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결혼

정신없는 결혼준비

옥포동 몽실언니 2017. 3. 21. 18:37

블로그가 방치된지 벌써 20일이 넘었다니..지난 시간이 20여일이나 된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고작 20일의 시간 동안 내 삶에 너무 큰 변화가 온 것 같기도 하다.  졸업과 결혼 이사 이 중요한 일들이 모두 동시에 겹쳤는데, 이 모든 일들은 두어달의 시간 안에 모두 정리를 해야 하다 보니..이건 캐오스, 대 혼동의 시간이었다. 


3월 1일... 영국인들은 결혼에 얼마의 비용을 쓸까..하는 글을 쓰기 직전의 주말에 드디어 신혼집으로 구한 작은 flat의 계약서에 싸인을 했고, 아울렛에 들러 신랑될 사람의 수트를 한벌 장만함으로써..비로서 둘의 결혼식 복장과 살 집이 마련된 때였다.  이후, 독일에서 T가 놀러와서 일주일간 함께 지내기로 했고, 그 와중에 영국에서 공부 중인 H와 J도 함께 만나기로 해 두었기에 결혼 준비를 딱히 할 수 있을 만한 시간이 없었다.  T가 독일로 다시 돌아가고.. 나면... 이때는 바로 이사. 그리고 열흘 뒤면 결혼.  이게 무슨 일인가.. 결혼은 그렇게 정신 없이 내게 다가왔다.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 때가 12월 31일.. 스페인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  그리고, 1월, 2월을 거쳐 졸업 준비를 마무리 하며 논문 수정을 하고, 최종 제출을 하고, 학교에 신세진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고, 그 와중에 우리가 살 집을 알아봐야 했고, 직접 집들을 보러 다녀야 했다.  집이 구해지기 전에는 마음이 불안해서 그 어떤 결혼식 준비도 하기가 힘들었다.  집이 구해지고 나니.. 후배도 놀러오고, 이제 이사도 해야 하고, 그래서 또 결혼준비가 힘들었다.  그 와중에 힘이 부치니 몸도 틈틈이 아팠다.  그 와중에 그나마 이 정도 결혼준비라도 했다는 것이 이제야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나도 참 애 썼다.


결혼이라는 것을 다른 싱글들에 비해 난 좀 더 잘 안다고 생각했다.  두 언니가 결혼했고, 결혼한 언니들의 가족과 짧게나마 함께 사는 기간들이 있었고, 사촌 언니 오빠들의 결혼을 더 일찍부터, 그리고 더 많이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앞두고 나니.. 아니.. 결혼이 이런 것이었던가 싶을정도로 전에 느껴본 적 없는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했고, 신랑될 사람과 다투기도 했고, 굉장한 스트레스 속에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했다.  


이제 결혼이 고작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열흘 전 살림을 합치고, 이삿짐 정리를 하고, 새로운 삶의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든 하루 이틀이 지나고.. 약 일주일이 지나자 놀랍게도 생활이 많이 편안해졌다.  이것은 새 집에 짐정리가 좀 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지내는 생활이 그 짧은 시간에나마 많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봄이 오고 있어서인지, 학교를 떠나서인지.. 도통 알 수는 없지만.. 이제 새 삶에도 아주 조금이나마 익숙해졌고, 그럭저럭 급하게 처리해야 할 막바지 결혼준비 활동을 하나하나 해치우면서 내가 원하건 원치않건 그 날짜가 다가오고.. 그러다 보니 이젠 결혼을 코앞에 두고 허둥지둥 대고 있는 이 나의 어설픈 결혼준비 모습이 웃기면서도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다 추억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새 집에 이사오고 인터넷이 연결된 것은 딱 일주일 전.  그런데 내 컴퓨터가 책상에 제대로 놓여진 것은 약 5일전.  그러나 여전히 작은방이 짐으로 가득차 있어서 컴퓨터를 제대로 켜서 일을 보기 시작한 것은 바로 어제다.  급한 행정처리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켜고 자리에 앉아 한두가지 일을 처리하고 나니.. 이제야 새 집에 나의 새 책상에.. 새 자리에 조금 익숙해지는 느낌이다. 


앞으로 셀프웨딩에 대한 이야기도 좀 적어보고 싶고, 온갖 내 감정의 소용돌이에 대해서도 적어보고 싶다.  가령, 셀프웨딩케잌 만들기.  웨딩케잌에 장식으로 쓰거나 웨딩 리셉션 데코용으로 사용할 설탕공예 장미 직접 만들기.  셀프웨딩 덕분에 신기술 장착! 


이렇게 한두송이 만들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이렇게 ㅋ 한무더기 됨~ 예쁜 것도 있고 어색한 것들도 있지만, 많이 모아두면..그럭저럭 괜찮은듯!


참여웨딩으로 치르는 스몰웨딩 이야기.  그리고 혼자쓰는 신혼일기.  앞으로 써 볼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