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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을 준비하는 러너(runner)의 운동화

옥포동 몽실언니 2017. 8. 8. 09:30

안녕하세요!  영국 사는 몽실언니입니다.

저의 남편 Tintin은 'Runner' 입니다.  Tintin은 한국에서 고등학교 시절에도 일주일에 서너번씩은 3-4km씩 꽤 규칙적으로 달렸고, 영국에서 직장생활을 한 지난 몇년 안에는 풀 마라톤 (42.194km)을 두번 (최고기록 3시간 36분 기록), 하프 마라톤 (21.0975km)을 여섯번이나 달린 (최고기록 1시간 31분) 나름대로 진지한 runner!  10k 경기는 (10km 달리기) 세번 뛰었는데 (최고기록 41분 34초), 이런 짧은 10k 달리기는 친구들과 친목 도모용이나 하프 또는 풀 마라톤 준비 과정에서 훈련 과정 중의 하나로 달렸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달리기를 규칙적으로 꾸준히 즐기는 사람들을 'runner' 라고 부르는데요.  영국은 유럽 전체에서 전체 인구대비 runner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비가 참 자주 오는 나라인데 달리기를 하는 인구가 가장 많다니.. 참 놀랍죠?  돈도 들지 않고, 주변에 녹지가 많다 보니 집 밖을 나가서 간단히 달리기를 하기에 좋은 외부 환경 덕분일까요..  아니면 수줍음 많은 영국인들의 성격에 혼자서 뛰는 달리기가 잘 맞기 때문일까요..  영국에서는 실제로 아침시간이든, 점심시간이든, 저녁시간이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달리기를 진지하게 하는 사람들은 어떤 운동화를 신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늘은 저희 남편 Tintin 의 따끈따끈한 운동화 구입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왠 갑자기 운동화냐?  Tintin의 현재 운동화는 바닥이 너무 닳아서 50원짜리 동전크기만한 구멍이 생긴지 벌써 몇 주 ㅋ 아래 사진에 바닥이 맨들맨들하게 다 닳았는데, 오른쪽 신발에 작은 구멍 보이시죠?  ㅋ 비가 자주 와서 노면이 젖어있을 때가 많은 영국에서 이런 신발은 상당히 곤란 ㅋ

그래서 우리가 구입해온 신발은?!  바로 다음 운동화예요. 

그냥...평범하죠? ㅋ 가격을 보시면... 더더욱 평범합니다.  운동화는..개인별 취향에 따라 선호가 많이 다를텐데, Tintin은 barefoot 같은.. 맨발 느낌의 달리기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Tintin은 몇 해전 어느 barefoot running의 옹호자의 책을 읽고 그에 상당히 감화를 받은 뒤 그 후로부터 본인도 barefoot을 지향하는데, 그건 전적으로 개인 취향!  Barefoot 같은 느낌의 운동화로 바꾼 뒤로 Tintin은 발 부상이나 무릎 부상이 상당히 줄어들었고, 그러다보니 더더욱 그쪽을 지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저 또한 Tintin의 영향으로 쿠션느낌이 최소한으로 들어있고 바닥이 부드럽되 딱딱하면서 얇고 가벼운 느낌의 운동화로 점진적으로 전환이 되었는데, 확실히..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이 줄더라구요.  그래서 Tintin이 운동화를 살 때면 최대한 Tintin의 취향에 맞춰 신발을 열심히 골라주게 됩니다.  바로 그런 barefoot 느낌을 위해 Tintin은 항상 운동화의 밑창을 빼고 신습니다.  어느 신발 판매자분께서는 자기 브랜드 신발의 모든 기술은 그 밑창에 들어있는데 어찌 그것을 뺄 수 있느냐고 Tintin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Tintin은 달리기에 필요한 모든 기술은 바로 우리 몸에 이미 다 장착되어 있다고 믿는 barefoot주의자!  

위에 구멍이 난 신발은 vivobarefoot 이라는 회사의 제품인데, 그야말로 말그대로 맨발 느낌을 지향하는 브랜드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고 (90-140파운드) 바닥이 금방 닳아서 운동화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죠.  아마존에서 세일 중인 것을 잘 골라 사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기는 하지만.. 두어번 vivobarefoot 신발을 신어본 후 Tintin은 그 가격대에 그 정도 수명의 신발을 사는 것은.. 돈이 아깝다고 판단.  저 신발을 끝으로.. 다른 신발은 다 Sports Direct라는 영국의 운동화 도매가게에서 최대한 가볍고 어떤 기술도 최소한으로만 들어간 미니멀한 운동화를 사려고 노력하죠.

오늘의 신발은 역시나 인근 Sports Direct 매장에 가서 골라온 아디다스 운동화.  Tintin은 볼이 매우 넓고.. 발바닥은 평발이라 운동화를 고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에요.  왠만한 브랜드들의 운동화는 발 사이즈에 맞게 고를 경우 볼이 너무 꽉 끼어서 불편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신발의 끈을 매는 부분의 왼쪽과 오른쪽 날개가 따로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발 볼이 쫙쫙 잘 늘어나는 신발을 찾아야 합니다.  바로 아래 신발이 그런 신발!

이게..사진상으로 보면 꽤 도톰해보이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상당히 가볍고 바닥 쿠션이 별로 없는 신발입니다.  그리고 발등 부분이 신축성 좋은 매쉬 소재라 잘 늘어나고 통풍도 잘 되는 것 같구요.  


수백켤레가 넘는 신발이 진열되어 있던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거 치고 디자인도 색상도 이쁘고 괜찮아요. 

가격이 궁금하시죠?  Tintin은 주로 20-30파운드 (3만원에서 4만오천원) 사이의 운동화를 선호합니다.  Tintin이 신었던 Vivobarefoot 신발을 제외하고는 모두 저 가격대의 신발이었어요.  지난번 구멍이 나서 버린 신발은 Puma에서 24.99파운드를 주고 산 신발이었고, 그게 너무 너덜너덜 구멍이 많이 나서 이미 다 닳았지만 묵혀뒀던 마지막 vivobarefoot신발을 다시 꺼내신다가 그마저 구멍이 나 버린 상태였죠.  이 신발은 32.99파운드.  5만원이 좀 안 되는 가격이네요.  

이 운동화를 신고 Tintin은 이제 9월 17일에 있을 Cotswold Classic 10 mile (16km)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 홈페이지: http://www.witneyroadrunners.co.uk/cotswoldclassic/) 그에 이어 10월 8일에 있을 Oxford Half Marathon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경기 홈페이지: https://uk.virginsport.com/event/oxford-2017?gclid=EAIaIQobChMIq_uruIvC1QIVkantCh3RqgUXEAAYAiAAEgLn2_D_BwE). 

Cotswold Classic 경기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경치가 좋은 Cotswold 지역에서 달리면서도 달리기 코스가 꽤 경사가 있는 산길을 끼고 있어서 달리기 훈련의 일환으로 많이들 참여하는 것 같아요. 아래 그림의 하단 경사도 그래프를 보면 지면이 꽤나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게 보이시죠?  

Oxford Half Marathon은 작년에만 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하여 7500명 이상이 half marathon을 완주한 꽤나 규모가 있는 경기로,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오래된 대학도시의 골목골목을 달리기를 하면서 누비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경기이지요.  Tintin과 저는 작년에도 이 대회를 함께 준비했는데 저는 경기 이틀전에 개인적 사정으로 경기를 포기하고 ㅠ Tintin 혼자서 열심히 뛰어 개인 신기록을 세웠더랬죠. ㅋ

오늘 글의 요지는.. 달리기를 시작하는데 대단한 신발과 도구가 필요없다는 것!!  돈을 많이 투자하지 않고서도 저렴한 가격대에 자기 발에만 편한 간단한 운동화 한 켤레면 누구든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  이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운동화만 챙겨신고 가벼운 옷차림이면 동네앞 어디서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달리기!  모두들 적당한 운동과 균형있는 식단으로 건강하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