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메리아를 간 것은 비수기에 크리스마스 연휴이기도 해서, 나의 스페인 친구에 따르면 12월 말에 그곳 알메리아는 매우 매우 조용할 것이라고 했는데, 막상 우리가 가서 본 것은 그와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시내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도시는 매우 활기찼다. 이게 스페인 사람의 기준에서 '매우 조용한' 도시의 모습인 것인지, 아니면 해수욕이 한창일 여름에 비해서 조용한 것인지, 아니면 내 친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인지.. 진실이 뭔지 알고 싶어서라도 여름에 꼭 한번 다시 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를 단번에 매혹시킨 알메리아. 이곳은 어떤 곳인가?
아래 사진: 알카자바 성의 야경. 성의 큰 규모를 다 찍어낼 수가 없었다. 차의 크기와 비교해보면 성이 얼마나 큰지 가늠해볼 수 있음.
알메리아는 스페인 남동부에 위치한,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인 알메리아 주의 주도이다. 알메리아주의 인구는 약 70만명인데 (2014년 기준, 위키백과), 알메리아에 약 19만4천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2016년 기준, https://en.wikipedia.org/wiki/Almer%C3%ADa). 도시의 면적은 약 300km2 인데, 이는 서울시 면적의 약 절반쯤 되는 면적이다. 생각보다 도시의 규모가 크다. 여기에 약 20만명의 인구라.. 그래서 궁금해서 찾아봤다. 왠만한 서울시의 일개 구의 인구보다도 적은 인구이다. 용산구가 인구가 제일 적어 24만9천명이라고 하니 (2015년), 서울이..정말.. 좁은 영토에 참 많은 사람이 모여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를 보라, 서울시 각 구별 인구가 얼마나 많은지..
그림: 서울시 등록인구현황 (2015년 2/4분기)
출처: 서울통계 (http://stat.seoul.go.kr/jsp3/news.view.jsp?link=1&cd=005&srl=326)
다시, 알메리아로 돌아가서, 이곳은 아랍 도시들이 있던 지역을 더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시라고 한다. 1세기에 이곳의 역사가 어떠했다는 기록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부분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하니, 보다 확실한 것은 955년에 코르도바의 Abd-ar-Rahman III 에 의해 이 도시가 재건립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알메리아를 지중해연안의 주요 항구로 만들고 그 지역의 방어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확장적 조치였다고 한다.
알메리아에는 Alcazaba of Almeria 라고 하는 알카자바 성이 있다. 아주 큰 무어인들의 성 (Moorish castle) 으로, 이것은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무어인 요새 중에서 코르도바에 있는 알람브라 (Alhambra) 다음으로 가는 두번째로 가장 큰 성이라고 한다. 이 성의 존재와 사진이 몽실언니가 땡땡님을 알메리아 행에 동행하도록 설득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성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참고: Moors (무어인), Moorish (무어인의, 등의 형용사) 는 북아프리카 지역의 Berber인과 아랍 출신의 이베리아 반도 거주민을 일컫는 말로, 스페인 남부의 무슬림 영향은 이 시기 무어인들의 유산이라고 보면 되는 듯.)
사진: 알카자바 성의 일부 모습. 저 너머로 보이는 지중해 바다색이 멋지다. 날씨도 환상!
어쨌든 이렇게 무어인들이 이 도시를 재건했던 이 시기가 알메리아라는 항구도시가 역사적으로 가장 정점에 올랐던 시기라고 한다. 이 때는 코르도바 칼리프가 929년에서 1031년 사이 스페인의 북서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토와 아프리카 북부지역 일부를 통치하던 때인데, 그 통치영토를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 좀 놀랐다.
아래 그림: 코르도바 칼리프 통치 하의 스페인 영토
사진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aliphate_of_C%C3%B3rdoba
이 시기 코르도바 칼리프 통치지역의 수도가 코르도바였고, 알메리아는 그 다음 가는 중요한 항구도시이자, 코르도바 성 다음으로 큰 성이 세워진 곳이라는 것.
1031년에 코르도바 칼리프 통치는 붕괴되지만, 알메리아에서는 여전히 그 지역의 강력한 무슬림 세력에 의한 통치가 계속되었다. 당시 덥고 건조한 이 지역의 기후에 잘 자라는 뽕나무 수목을 통해 실크 산업이 발달했는데, 이것이 바로 11세기가 되어서는 전략적 항구로서의 알메리아의 중요성을 한층 더 높이게 되었다. 현재도 알메리아는 프랑스, 독일, 영국 등으로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곳인데, 항구가 수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사진: 알메리아의 알카자바 (La Alcazaba) 에 올라서 바다 쪽을 내려다보고 찍은 일몰사진.
이후 알메리아는 여러 통치를 거치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기독교의 영향이다.
사진: 알카자바 성의 일부분으로, 사진 우측에 하얀 동상은 예수상이라고 한다. 이처럼 무어인들이 지은 아랍풍의 성에, 저렇게 예수상이 세워져있는 오묘함이란!
(참고: 대부분의 자료는 위키피디아를 참고함. 사진은 본인이 찍은 사진들임)
이를 통해 기존 무어인들에 의해 지어진 아랍풍의 성과 무슬림 사원은 상당한 기독교적 영향까지도 품어내게 되며 이 지역의 독특한 건축물들을 형성하게 된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들은 다음에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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