는데, 토요일 집들이 파티에 들고가서 먹어보고 나중에 후기를 전할게요~ ^^ 



너무 좀 느끼할 것 같은가요?  영국에는 한국에 비해 아주 달고 버터가 많이 들어간 디저트들이 많은데, 처음에는 으악.. 이런 걸 어떻게 먹지?! 하는데, 여기서 지내다 보면 참.. 이런 디저트들이 차나 커피와 너무 잘 어울린다~ 라는 쪽으로 입맛이 변하는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그리고 따라오는 것은 살~ ^^;;




참, 피따 빵을 산 것을 깜빡했네요!! 지난주에 돼지고기와 새우에 이어서 훈제연어도 사둔 터라, 연어를 넣고 점심에 샌드위치를 해먹을까 싶었는데, 무슨 빵을 살까 하다가 피따 브레드를 샀어요.  사실.. 저는 맛에 그리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라..건강 위주로 장을 보는 편인데요.. 다른 부드러운 빵들 보다 버터가 적게 들어가기도 했고 피따는 식감도 좋아서.. 그리고 건강 생각해서 Wholemeal (통밀) 피따 빵으로 집어왔어요.  집에 오자 마자 피따빵을 토스트에 데워서 가운데를 열어 훈제연어와 치즈를 넣고 샌드위치를 해서 먹었는데.. 음.. 짜더라구요. ^^;; 훈제연어도 짜고, 치즈도 짜고.  ㅋㅋ 그렇지만 담백하니 맛있어서 피따 빵 하나를 더 데워서 남은 훈제연어까지 넣어서 훈제연어 한판을 클리어~  제가 사실 대식가입니다.  


아래는 영수증이에요.  제가 장을 본 시간이 적나라하게 나오네요. ^^;; 


이렇게 든든하게 야채를 쟁여놓고 나니 내일 오전은 좀 쉬면서 오랫만에 반찬들도 좀 만들고 된장도 끓여서 이번 주는 저도 좀 사람답게 제대로 된 식사를 하면서 건강회복의 주간으로 만들어볼까 싶어요.  건강한 식생활에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실은 3월 11일 세잌스피어 생가로 유명한 Stratford-upon-Avon이라는 도시에서 열리는 아주 작은 규모의 달리기 대회에 10km 레이스를 등록해둔 상태라 슬슬 달리기 훈련을 본격적으로 해야 해요.  이제 겨우 5주 정도밖에 안 남은터라 토요일에 가볍게 3.3km를 달리며 몸풀기를 시작했는데 이제 슬슬 더 본격적으로 달려볼까 생각 중입니다.  다음에 영국에서 달리기 하고 살기에 대한 포스팅을 올려볼게요.  맛보기로 말씀드리자면 영국이 유럽에서 인구당 runner (달리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  꽤 regular하게 뛰는, 본인이 '나는 runner요' 라고 말 하는 사람들이 해당되지 않을까 싶어요) 들 수가 가장 많은 나라에요.  늘 비가 오는 나라인데 신기하죠?!  그런만큼 연중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규모와 다양한 테마의 달리기 대회들이 엄청 많답니다.  달리기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영국에서 만원으로 장보기 제 2화는 여기서 마칩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한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